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박시은 기자]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이하 엘리엇)가 삼성물산 합병에 찬성한 삼성그룹 계열사 등에 경고 서한을 보낸 것으로 드러나 엘리엇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와 삼성에 따르면 엘리엇은 지난 17일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대한 주주총회를 앞두고 삼성SDI와 삼성화재 등에 반대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냈다.

또 국민연금에도 의결권과 관련 있는 서한을 보낸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SDI와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율은 각각 7.39%, 4.79%이다.

삼성 측은 “경고장이라기보다는 기존 합병 비율 산정이 잘못됐다는 등의 메시지를 담은 공문을 보냈다”며 “합병을 반대해 달라는 어조다”고 밝혔다.

삼성물산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측에서는 “다른 기관에도 (서한이) 같이 간 것 같다”며 “단순히 그쪽 의견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엘리엇이 경영진의 위법 행위에 대해 유지청구권 소송, 주주대표 소송 등을 제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상법상 지분 1% 이상 주주는 회계장부열람권, 주주대표 소송 등을 제기할 수 있다.

특히 합병 무효 청구소송의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은 지난달 가처분 심문에서 “주주총회에서 불공정한 비율로 합병을 승인한 뒤 합병 무효 소송이 제기되면 무효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엘리엇은 두 회사 지분을 각각 1% 이상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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