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지난 7월 14일 취임 1주년을 맞았다. 임기 2년의 반환점을 돈 김 대표의 성적표는 공과(功過)가 엇갈린다. 두 차례의 재보궐선거를 승리로 이끈 점은 큰 성과다. 반면 작년 상해 개헌파동에서 풍파를 일으켰고, 유승민 전 원내대표의 사퇴 과정에서 ‘친박’처럼 박근혜 대통령을 호위하지도 못했다.
김 대표는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오픈프라이머리에 의한 공천, 국회선진화법 폐기와 함께 국민에게만 지는 당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 중 ‘오픈 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는 청와대의 입김을 원천적으로 배제하려는 정치 꼼수에 가깝다. 야당에게 동시 실시를 제안했지만, 야당의 소극적 자세를 감안하면 어디까지나 ‘여권 내부용’이다. 당연히 당·청 갈등의 새로운 불씨가 될 수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는 인지도 높은 현역의원들에게 절대로 유리한 제도다. 당연히 애국심과 국가관이 확실한 인재들의 국회진출과 야당과 야합하는 위장보수들과 부패세력들의 국회퇴출을 위한 정치권 물갈이는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현재 당내 의석수는 비박계가 친박계를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김 대표로서는 ‘밑지는 장사’가 아니다. 현 구도를 유지하는 것이 대권을 꿈꾸는 김 대표와 현역의원들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김 대표의 오픈 프라이머리는 진정성이 없다. 김 대표는 사석에서 “유승민과 이재오 의원이 내년 총선 공천에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말을 했다는데,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당의 민주성은 ‘공천권 내려놓기’에서 시작 된다”는 과거 자신의 발언을 정면으로 뒤집는 것이 된다.
그래서 일까. 정두언 의원도 이에 대해 “오픈 프라이머리 실시는 사실상 중앙당 폐지를 의미한다. 김 대표는 자기 주장의 진정성을 보이려면 조만간 현 지도부를 폐지하고 스스로 물러가겠다는 선언부터 해야 한다”고 요구했는데 예리한 지적이라 하겠다.
또한 “모든 당직을 ‘비(非)경상도권’ 인사에게 맡기겠다. 경상도 국회의원은 동메달이고 수도권 국회의원은 금메달”이란 발언은 사고의 경박성을 드러낸 것이다. 모든 당직을 비경상도권 인사에게 맡긴다 하면서 한양대 후배이자 부산출신 김정훈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임명한 것은 김 대표 자신이 세운 원칙을 스스로 어긴 것이다.
‘탕평(蕩平)인사’는 경상도권 인사만 배제하면 무조건 탕평이 되는 것이 아니라 출신지역을 가리지 않고 적재적소의 인재를 구하는 입현무방(立賢無方)의 ‘포용인사’인 것이다. 김 대표는 탕평의 참뜻을 정조 대왕에게 물어봐야 될 것 같다.
김 대표의 2기 체제를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은 여전히 우려된다. 김 대표는 지난해 7월 당 대표에 취임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을 ‘성공한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잘못 가고 있는 부분을 바로잡는 당 대표가 될 것”이라고 다짐한 바 있다.
겉으로는 대통령의 성공을 이야기하면서, 속으로는 현직 대통령과 정치철학을 차별화 하는 ‘구밀복검’(口蜜腹劍, 겉으로는 친절한듯하나 해칠 생각을 품는 것)의 정치로는 성공할 수 없다. ‘불신의 정치’가 아니라 ‘하모니의 정치’가 되어야 한다. 서로 믿어야 협력하고 함께 성과를 낼 수 있다.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은 공동운명체로 한 배를 타야 한다. 어깃장이 나면 그 피해는 국민에게 돌아온다. 삼권분립이라고 하지만, 지금 의회권력이 행정부권력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김 대표 ‘2기 체제’는 이를 유념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지 못할 경우, 새누리당의 총선 승리와 정권재창출은 물 건너가고 말 것이다.
김 대표는 대망을 성취하려면 진정성을 갖고 박근혜 대통령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집권당 대표로서의 소임을 다 해야 한다. 새누리당은 정당 지지도에서는 야당에 우세하지만, 대권주자군 지지도는 야당에 열세다.
따라서 당 운영을 ‘김무성 대세론’으로 끌고 가서는 과거의 ‘이회창 대세론’처럼 정권재창출에 실패할 공산이 크다. 과거 8룡·9룡처럼 당의 모든 자산을 총동원, 드림팀을 구성해서 경쟁해야 한다. 김문수·정몽준·이인제·정우택·나경원·오세훈·남경필·김태호·이주영 등 차기에 뜻을 두고 있는 인물을 전면에 내세워 당을 역동적으로 운영해야 한다.
새누리당이 당직개편을 했고, 정무수석도 부산출신으로 임명됐다. 이제 당·청간 소통을 통한 관계복원, 새누리당의 당내화합을 이루는 일만 남았다. 박근혜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5개월 만에 회동을 했다. 이를 계기로 당·정·청의 분발을 거듭 당부한다.


우종철 논설주간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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