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해부대 소말리아 해적 소탕 개가 치밀한 작전 끝 선원 전원 구출

지난 21일 청해부대원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주얼리호와 선원들을 구출하고 해적들을 생포하고 있다.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던 삼호해운 소속 화학물질 운반선인 ‘삼호주얼리호’ 선원 21명 전원이 피랍 엿새 만인 21일 해군 특수전여단(UDT)에 의해 무사히 구출됐다. 삼호주얼리호에 투입된 UDT 대원들은 해적 13명과 총격전을 벌여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했다. 소말리아 해적에 의해 우리 선박들이 여러차례 피랍된 바 있지만 군 작전에 의해 선원들이 구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일명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명명된 이날 소탕작전은 아덴만 해역의 여명시간에 맞춰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이날 오전 4시58분부터 오전 9시56분까지 5시간 가량 진행된 여명 작전은 최영함의 위협 함포사격과 링스헬기의 엄호 사격하에 UDT 작전팀이 승선해 선교와 기관실, 50여 개의 객실을 차례로 장악하고, AK 소총과 기관총 등으로 무장한 해적 13명 전원을 제압함으로써 종료됐다.

당초 작전은 한민구 합참의장이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작전 승인을 건의했고 김 장관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건의해 지난 20일 오후 5시12분 대통령의 정식 승인을 받아 이뤄졌다.

작전은 새벽 여명이 밝아 오는 오전 4시58분(한국시간 9시58분)에 개시됐다. ‘아덴만 여명작전’이란 작전명대로 해적들이 잠에 취해 있을 시간대를 작전 개시 타이밍으로 정한 것이다.


함포 사격 후 헬기 출동

이성호 합참 군사지원본부장(중장)은 “링스헬기가 출동하고 고속단정 3척이 기동해서 기습적으로 선박을 장악했다. 작전은 총 6단계로 진행됐다”면서 “1단계로 신속한 기동과 해적을 위협하는 사격을 통해 해적의 주위를 분산시켰으며 은밀 작전으로 해적이 알지 못하도록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해적들의 시선을 분산하기 위해 최영함(4500t급)의 5인치 함포가 먼저 불을 뿜었다. ‘꽝~꽝’ 수발의 함포 소리에 놀란 해적들은 잠에서 깬 채 우왕좌왕했고 이 틈을 노리고 링스헬기가 출동했다.

링스헬기 또한 해적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해 K-6 기관총 수백 발을 선교 등으로 발사했다. UDT 작전팀의 안전한 승선을 위해 선교에 있던 해적들을 선실내로 몰아넣기 위해서였다.

이 과정에서 링스헬기에 탑승한 저격수가 저격용 소총으로 선교에 있던 해적 1명을 조준 사살하자 해적 5~6명은 혼비백산하며 선실로 내달렸다.

링스헬기에서는 우리 말로 “지금 진입 작전이 시작됐다. 선원들은 전부 바닥에 엎드려라”고 경고방송을 여러 차례했다. 우리 말을 알아듣지 못하는 해적들을 구별하기 위해서였다.

저격용 소총 등으로 무장한 2개 UDT 작전팀 20여 명이 선교를 장악하고 이어 선교 하단으로 진입해 격실과 기관실 등 57개 격실을 차례로 장악해 나갔다. 장악된 격실에는 빨간색 스프레이로 ‘×’표시를 하면서 진행했다.


해적들 저항하다 사살 또는 생포

AK 소총과 기관총, RPG-7(휴대용 로켓)으로 무장한 해적들은 저항하다가 사살되거나 투항해 생포됐다. 작전 끝 무렵에 해적 4명이 AK 소총을 발사하며 끝까지 저항하면서 치열한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해적 2명은 죽고 2명은 생포됐다. 작전 종료 결과 해적 13명 가운데 8명은 사살됐고 5명은 생포했다.

UDT 작전팀 전원은 소형 카메라가 장착된 헬멧을 착용하고 작전에 투입됐다. 헬멧에 장착된 카메라 영상은 국방부 청사 지하에 있는 군사지휘본부로 실시간으로 전송됐다. 작전팀이 바라보는 물체와 현장 상황이 그대로 전달되어 합참 주요 관계자들도 앉아서 작전 상황을 모두 파악할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 삼호주얼리 선장 석모(58)씨가 부상했으며 우리 군 UDT작전팀 3명(소령 1명, 상사 1명, 하사 1명)이 총탄 파편에 맞아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들은 인근 국가 병원으로 옮겨져 현재 1명은 치료 중이고 치료를 마친 2명은 호텔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고 합참은 전했다. 당시 조타실에 있던 선장은 해적의 위협을 받으면서 배를 움직이고 있었으며 작전팀과 해적이 총격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해적의 총격으로 복부에 부상을 입었다.


최강 해군특전대의 개가

이번 작전의 숨은 주역은 부상당한 삼호주얼리호 선장이었다. 선장은 상선 공통망으로 필요한 첩보를 제공하고 지그재그로 기동하면서 쉽게 기동하지 못하게 하는 등 기지를 발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해적들에게 거액을 지불한 후 인질을 석방했던 것과는 달리 이례적으로 군사력을 투입한 첫 구출작전이라는 점에서 성공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작전을 수행한 최영함은 청해부대 6진으로 5진 왕건함과 임무를 교대하고 지난해 12월 29일 임무에 돌입했다. 청해부대는 구축함(4500t급) 1척과 링스헬기 1대, 고속단정 3척 등으로 구성돼 있으며, 300여 명 병력이 승선해 있다. 병력 가운데는 특수전 요원(UDT/SEAL) 30여 명도 포함돼 있으며, 이번 소탕작전은 특수전 요원들이 주로 담당했다.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작전에 앞장섰던 UDT(Underwater Demoli tion Team)의 정식명칭은 해군 특전대대(UDT/SEAL)다. 부대 설립 초기에는 수중파괴 임무(UDT) 만 수행했지만 지금은 폭발물 처리임무(OED), 육해공 전천후특수타격임무(SEAL), 해상 대테러 임무까지 맡고 있다.

삼호해운 소속 화학물질 운반선 삼호주얼리호는 지난 15일 인도양 북부해역에서 아랍에미리티트에서 스리랑카로 향하던 중 소말리아 해적에게 습격돼 피랍됐다. 파랍 후 방향을 바꿔 소말리아로 이송됐다.

[최은서 기자] choies@dailypo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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