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허덕 카페베네…문어발 식 확장 우려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한때 국내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성공신화로 불리던 카페베네가 적자에 허덕이고 있다. 또 계속되는 적자를 타개할 방안이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매장 확장에만 신경을 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있다. 이러한 상황이 오랫동안 지속되면 결국 피해는 애꿎은 가맹점주들에게 돌아가고, 나아가 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일요서울]은 기획연재 네 번째로 카페베네의 현실을 둘러봤다.

올해 1분기 부채비율 2431%…재무구조 악화
매장 수는 오히려 14개 늘어…불안한 가맹점

카페베네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부채비율이 2431%(연결 재무제표 기준)까지 치솟은 상태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부채비율은 393%였고 작년 말 1400%로 오른 뒤 올해 1분기 2431%까지 높아졌다.

부채비율이 급증한 것은 부채총계가 지난해 말 1548억 원에서 올해 1분기 1534억 원으로 줄어든 데 반해 이익잉여금도 88억 원에서 20억 원으로 감소하면서 자기자본이 줄어든 탓이다.

퓨전 이탈리안 레스토랑 ‘블랙스미스’, 베이커리 ‘마인츠돔’ 등 야심차게 사업다각화에 나섰으나 외식업 중기적합업종 지정 등의 영향으로 손을 뗀 것도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악화된 이유다. 

올해는 급한 불부터 꺼야 한다. 1분기 기준으로 1년 안에 갚아야 할 부채가 881억 원에 달한다. 그런데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을 모두 동원해도 611억 원으로, 현재 상황에선 자산 매각이나 외부 수혈이 있어야 단기 부채를 갚을 수 있다.

물론 지난해 7월 사모투자펀드(PEF) K3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전환상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투자받은 223억6950만 원이 회계장부상 부채로 인식된 것을 감안할 수 있지만 이마저도 김선권 대표의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는 이유로 지목된다. 

더군다나 카페베네는 올해 1분기 33억1900만 원 규모의 순손실을 냈다. 이러한 적자 구조는 2013년부터 지속된 부분이나 좀처럼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주주들 역시 현 경영진에게 실적 악화에 대한 책임을 묻는 분위기가 퍼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해마다 50억~60억 원의 금융비용이 고정적으로 나가면서 영업이익보다 금융 비용이 더 많이 나가 2년 연속 당기 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2013년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최근 본사 직원을 대상으로 근무지 재배치와 권고 퇴직 등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카페베네가 결국 중국 현지법인 지분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최악을 모면하기 위해 짜낸 고육지책으로 법인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

또 다른 문제로 지적되는 것은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매장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카페베네 매장 수는 2008년 12개 매장으로 출발해 2009년 116개, 2011년 700개, 2013년 882개로 급증했다.

오죽했으면 소비자들 사이에서 카페베네가 ‘바퀴베네’라고 불리기도 했다. 번식력이 바퀴벌레와 맞먹는 수준이라는 의미다. 올해 카페베네 가맹점 수는 14개를 더 늘려 현재 928개가 됐다.

이를 두고 경영난에도 불구하고 일명 문어발 확장을 해나가는 경영 방식은 ‘가맹점수가 늘어 가맹점들 장사가 안 되든 말든 본사만 이익을 챙기겠다’는 행태라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한 카페베네 가맹점주는 “아무래도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본사에선 자꾸 적자 소식만 들려오는데 가맹점이 늘어난다고 하면, 지금 하고 있는 사람들은 ‘이러다 다 같이 망하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지금 가맹점을 열 수 있는 때인가’라는 의문도 든다”고 말한다.

또 경영난을 매장 수 확장 정책으로 타개하려 하다 보면 본사는 가맹비와 인테리어비 수입이 발생하지만 가맹점주들은 공급 과잉에 기인한 경영 악화를 우려한다는 비판도 일고 있다.
때문에 카페베네 주변에선 “매장 확장도 분명히 득과 실의 효과가 동시에 나타나지만 내실 다지기도 역점을 둬야 한다”거나 “불안함을 가지고 있는 가맹점주들을 달래줄 수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많다.

이와 관련해 또 다른 카페베네 가맹점주는 “현재 매장이 늘어나고 있는 것보다 자꾸 여기저기서 매각설이 나오는 것이 불안하다”면서 “몇몇의 가맹점주들이 모여 앞으로 어떻게 될지 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카페베네는 아직까지 묵묵부답인 상태다. [일요서울]이 이를 확인하려 연락을 취했으나 카페베네 관계자는 “조금 더 자세한 상황을 알아보고 연락하겠다”는 말만 되풀이 했고 이후 연락은 오지 않았다.

다만 앞서 카페베네는 여러 악조건 속에 상시 비상경영 체제 돌입을 통한 재무 건전성 확보 노력과 RTD 음료 및 빙수에 대한 유통망 확대, 뉴 컨셉트의 카페베네를 선보이며 하반기 턴어라운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름 들어 본격적인 여름 날씨로 접어들면서 카페베네 주력 상품인 빙수 메뉴와 아이스 음료 판매가 호조를 보이 희망을 만들고 있다. 이들이 자신들의 계획대로 하반기 턴어라운드를 기록하고 가맹점주들의 우려와 걱정을 종식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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