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출판계는 봉인가

[일요서울 | 박찬호 기자] 매년 노벨문학상이 발표될 시점만 되면 항상 거론되는 작가가 있다.

우리나라는 고은 시인이고 일본에서는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기대감이다. 하루키는 세계적인 작가이고 막강한 판매량을 가진 작가다. 그의 책은 출간과 함께 어느 정도 팔린다는 정설이 있다.

이번에 히루키의 에세이 “직업으로서의 소설가” 현대문학사에서 선인세 5억에 계약되었다고해서 놀랍다는 분위기이다. 선인세는 인세 가운데 계약금 성격으로 미리 지급하는 금액이다. 출판사 관계자들은 그동안 하루키의 에세이 선인세는 5천만에서 1억 정도 였다.

그동안의 하루키의 선인세 흐름을 보면 “상실의 시대”가 선인세 3백만 원 내외로 받고 지금까지 누적 판매량은 150만부 가량이다.

“렉싱턴의 유령·태엽감는 새” 등의 작품집은 선인세 300만 원에서 500만 원선으로 누적판매량은 10만부 내외이다.

우리나라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해변의 카프카” 는 선인세 5억에 지금까지 누적판매량은 100만부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에 이 소설은 연극으로 공연되고 있다. “IQ84”는 선인세로 8억원 누적 판매량 200만부로 보고 있다.

“색체가 없는 다자키 쑤쿠르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는 선인세 15억원으로 누적 판매량 50만부를 기록했다.

그동안 하루키의 신간이 그간 국내 출판사들 사이에서 ‘복권’으로 통했던 까닭은 높은 선인세를 내더라도 이를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의 판매량을 기록해왔기 때문이다.

요즘 출판 불황이 심화 되면서 문단도 신인 작가를 발굴하기 보다는 안정적인 잘 팔리는 인기 작가를 중심으로 막대한 돈을 써서라도 붙잡으려 하는 대형 출판사의 모습이다.

인세는 책 판매부수에 대한 수익의 일정부분을 작가에게 지급하는 금액을 말한다. 선인세는 인기 작가에 대한 일종의 프리미엄으로 예상되는 판매부수를 고려하여 지급할 인세를 선 지급하는 것을 뜻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은 누구나 한번쯤은 읽어봤을 정도로 국내 인기가 매우 높다. 과거 판매 일주일 만에 100만부를 돌파하는 그의 인기를 실감해 볼 때 출판사에서 무라카미 하루키 모셔가기 경쟁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이다. 모셔가기만 하면 이미 수익은 정해져 있다 해도 무방하기 때문이다.

2013년 그의 작품에 대한 선인세 논란 이 후 다시 한 번 국내 높은 선인세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그 이유는 국내 출판사가 외국 작가에 대한 선인세 금액이 가까운 일본에 비하여 약 두배 정도 높기 때문이다.

어쨌든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일부 작가의 경우 일단 잡으면 돈이라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이다. 출판사들의 과도한 경쟁 역시 문제 삼을 수 있겠다. 하지만 국내 출판 업계의 과도 경쟁은 현재 출판 시장 전체가 그만큼 어려운 상황임을 암시하는 것과 같다.

결국 피할 수 없는 선인세 경쟁에서 그 누구를 탓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자뭇 국내 출판업계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가게 될지 우려도 된다.

chanho227@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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