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선거 앞두고 극비리 연예인 영입 작업 소문 무성

[뉴시스]

연예기획사 1회 출연에 수억 원씩 PD에 로비
청담동 A룸살롱 논현동 P룸살롱 등 비밀 룸살롱에서 접대
방송 사실상 정부가 장악 연예인 밉보이면 끝장 정치권도 로비


윤지환 기자 =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연예계 관련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경찰은 장자연 사건 재조사 이후인 지난 4월 경 연예계 비리를 3개월간 집중 조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찰의 말대로라면 이달이 조사 마지막 달이다. 소문의 내용에 따르면 검찰 경찰 국세청 등 사정기관에서 연예계 전반을 조사하고 있으며 로비 탈세 주가조작 등 구체적인 정황이 상당부분 확보됐다.

현재 유력 조사대상은 방송사와 연예기획사가 꼽히고 있다. 연예기획사에서 연예인들을 방송에 출연시키기 위해 수억 원의 로비 자금을 방송사 PD들에게 전달한 부분을 검찰이 조사 중이라는 말이 방송가와 여의도 정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이같은 소문들은 구체적인 내용까지 담고 있어 단순 루머 수준을 넘어서고 있다. 모 방송 인기 드라마에 출연 중인 여자 연예인을 출연시키기 위해 소속사에서 PD에 현금 8000만 원을 전달했다거나 유명 PD를 강남의 모처에서 접대하고 금품을 전달했다는 등의 내용이 조금씩 흘러 나오고 있다.

중앙언론사에서 종편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엔터테인먼트 시장도 더 확장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연예인 소속사들의 대형화가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 때문에 중소 연예기획사들이 향후 대형 기획사로 인수합병돼 연예시장은 대형 기획사 주도 시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기획사들의 대형화 조짐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일부 대형 기획사는 말 그대로 하나의 거대한 공화국을 세우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방송 뿐 아니라 영화 공연 등 각종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진출해 막대한 부를 창출하고 있다.

연예인들의 영향력도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유명 연예인들 말 한마디 행동 하나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이 때문에 선거철만 되면 정치권에서는 방송계 유명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유명세+권력 연예인이 되고파

이처럼 유명 연예인이 되면 부와 명예를 동시에 거머쥘 수 있기 때문에 연예인이 되려는 이들이 적지 않다. 유치원생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연예인 지망 오디션에 참가하는 이들의 수는 날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이 치열하다보니 연예인이 되기란 쉽지 않다. 설사 연예인이 된다 해도 유명세를 얻기는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이 때문에 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들을 스타로 만들기 위해 온갖 노력을 아끼지 않는다.

로비가 발생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치열한 경쟁을 뚫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자금력을 동원해 스타를 만들어내려는 것이다. 최근에는 케이블 인터넷 DMB 등의 발달로 방송의 영향력이 점점 커지고 있어 방송 진출 경쟁은 전쟁을 방불케 한다. 인기 드라마나 가요 프로그램 또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경우 얼굴이 제법 알려진 연예인이라 해도 일 년에 한번 출연하기가 힘들다.

모 방송사의 시트콤 한번 출연하면 스타가 된다는 인식이 퍼지기 시작하면 해당 프로그램에 출연하기 위한 이른바 ‘줄 대기’작업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기획사 사장이나 매니저의 인맥을 동원하는 것은 물론이고 방송사 고위 관계자나 정관계 또는 재계 인사들에 청탁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최근에는 방송사가 여론을 장악하기 시작하면서 방송사의 영향력이 상당하다. 이에 방송사 PD들의 말 한마디에 죽고 사는 연예인이 전체 연예인의 90%에 이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결론적으로 칼자루를 쥐고 있는 이는 방송사 PD라는 이야기다.

은밀한 거래 그 위험한 줄타기

PD들의 금품수수가 만연해 검찰 등 사정기관에서 수개월 내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

연예가 소식에 밝은 사정기관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각 사정기관에서 주시하고 있는 여러 기획사들의 명단이 담긴 리스트를 확보한 상태였다. 이 리스트에는 기획사명과 각 기획사별 주요 인물 정보 등이 상세히 담겨 있었다. 뿐만 아니라 로비를 통해 방송에 진출한 연예인들 명단과 금품을 제공받은 방송사 PD의 이름 등도 드러나 있었다.

그 내용을 일부 공개하면 다음과 같다.

A엔터테인먼트의 B사장은 언론사 연예기자들에게 1~2년 사이 20억 원의 돈을 뿌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 기획사에는 복수 아이돌 스타 그룹이 소속돼 있다. B사장은 기자들에게 홍보를 부탁하기 위해 강남 룸살롱 등에서 향응접대를 30여 차례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섹시여가수가 많이 소속돼 있는 C엔터테인먼트 경우 고정적으로 룸살롱에서 방송 관계자와 언론사 기자들에게 향응을 베풀고 있다고 한다. R룸살롱은 이 회사의 D사장이 가는 날에는 손님을 받지 않고 문을 닫은 채 영업을 하고 C사의 일부 연예지망생은 돈을 벌기 위해 이 룸살롱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개월 전에는 이 룸살롱에서 모 방송국 PD가 한 연예지망생 여성을 성추행하려다 이 여성이 강하게 항의해 D사장의 중재로 겨우 무마시키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 이 기획사는 강남 ○○호텔 지하 E룸살롱에서도 접대를 하기도 한다. 이 룸살롱은 밀실까지 갖추고 있어 성접대가 이뤄지고 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연예인 실력보다 회사 자금력

F엔터테인먼트도 리스트에 올라있다. 이 회사에는 최근 주가를 올리고 있는 남성 그룹이 소속돼 있다. 이 회사는 PD접대로 유명한 회사로 조사됐다. 특히 방송사 메인 쇼프로그램 담당 PD에 한 번에 수억 원씩 전달하기도 해 자금력이 부족한 다른 기획사에서 불만이 많다고 한다.

다양한 컨텐츠를 생산하는 G사는 특정방송사만 공략하는 경우다. 이 회사는 지상파 모 방송사 관계자들만 만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PD들에게만 전달한 돈이 5억 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정확한 금품전달 사실은 일부만 드러났을 뿐이라고 한다.

최근 예능프로그램 등에 소속 연예인들을 대거 출연시키면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H사도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H사 대표는 소속 연예인들을 예능프로그램에 출연시키기 위해 막대한 돈을 뿌리고 있어 최근 주목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 회사의 대표는 직접 로비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모 방송사의 인기 예능프로그램에 소속 여자 연예인을 출연시키기 위해 고정적으로 회당 2억 원을 제작진에 전달하고 있다고 한다.

한편 정치권에서 최근 연예인들을 영입하기 위해 은밀히 작업 중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특히 최근 여권에서 10대 20대가 열광하는 젊은 연예인들을 영입해 그들을 통한 젊은 표심을 얻으려는 프로젝트가 은밀히 실행되고 있다는 말이 적지 않다. 이미 청와대는 10대 아이돌 그룹을 선별해 중요 정부행사에 동원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심지어 정치권에서 연예인들을 영입하기 위해 가수 등 연예인들에 세금 감면 등 다양한 당근을 마련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소문들은 정확한 사실관계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한편 증권가에서는 연예기획사들의 주가조작으로 주식시장에 광풍이 불 것이라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 위험인물로 꼽히는 이는 기획사 관련 주가전문가로 알려진 K씨, 해외 자금 조달 전문가로 알려진 L씨 등이다.

[윤지환 기자] jjh@dailypot.co.kr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