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누비고 있는 젊은 층을 따라잡기 위해 한나라당은 예상되는 수준의 개혁을 해선 안된다. 주변에서 놀랄 정도의 개혁만이 젊은 세대를 안을 수 있다.”3김 지역주의 청산을 위해, 또 정치개혁을 위해 정치에 뛰어들었다는 고진화 의원. 왜 진보정당이 아닌 한나라당을 선택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여당을 정책적으로 견제하고 이를 통해 정치발전을 기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한나라당을 선택했다”고 답한다.고진화 의원은 1963년생으로 1984년 성균관대 학생회 회장과 1992년 민주연합청년회 회장 등을 거쳤다. 특히 그는 삼민투 위원장을 맡아 미문화원 점거를 주도한 운동권 출신이다.

따라서 그는 과거 경력에 맞게 당내에서도 소신에 찬 목소리 내기로 유명하다. 대표적인 것이 이라크 추가 파병 반대에 서명한 것.이 외에도 고 의원은 한나라당내에서도 당 개혁을 가장 열정적으로 외치는 개혁파로 분류된다. 고 의원은 “한나라당이 많이 변했다는 이들이 있지만, 이제 한나라당은 변화의 출발점에 서 있을 뿐이다. 변화의 출발점에 서 있기에 그만큼 정체성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향후 당의 실질적 변화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상당히 지난한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 진단했다. 한나라당이 최근 다소 유연한 자세를 취하고 있는 대북관계와 한미동맹에 대해 고 의원은 한나라당 보다 오히려 열린우리당이 사고의 폭을 넓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반도에서 미국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미국의 정책에 무조건적으로 동의하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 이런 점에서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보다 더 경직돼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무엇보다 당을 이끌고 있는 분들이나 열린우리당이 이념적·정책적으로 너무 과거에 얽매여 벗어나지 않으려는 데 문제가 크다”고 분석했다.이야기를 달리해 한나라당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한 의견을 묻자 고 의원은 아주 명쾌하게 답했다. “양당은 이념이나 정책으로 보아 별다른 차이가 없는 듯하다. 일단 한 국가의 정당이라면 정책적 차별성 속에서 경쟁 구도를 이어가야 한다. 따라서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둘 다 차별화된 정책으로 국민 앞에 나서야 한다. 특히 야당인 한나라당은 이슈화되고 있는 현안에 대해 심도 깊은 연구를 바탕으로 여당과는 다른 참신한 정책을 제시할 줄 알아야 한다.”한편 고 의원은 두 번의 대선 패배를 ‘한나라당이 젊은층을 포용하지 못한 결과’라 분석하면서, ‘젊은이들의 변화를 따라잡기 위해서라도 당은 일반적 개혁 이상의 그 무엇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끝으로 미혼인 그에게 ‘언제쯤 국수를 먹여 줄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짓궂은 질문에 “나는 하나의 일에 집중하면 다른 것에는 신경 쓰지 못한다. 이른바 멀티가 되질 않는다. 최근에는 솔직히 어려운 일을 함께 헤쳐갈 수 있는 조력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자주 한다. 되도록 빨리 만나면 좋겠다”며 솔직한 심경도 표현했다.사뭇 정치개혁의 불씨가 강하게 타오르고 있는 그의 가슴에 더 큰 사랑의 불길을 질러줄 행운의 여성이 누구일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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