지난 2월 7일 오후 충북 괴산청소년수련관에서 한나라당 이재오 전 최고위원 팬클럽인 '재오사랑'이 창립 6주년 전국대회를 개최했다.

한나라당 이재오 전 의원의 본격적인 정치 행보에 맞춰 팬클럽인 ‘재오사랑’도 분주하다. 온라인 팬클럽으로 시작해 오프라인 조직 정비를 마치고 휴가철을 맞이해 잠시 소강상태다. 하지만 지역별로 목욕봉사, 농촌 봉사활동, 산행 등 회원들의 활동은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미 출범 6년째인 ‘재오사랑’은 강원도 및 전남을 제외한 전국적으로 광역지부를 정비한 상황이고 회원수도 1만명을 훌쩍 넘어섰다. 특히 이 전 의원의 조기전대 개최시 당권 도전설이 확실시되면서 내년 지방선거에 뜻이 있는 인사들까지 몰려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수도권의 경우 기초단체별 지회까지 생기면서 차기 공천을 두고 한나라당 현직 의원들과 일부 회원들간 갈등을 빚으면서 순수한 팬카페 성격을 훼손하고 있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이재오 전 의원이 정치 재개 선언이후 팬클럽인 ‘재오사랑’ 역시 분주하다. 친이재오계의 9월 조기전대 개최 요구와 맞물려 이 전 의원이 당권 도전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회원수도 급격히 늘어났다.

이미 ‘재오사랑’의 황현대 회장이 잡은 ‘1만명 회원 배가 운동’은 간단하게 넘어섰다. 지난 7월 17일 9천6백명이었던 회원수는 일주일만에 5백명이 늘어 1만1백명을 웃돌고 있다. 올해초 새롭게 출범한 ‘조이팬클럽’(김천우 회장) 회원수 700여명이 제외된 회원 숫자다.

회원수 만큼 전국적인 조직으로 발돋움한 상황이다. 가장 회원수가 많고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서울, 경기, 인천을 시작으로 전국 15개 시도에 광역시 지부를 결성해 활동을 하고 있다. 단지 전남의 경우 온라인 활동이 있지만 대표가 부재한 상황이고 강원도는 온오프라인 조직이 없는 유일한 지역이다.


이재오 가속도 행보에 회원수 ‘급증’

16개 시도뿐만 아니라 수도권의 경우 시.군.구 단위로 지회가 생기면서 조직을 넓혀가고 있는 실정이다. 서울의 경우 강남, 동작, 마포, 성동 지회가 가장 활발하다는 게 관계자의 전언이다. 이밖에도 경기 고양지회, 경남 울산지회 등 속속 생기면서 활동력을 넓히고 있다.

이 전 의원 역시 ‘재오사랑’에 대한 애정을 숨김없이 표출했다. 고양지회 발대식에는 직접 참석해 인사말을 했고 불참할 경우 동영상 메시지를 통해 애정을 과시했다.

‘재오 사랑’의 회원수가 늘어난 만큼 전국적인 회합시 참석 숫자도 늘어놨다. 올해초 ‘재오사랑’ 출범 6주년 행사에 전국에서 5백여명이 참석했지만 최근 속리산 산행에는 그 배가 넘는 1천1백여명이 참석해 성황리에 마치기도 했다.

‘재오사랑’의 회장인 황현대 회장은 최근 회원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에 대해 부인하질 않았다. 황 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회원이 1만명을 돌파했다”며 “수도권을 중심으로 급속하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회원들의 활동 관련해 “전국적으로 지부와 지회가 결성돼 스스로 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도배 봉사, 목욕봉사, 무료 급식 봉사, 음악회 개최 등 다양하게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 의원의 정치적 행보가 가속도를 낼수록 회원들의 숫자와 활동 역시 눈에 띄게 늘어난 셈이다. 그러나 오프라인 조직이 지역별로 가시화되면서 이런 현상에 대해 정치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민주당보다는 단체장 및 기초의원 다수를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더 정치적 의구심을 보내고 있다.

수도권 출신으로 친이 직계 의원실의 인사는 “최근 지역구에 ‘재오사랑’이 결성되면서 묘한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며 “내년 지방선거 출마를 위한 발판으로 삼는 것 같아 기존의 한나라당 기초단체장 및 기초의원들을 긴장케 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이 전 의원이 당 지도부에 입성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소문을 내고 있다는 것이다. ‘놀만큼 놀았다’는 이 전 의원은 올해 조기 전대 개최 시 당권 도전설이 확실시 되고 있는 상황이다. 집권 여당내 당 대표가 될 경우 내년 지방선거에서 막대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점을 악용해 일부 ‘재오사랑’ 회원들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지회를 결성하고 있다는 불만이다.

‘재오사랑’ 게시판에도 지난 23일 개최된 서울시당 경선 관련 글이 게시돼 정치적 색채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경선 다음날 ‘재오사랑’ 팬카페에 자신을 한나라당 대의원으로 소개한 ‘장보고’씨는 “우리쪽의(전여옥) 완패였다”며 “이번 서울 시당 선거로 몇몇의 친이계쪽의 움직임도 알 수 있었고 적이 누구인지 아군이 누구인지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이를 계기로 다시한번 친이재오계는 뭉쳐야 하고 대열을 정비하자”며 “그러나 박근혜와 권영세 VS 전여옥 싸움으로 이재오 전 의원과 싸움은 아니다”고 규정했다. ‘장보고’라는 아이디를 쓴 네티즌은 대의원으로 투표를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점을 실토하기도 했다.


재오사랑, “당원 가입해 대의원 되자” 독려글

마지막으로 이 네티즌은 ‘재오사랑’ 서울지부 회원들이 참관한 사실을 적시하며 “재오 사랑 회원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 지 잘 알 수 있는 자리였다”며 “당원가입과 지역에서 지구당에 소속돼 대의원이 되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회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 황 회장은 본지와 통화에서 순수한 팬클럽임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순수한 팬클럽일 뿐이다”며 “지방선거 참여 여부는 개인 회원들 역량과 관련 된 사안으로 출마 여부는 내가 알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일부 회원중에 정치적인 꿈을 가지고 회원이 된 사람도 있을 수 있지만 중앙회장인 나는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또한 친이재오대 반이재오로 치러진 서울시당 경선관련해 황 회장은 “정치적인 사안은 정치권에서 논의돼야지 팬클럽이 할 일이 아니다”며 “이 전 의원의 정치 철학에 동의해 훌륭한 정치를 하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하지만 방법상으로 우리는 지역봉사, 산행 등으로 모임을 갖을 뿐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홍준철 기자] mariocap@dailysu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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