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연예계는 신예들의 활발한 활약으로 ‘대형신인’들이 대거 탄생했다. 부족한 연기력도 너그럽게 이해해줄 정도로, 안방극장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면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너무 신세대 층에 국한된 드라마와 젊은 톱스타만 양산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는 하지만, 차세대 드라마와 영화의 큰 주역이 될 재목들임에는 틀림없다. 톱스타 대열에 합류를 예고하며, 각자 자신들만의 개성과 끼로 똘똘 뭉친 대형신인들은 누가 있는지 살펴봤다.




김옥빈, 하노이 처녀~다세포 소녀

신예 김옥빈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김옥빈은 여고괴담 4-목소리(2005)로 데뷔해, 지난해 SBS 추석특집드라마 ‘하노이 신부’에서 베트남 처녀의 사랑과 갈등을 아름답게 표현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하노이 신부는 네티즌들로부터 “재방송을 해달라”는 요청까지 받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었다. 이후 김옥빈은 KBS 2TV ‘안녕하세요 하느님’의 여주인공 서은혜 역에 캐스팅되는 행운을 잡으면서 본격적인 연기자로서의 행보를 걷게 된다.

또한 김옥빈은 하노이 신부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맞췄던 이동욱의 첫 스크린 데뷔작 ‘아랑’에 우정출연하기도 했다. 현재 오는 26일 첫방송되는 MBC 수목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백댄서를 거쳐 최고의 가수를 꿈꾸는 정희수 역을 맡아 촬영이 한창이며, 영화 ‘다세포 소녀’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김옥빈은 영화 ‘다세포 소녀’(이재용 감독, 영화세상 제작)에서 ‘가난을 등에 업은 소녀’의 역할을 맡았다. 원조교제 약속이 있어 선생님에게 조퇴를 부탁할 정도로 원조교제를 통해 가족을 부양하는 캐릭터. 태권도 2단, 합기도 3단, 무에타이 등을 능수능란하게 할 정도로 운동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예쁘장한 외모와는 달리 털털한 성격을 과시하며, 대형스타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영아, 귀엽고 상큼한 매력?

지난해 드라마 ‘황금사과’를 통해 얼굴을 알린 신인치고는 1년여 만에 너무 커버린 느낌이다. 이영아는 ‘황금사과’에서 주인공 박솔미의 아역을 훌륭히 소화하면서 시청자들에게 “누구지? 연기 잘하네”라는 인상을 깊이 심어줬다. 이런 시청자들의 호평 덕분일까. 황금사과 이전에는 무명이나 다름없었던 이영아에게 MBC 일일드라마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의 주인공 제의가 들어온다. 선생님이 좋아서 거짓으로 임신한 것으로 꾸며 결혼까지 골인한 어린 신부 은민을 연기한 이영아는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를 하면서 스타의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이번 일일극은 비록 높은 시청률을 얻지는 못했지만, 주인공들의 열연이 돋보였던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최근 영화 ‘귀신이야기(임진평 감독, 튜브픽쳐스 제작)’의 여주인공 역할을 맡으면서 내년초에는 스크린 데뷔까지 앞둔 바쁜 신인이다. 이영아는 연기력 이외에 한때 78kg의 육중한 몸을 다이어트를 통해 40kg 대로 감량한 사실이 밝혀져 세간의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근 한 음식 소개 프로그램에서는 학창시절 “혼자 돼지갈비 20인분을 먹은 적도 있다”고 밝혀 주위 사람들을 놀라게 만들었다.

윤정희, “사랑받아서 행복해요”

최근 종영한 SBS TV 주말드라마 ‘하늘이시여’의 히로인 윤정희. 그녀는 ‘하늘이시여’를 위해 태어난 것 같다. 원래 50부작으로 예정되어 있던 하늘이시여는 30% 이상의 시청률 고공행진으로 총 4번의 연장을 거듭하며, 10개월간 시청자들과 울고 웃었다.

사실 윤정희는 미스 경기 ‘미’ 출신으로 ‘하늘이시여’에 출연하기 전에는 연기 경력이 전무했다. 또한 극 초반부에는 시청자들로부터 ‘발음이 안좋다’, ‘연기가 어색하다’는 지적을 많이 받으면서 마음고생을 하기도 했다. 이에 극중 시어머니이자 친어머니로 나오는 한혜숙은 틈 날때마다 윤정희를 집에 데리고 가서 ‘연기 연습’을 시키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극중 자경은 못된 계모 밑에서 갖은 고생을 하다가 사랑하는 사람(왕모)을 만나기 전까지 눈에 눈물이 마를 날이 없었다.

결혼을 한 후에는 남편과 시부모님(실제로는 친부모님)들의 사랑을 받으면서 행복을 느끼지만, 마지막에는 시어머니가 친어머니였던 것으로 밝혀지면서 또 한번 눈물을 쏙 빼야 했다. “하늘이시여를 통해 사랑받아서 행복하다”는 윤정희는 이제는 실컷 웃을 수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며, 또 한번 연기자로서 큰 보폭을 뗄 예정이다.

