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세단 부활 신호탄 다시 쏘다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현대·기아자동차가 쏘나타와 K5신형 모델을 동시에 출시하며 중형세단 시장 석권에 또 다시 이름을 올리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2일과 15일 각각 2016년형 쏘나타와 신형 K5를 출시했다.

한 달도 안 되는 시기에 각 사의 간판 모델을 동시 출격 한 것은 현대·기아차의 인수합병 이래 처음이다. 업계에서도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 관계자들도 “그동안 수입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잠식됐던 국내 중형차 시장의 입지를 회복하겠다는 전략이 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며 기대감을 높였다.


수입차 공세에 신차로 맞불…시너지 효과 분명 있다
멀티전략 업계서 호평…외형보다 조용한 주행감 강조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국내 완성차 업체가 올 상반기(1~6월) 내수시장에서 판매한 중형차는 전년 동기 대비 8.1% 감소한 9만2949대. 이에 반해 SUV는 전년 동기 대비 22.8% 증가한 20만3619대가 팔려나갔다. 최근 자동차 시장의 ‘대세’가 SUV로 굳혀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러한 열풍에도 불구하고 현대차의 쏘나타는 꾸준히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1985년 11월 첫선을 보인 쏘나타는 현재까지 그 이름을 그대로 유지해온 국내 최장수 자동차 브랜드다. 만 30년을 조금 앞 둔 6월까지 세계시장에서 판매가 750만 대를 넘어섰다.

쏘나타 750만 대를 일렬로 세우면 약 3만5470km로 ‘달에서도 유일하게 보이는 지구의 인공 건축물’이라고 불리는 만리장성(길이: 약 7000km)을 5번이나 오갈 수 있는 거리이며, 수직으로 쌓으면 에베레스트산(높이: 8848m)을 1250여개 위로 포개 놓은 것과 같은 높이다.

쏘나타는 ▲1985년 첫 출시 이후 ▲1988년 쏘나타 ▲1993년 쏘나타Ⅱ / 1996년 쏘나타Ⅲ ▲1998년 EF쏘나타 ▲2004년 쏘나타(NF) ▲2009년 쏘나타(YF) ▲2014년 쏘나타(LF)에 이르기까지 7차례에 걸친 세대교체마다 매번 새로운 디자인과 기술 혁신을 거듭하며 대한민국 자동차 역사를 새로 써 내려왔다.
시대를 앞서는 새로운 기술 진보와 혁신에 바탕을 둔 성공적 세대 교체가 쏘나타 브랜드에 30년에 가까운 생명력을 불어 넣은 셈이다.

지난해 3월 출시된 7세대 쏘나타(LF)는 차량의 ‘기본기 혁신’을 통해 본질적인 성능에서부터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프리미엄 중형 세단이라는 목표하에 개발됐으며, 운전자의 입장에서 최고의 가치를 제공해 현대차의 질적 성장을 상징하는 모델로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출시 당시 기존 6세대 모델의 강렬한 디자인에 비해 차분하게 다듬어진 디자인이 오히려 의외라는 평을 얻으며 초기 반응은 더딘 편이지만, 제품 개발 콘셉트와 같이 시간이 지나도 경쟁력을 잃지 않는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그 결과 쏘나타는 올해 1월 6907대를 시작으로 2월(7306대), 3월(8556대), 4월(8446대), 5월(9495대), 6월(9604대) 등 올 상반기에만 5만314대가 판매돼 상반기 중형차 시장을 견인함과 동시에 상반기 베스트셀링모델(상용차 제외)에 이름을 올렸다. 
이 기세를 이어 현대차는 기존 2.4 가솔린 모델을 없애고, 2.0 터보·2.0 CVVL, LPi, 하이브리드(HEV)에 1.7리터 디젤, 1.6리터 가솔린 터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모델을 추가하며 7가지 라인업을 완성했다. 자동차 업계의 세계적 추세인 엔진 다운사이징의 일환으로 2.4GDI 모델 대신 추가된 두 파워트레인은 7속 더블클러치(Double Clutch Transmission)와 결합해 성능과 연비를 동시에 만족시켰다.

고연비 갖춘
최강세단 탄생

또한 현대차는 7가지 쏘나타 라인업을 특징에 따라 3가지로 분류하고 각기 다른 디자인을 적용했다.
CVVL, 디젤, LPi 모델의 경우 중·장년층의 이미지에 어울리도록 넓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직선형의 차체를 통해 모던한 중형세단의 느낌을 강조했다.

1.6터보, 2.0터보 모델의 경우 날렵한 헤드라이트와 안개등, 풍부한 볼륨감을 통해 파워풀한 느낌을 강조해 젊은 고객들의 취향을 반영하면서도 고성능의 느낌을 더했다.
HEV와 PHEV는 최첨단의 기술이 적용된 모델인 점을 감안, 기존 HEV 모델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첨단의 느낌을 강조할 수 있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다양화되고 있는 소비자들의 니즈에 맞춰 선택의 폭을 넓히겠다는 의도다.

