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조아라 기자] 마판 증후군은 1896년 프랑스 의사 장 마르팡이 처음 보고하면서 알려진 선천성 질환이다. 이 질환은 근골격계, 심혈과계 및 눈에 심각한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유전병이다.

▲ 최근 전 농구선수 한기범이 마판 증후군으로 수술받은 사연을 공개했다. <사진=뉴시스>
마판 증후군은 인구 약 1만 명당 1명꼴로 비교적 흔히 발생한다. 흔히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되는 질환으로 약 70%에서 가족력이 확인된다. 원인은 15번 염색체에 위치한 피브릴린(fibrillin)-1이라고 하는 단백질 유전자에 돌연변이가 생겨 정상적인 결체 조직이 형성되지 않아 발생한다. 현재까지 약 500여 개의 유전자 변이가 보고되고 있다. 
 
마판 증후군의 증상은 근골격계, 심혈관계, 눈 주변에 나타난다. 마판 증후군에 걸리면 마르고 키가 매우 크면서 몸에 비해 팔다리가 비정상적으로 긴 특징이 나타난다. 좁고 긴 얼굴, 거미처럼 매우 가늘고 긴 손가락과 발가락, 척추 측만증, 흉곽기형, 평발 등도 흔히 볼 수 있다. 근육 발달이 저하돼 피하지방이 매우 적은 것도 특징이다. 다양한 관절 이완이 나타나며, 환자의 50% 이상에서 척추 변형이 동반된다.
 
또한 대동맥 근위부 확장과 판막 변성으로 폐쇄 부전증과 같은 심혈관계 이상도 발생한다. 대동맥 근위부 확장은 마판 증후군 환자의 60~80% 정도에서 관찰된다. 심할 경우 대동맥 발리하는 매우 위험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수정체 이탈, 탈구, 시력저하, 망막 박리, 녹내장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도 있다. 
 
마판 증후군은 유전적 확률이 50% 가까이 된다. 때문에 여성 환자라면 임신에 대한 교육과 임신 시 태아 산전 교육, 검사 등이 반드시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특별한 금기가 없는 한 베타 차단제(β-아드레날린수용체를 특이하게 차단하는 약물) 복용을 추천한다”고 말한다. 대동맥 근위부 확장이 없더라도 철저한 정기적 심장 초음파 검사도 받아야 한다. 
 
아직까지 심혈관계 이상 같은 합병증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 방법은 없다. 정기적 검사와 베타 차단제 조기 사용 등으로 대동맥 확장 속도를 늦추는 것이 현재의 치료법이다. 마판 증후군을 치료하지 않을 시 평균 수명은 1970년대 32세 정도였다. 하지만 적극적인 검사와 조기 치료로 1996년엔 61세로 수명이 연장됐다는 연구보고도 있다. 전문가들은 “격렬한 운동은 피하고 저염식, 저콜레스테롤 식이를 해야 한다”며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진료와 검사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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