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땅 용도 변경 또 추진…시비 불붙어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태광실업이 추진하고 있는 김해 삼계석산지역 아파트개발이 특혜 논란으로 시끄럽다. 앞서 태광실업은 자사 소유인 삼계석산지역인 김해시 생림면 나전리 산 162-1번지 일원 터 전체에 100% 서민용 임대아파트(3200가구) 건립을 추진했다. 이를 김해시가 받아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자 지역 정치권에서 특혜라며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태광실업 도시개발사업이 김해시의회의장 사퇴까지 촉구하는 사안으로 번지면서 사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되는 모양새다. 
 
지역 의원들 “도시개발 명목 하에 태광 밀어주기”
야당·태광 “임대주택 100%…공증도 다 받았다”
 
1000억 원 이상의 막대한 시세 차익이 예상되며 특혜 시비로 지난해 중단된 태광실업 소유 부지 아파트 개발사업을 경남 김해시가 다시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태광실업은 아파트를 세우기 위해 김해시 생림면 나전리 부지를 제2종 일반주거지역의 용도 변경을 시도한 바 있다. 
 
그러나 강기윤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2013년 국정감사에서 태광실업에 대한 특혜 의혹을 제기했고, 해당 지역 역시 “용도 변경 뒤 1174억 원의 시세 차익이 예상된다”고 지적해 사업 추진은 중단됐었다. 
 
그런데 이를 김해시가 “석산 등으로 남아 있는 생림면 나전리 태광실업 소유 땅 일원에서 아파트 건설사업 추진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태광실업이 지난해 9월 나전리 일원 25만8000㎡ 터를 삼계나전지구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한 데 따른 것”고 밝히면서 논란이 재점화됐다.
 
도시개발구역 지정 요청 부지는 74%(19만2000㎡)는 태광실업이, 21%(5만5000㎡)는 김해시도시개발공사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 해당 부지 용도는 현재 자연녹지·보전관리·계획관리지역으로 도시개발구역으로 용도를 바꾸면 아파트 건설이 가능해진다. 
 
태광실업은 해당 부지에 사업비 1120억 원을 투입해 3000여 가구가 입주하는 아파트와 도로·공원 등 기반시설을 2016년까지 짓겠다는 사업 제안서도 김해시에 제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김해시의원과 도시계획 전문가들은 “특혜 의혹에 시달리다 용도 변경에 실패했던 지역의 개발 건을 또 다시 단 한 번에 통과시킨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반발한다.
 
엄정 새누리낭 김해시의회 의원도 제183회 시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시정질문에서 “의혹이 조금도 해소되지 않았는데도 시는 다시 삼계석산 일대를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주려고 행정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번 추진되는 도시개발구역 지정의 핵심은 결국 고층 아파트를 짓기 위한 2종 일반주거지역으로의 용도 변경과 다르지 않다”며 “도시개발구역이라는 이름표만 바꿔단 채 실제로는 앞서 실패한 용도 변경을 그대로 추진하는 형국”이라고 강조했다. 
 
주변이 대부분 공장지대인 점을 감안하면 아파트가 들어서기 어렵고 환경파괴까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혜 의혹이 확산되면서 김해시의회는 이미 행정절차를 중단하라며 반발의 강도를 올리고 있다. 
 
배창한 김해시의회 의장 등 새누리당 의원들은 지난달 26일 기자회견를 통해 “삼계석산 개발을 위한 행정절차를 중지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앞으로 시의회는 특정 기업에게만 혜택이 가는 이러한 일련의 행태를 절대 간과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날서는 대립각
 
한편 이러한 의혹은 태광실업과 김해시에 대한 비판을 넘어 지역 정치권 분열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김해시는 공증을 근거로 들었고 김해시의회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배창한 의장은 사퇴하라는 입장이다. 
 
김해시 관계자는 “애초 태광실업은 이곳에 도시개발사업을 제안하면서 임대주택을 43% 정도 짓기로 했지만 김해시가 100% 서민용 임대아파트를 건립해 달라고 요구했고 이를 수용해 지난달 27일 최종 공증까지 받았다”고 일축했다. 
 
김맹곤 김해시장도 “삼계나전지구에 대한 도시개발사업을 놓고 말들이 많지만 이곳은 시가 인구 60만 전국 10대 도시 진입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에서 이미 2008년도 2020 도시기본계획에 주거지역으로 계획돼 있었다. 2013년부터 이곳을 서민주거단지로 검토해 임대주택 4000가구 건립을 위한 민선 6기 공약사업으로 내세웠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김해시의회 새정치연합 의원 역시 “시의회를 아집과 독선으로 운영하는 배창한(새누리당) 의장은 시의회의장직을 사퇴하라”고 촉구한다. 이들은 “최근 시의장을 비롯한 새누리당이 터무니없는 억지 주장으로 민심을 호도하고 있다”며 “정치적 불순한 의도로 시정을 흔들고 시민들에게 혼란을 주는 행동을 그만둬야 한다”고 반발했다. 
 
특히 기자회견장에서 특혜의혹이 있는 삼계 나전지구 도시개발사업은 중단해야 한다고 한 부분에 대해서 “야당의원들과 전혀 논의도 없었고 이를 시의회 전체 의원들의 뜻이라고 호도한 것은 야당의원들을 무시한 처사"라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조성윤 새정치연합 의원도 “삼계석산나전지구 문제는 과거 새누리당에서 위원장을 했을 당시에는 찬성해놓고 지금 와서 특혜라고 지적하는 자체가 모순적인 태도”라고 의견을 보탰다. 
 
태광실업은 공증 확약서에서 "김해시의 서민공공임대주택 4000가구 건립에 부응하고자 약 3200가구 전량(100%)을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으로 건립할 것이며, 이 터를 매도하지 않고 사업 시작부터 끝까지 완료할 것을 확약한다"고 서명한 상태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시세차익이 1000억 원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그런 계산이 나오는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당초 우리가 매입을 20만 원에 했다고 알려졌는데 사실 50만 원이었다. 매입비용만 감안해도 수백억 원 차이가 난다”고 토로했다.
 
특히 “금융비용 등을 고려하고, 기부체납 등을 빼면 특혜 논란은 말도 안 된다”며 “임대 100%임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걸고넘어지는 것은 당리당략에 따른 모함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hwihols@ilyoseoul.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