실제로 일부 자동차 관련 커뮤니티에서 수입차량과의 가속성능 비교 테스트에서 압도적인 결과를 보여줘 화제가 되기도 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최근 국내 수입차 시장이 확대되고 대형차와 SUV 차급 판매가 확대되면서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으나, 디젤 모델과 1.6 터보 모델을 투입해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중형차 시장에서 국내 메이커를 대표해 내수시장 방어에 앞장설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형제기업 기아차도 신형 K5를 앞세워 중형세단 시장 석권에 가세했다. 기아차는 지난 15일 ‘2개의 얼굴 5가지 심장’을 갖춘 신형 K5를 국내 시장에 선보이며 본격적인 판매에 돌입했다. 

기아차의 ‘신형 K5’는 ‘5가지 심장’으로 대변되는 ▲누우 2.0 CVVL 가솔린 ▲U2 1.7 디젤 ▲감마 1.6 GDi 가솔린 터보 ▲세타Ⅱ 2.0 가솔린 터보 ▲누우 2.0 LPi 등 총 5개 엔진 라인업으로 운영된다.
 

현대차 “쏘나타 ‘국민차’서 ‘글로벌 모델’로 성장” 
기아차 “신형 K5 체험 고객 만족…기대감 커”

이 중 ▲누우 2.0 CVVL 가솔린 ▲U2 1.7 디젤 ▲누우 2.0 LPi 3가지 모델은 ‘K5 MX’, ‘K5 SX’ 디자인을 추가 비용 없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고, ▲감마 1.6 GDi 가솔린 터보 ▲세타Ⅱ 2.0 가솔린 터보 2가지 모델은 ‘K5 SX’모델만 선택할 수 있어 고객의 다양한 취향에 맞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5 SX모델은 5개 엔진 모두 선택 가능(누우 2.0 Lpi 택시는 제외) / MX모델은 3개 엔진(2.0가솔린, 1.7디젤, 2.0 LPi) 중 선택 가능)
‘신형 K5’에 탑재된 누우 2.0 CVVL 엔진은 최고출력 168마력(ps), 최대토크 20.5kg·m의 강력한 동력성능과 12.6km/ℓ의 공인연비로 우수한 경제성을 확보했다. (자동변속기, 16인치 타이어 기준)

아울러 이번에 ‘신형 K5’에 새롭게 탑재되는 ▲감마 1.6 GDi 가솔린 터보 엔진과 ▲U2 1.7 디젤 엔진은 2개의 클러치가 교대로 작동하며 민첩한 변속반응 속도와 탁월한 연비개선 효과를 동시에 구현하는 7단 DCT(Double Clutch Transmissio n)가 함께 적용돼 성능 및 경제성이 크게 향상됐다.

1.6 터보 모델은 최고출력 180마력(ps), 최대토크 27.0kg ·m, 복합연비 13.4km/ℓ로 2.0 가솔린 모델(최고출력 168마력(ps), 최대토크 20.5kg·m, 복합연비 12.6km/ℓ)과 비교해 뛰어난 동력성능을 갖추면서 연비 또한 더 우세하다. (16인치 타이어 기준)
1.7 디젤 모델도 7단 DCT를 탑재해 유로 6 기준을 충족시키는 동시에 복합연비 16.8km /ℓ로 경차를 뛰어넘는 동급 최고 수준의 연비를 달성했으며, 최고출력 141마력(ps), 최대토크 34.7kg·m로 수준 높은 동력성능을 구현했다. (16인치 타이어 기준)

이 외에도 세타Ⅱ 2.0 가솔린 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245마력(ps), 최대토크 36.0kg·m의 강력한 동력성능을 갖추고 있다.
기아차 관계자는 “1세대 모델 출시 후 국내 중형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K5가 새롭게 진화한 모습으로 신형 K5를 고객들 앞에 선 보이게 돼 기쁘다”며 “많은 고객분들이 신형 K5의 유려한 디자인과 강력한 동력 성능을 직접 만끽해 보시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박한우 사장은 “기아차의 혁신과 디자인의 상징이 바로 K5였다” 며 “신형 K5는 디자인 정체성을 유지 발전시킨 한국 중형 세단의 새로운 기준이자 완성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아차는 신형 K5를 통해 국내 시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다시 한번 강렬한 인상을 보여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모델 노후화로 월 평균 판매량 3300여 대에 그쳤던 K5는 사전계약과 함께 부진을 털어냈다. 지난달 22일 사전계약에 돌입한 K5는 이후 14일까지 3주간 8527대의 계약을 달성했다.

간섭효과?
긍정 효과 기대

일각에서는 같은 시기에 비슷한 유형과 컨셉의 쏘나타와 K5가 동시 출격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일종의 ‘간섭효과’가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기아차는 쏘나타와 K5가 상호 경쟁을 통해 중형차 수요 전체를 끌어올리는 ‘시너지 효과’에 더 자신감을 보인다.

기아차 김창식 부사장은 지난 15일 K5 출시 행사에서 “간섭현상은 분명히 있다. 현재 중형차의 이슈가 적고 10% 정도의 산업수요가 감소했다”고 언급하면서도 “쏘나타와 함께 외제차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고 줄어든 중형차의 수요를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의지를 보였다.

skycro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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