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자세는 디스크 등에 갑자기 무리를 준다. 가벼운 목통증은 물론 팔 저림과 어깨통증, 심하면 추간판 탈출증까지 초래할 수 있어 각별한 주의를 요구한다. 사무직 직장인이라면 더욱 주의해야 한다. 사무직 직장인들은 장시간 구부정한 자세로 앉아서 일한다. 때문에 인대와 근육이 늘 경직돼 있는 편이다. 이런 상태에서 자녀를 목말 태우게 되면 관절의 유연성이 떨어져 목과 허리의 통증이 생기기 쉽다. 

 

목은 원래 정상적인 ‘C자형' 곡선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사무직 직장인의 경우 장시간 앉아있는 직업자세로 인해 C자가 점점 일자로 펴지는 일자목 증상이 나타난다. 최근에는 일자목에서 역C자로 변형되는 일종의 공룡목으로 진행되는 사례들이 많다. 이렇게 목뼈가 변형된 상태에서 갑작스런 압력을 받게 되면 수핵이 돌출돼 척추의 신경을 압박하게 되는 목 디스크가 발생할 확률이 커질 수 있다.

 

사무직 직장인이 아니라도 디스크와 척추관협착증 등 기왕력을 때도 주의를 해야 한다. 또한 똥배가 많이 나온 사람도 목말을 태울 경우 목과 허리에 미치는 압력이 일반인보다 훨씬 더 크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주의를 해야 한다. 

 

만약 어쩔 수 없이 목말을 태워야 한다면 허리를 세운 상태에서 다리 힘으로 일어서야 한다. 혹은 아이를 높은 곳에 놓고 서 있는 자세에서 태우는 것이 목과 허리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목말 태우기 전후 스트레칭은 필수다. 목과 어깨 및 허리를 중심으로 초기에는 가볍게 돌리는 동작부터 시작해서 점차 강도를 높여가는 방법을 취해야 한다. 근육이 적당히 긴장했다고 느껴졌을 때는 동작을 멈추고 10초 이상 몸 상태를 그대로 유치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신체 관절을 꺾거나 반동을 주는 동작은 그 자체만으로 관절과 디스크에 무리를 줄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목말을 태운 상태에서 척추관절에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중단하고 스트레칭과 마사지를 통해 곧바로 통증이 발생한 부위를 풀어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응급상황을 겪거나 나들이 후 몸져누울 확률이 크다. 자녀를 안거나 업고 걷는 것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이를 장시간 지속하는 것 역시 척추관절에 무리를 일으키기 쉽다.

 

어쩔 수 없이 아이를 안거나 업어야 한다면 앉은 자세에서 아이를 등에 업고 허리힘으로 일어서야 한다. 선 채로 허리를 숙여 아이를 업는 것은 반드시 피해야 한다. 아이를 안을 때는 무릎을 굽힌 상태에서 안고 일어서는 자세가 바람직하다.

 

<일산하이병원 원장>

<정리=조아라 기자> chocho621@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