이수경, 드라마 스크린 종횡무진

‘하늘이시여’가 낳은 또 한명의 스타는 바로 이수경. 극중 공주병 애교 만점의 ‘슬아’ 역을 맡으면서 자신의 존재를 명확히 굳혔다. 하지만 극 초반에 일부 시청자들은 아무 걱정없는 부잣집 딸에 공주병까지 있는 슬아를 두고 ‘비호감’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점차 안정된 연기와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로 인해 점차 호감형 캐릭터로 변신할 수 있었다. 또한 얼마전 시즌1을 끝낸 시트콤 ‘소울메이트’에서 이수경의 연기는 또 한번 빛을 발하게 된다. 이수경은 결혼 적령기 여성의 사랑을 절절히 표현해내면서 소울메이트의 히로인이라는 평까지 들었다. 게다가 최근에는 영화 ‘타짜’에서 조승우의 연인으로 출연하면서 더욱 바쁜 행보를 내딛고 있다. 출연 분량이 많지는 않지만, 이수경이 드라마뿐만이 아니라 스크린까지 본격적인 데뷔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2006년 유망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오윤아, 환상적인 S라인의 당당함

최근 드라마 ‘미스터 굿바이’에서 싱글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내고 있는 오윤아. 레이싱걸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이제 연기자로서 안정된 연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오윤아가 연기자로 데뷔를 선언했을 때, 일각에서는 “얼마나 오래 가겠냐”면서 곱지 않을 시선으로 바라본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오윤아는 지난해 데뷔작, KBS 시트콤 ‘올드 미스 다이어리‘에 이어 SBS ‘그 여자’, ‘연애시대’, ‘미스터 굿바이’ 까지 쉴새없이 드라마에 출연하면서 안정된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출연하는 작품마다 높은 시청률을 이끌어 오면서 이제는 연예계의 블루칩으로 평가받고 있을 정도다.

오윤아가 이렇듯 당당하게 연기자로 변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오윤아는 솔직하고 털털한 성격으로 기존 내로라하는 연기자들 사이에서도 기죽지 않는 당당함이 있다. “원래는 내성적인 성격이었는데, 드라마 캐릭터를 닮아 점점 쿨해지고 당당해진다”는 오윤아의 말이 이를 뒷받침한다. 여기에 환상적인 S라인을 자랑하는 볼륨있는 몸매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다. 이어 사전제작 드라마 ‘섬데이’에 출연하게 되면서 연기자로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대형신인이다.

남상미, 순수하고 지적인 섹시함

드라마 ‘달콤한 스파이’, ‘불량가족’과 영화 ‘강력3반’ 등을 통해 연기 폭을 넓히고 있는 남상미. 그녀는 ‘불량가족’에서 가짜 가족을 위해 모인 가족 중 대학생 언니 역할을 맡아 열연을 해서 화제를 모았다. 극중 남상미는 털털하고 활동적인 성격의 ‘김양아’ 역을 훌륭하게 소화해내 “연기가 갈수록 일취월장한다”는 평을 받고 있다. 사실, 남상미는 한 대학가 근처 패스트푸드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녀의 미모에 반한 학생들이 구름떼처럼 몰려드는 바람에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연예계에 데뷔했다.

성형이 난무하는 요즘 같은 시대에 자연미인의 대명사로 불리는 남상미는 ‘청순함’, ‘지적인 섹시함’까지 두루 갖췄으면서도, 순수하고 맑은 눈매를 갖고 있어 많은 남성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남상미는 SBS ‘생방송 TV연예’만 진행하면서 별다른 활동을 하지 않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고 있다. 최근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열로 병원 신세를 지기도 했지만, 드라마와 스크린에서 러브콜이 쇄도하는 스타 유망주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어 보인다.

이연희, 화사한 미소가 아름다운 그녀

올초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 꽃미남 스타 현빈과 가슴아픈 멜로를 연기했던 신예 이연희. 그녀가 최근에는 MBC 드라마 ‘어느 멋진 날’을 통해 신선한 마스크와 화사한 웃음으로 자신의 존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이연희는 극중 심장병을 앓고 있는 ‘효주’로 출연,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은 오빠 건(공유)에게 과도한 사랑과 애정을 표현한다. 아직 고등학교 3학년인 그녀는 영화 ‘백만장자의 첫사랑’에서는 하이틴 스타의 이미지가 강했는데, 이 드라마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아직 연기경험이 많지 않은 신인배우이지만, 극중 20대 중반이며 감정변화가 심한 효주를 무난하게 연기하면서 본격적인 성인 연기에 발을 들여 놓았다는 평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아직 너무 어린 느낌이다”, “연기가 너무 어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아직 나이가 어린만큼, 발전 가능성이 많은 것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서지혜, “연기변신 재미있기만 해요”

지난 5월 종영한 MBC 대하드라마에서 ‘노국 공주’ 역할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서지혜. 여고괴담 4-목소리(2005)에 출연했던 서지혜는 이후 KBS 드라마 ‘그녀가 돌아왔다’, MBC 드라마 ‘결혼하고 싶은 여자’, SBS ‘형수님은 열아홉’ 등에 연이어 출연하면서 연기자로서의 행보를 탄탄히 하고 있다. 신돈에서 ‘노국 공주’로 서지혜가 출연한다고 했을 때 처음에는 “서지혜가 사극을 잘 소화해 낼 수 있겠냐”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하지만 서지혜는 주위의 그런 우려가 기우에 불과했단 것을 몸소 보여줬다.

물을 싫어해 평소에는 물 근처에는 가지도 않았던 그녀는 익사하는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물 공포증’도 극복해내는 연기 투혼을 펼친 것이다. 사극을 통해 위엄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서지혜는 이제 MBC 새 수목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는 당찬 ‘캔디’같은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한때는 뚱뚱한 외모에 돋보기안경과 치아교정기를 착용할 정도로 못생겼었지만, 이후 아름다운 S라인의 몸매와 외모를 지닌 ‘마상미’ 역을 연기하기 때문. “연기 변신이 마냥 재미있기만 하다”고 말하는 그녀. 이것이 서지혜의 2006년이 기대되는 이유다.
<김민주 기자> kimm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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