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총선을 35일 앞둔 10일 박근혜 대통령이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전격 방문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새벽 청와대를 출발해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2016 대구국제섬유박람회'에 잇달아 참석했다. 이어 대구육상진흥센터에서 ‘스포츠문화산업비전보고대회’에 참석해 오찬을 함께하는 ‘광폭행보’를 이어갔다.

이미 야권에서는 총선 앞둔 정치적 행보라는 논란이 예고됐다. 총선을 불과 한 달 앞둔 시점에서 박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순수한 경제적 의미 이상의 여러가지 정치적 해석을 낳고 있다. 크고 작은 선거의 고비 때마다 승부수로 ‘선거의 여왕’이라는 별칭이 붙은 박 대통령이 갖는 상징성 때문이다.

2월 임시국회 폐회일(10일)에 대구를 찾은 것은 야당의 반대로 서비스산업발전법 등 경제활성화 일자리 창출 법안 처리가 2월 국회서 물건너 간 상황에서 현장 방문으로 여론을 결집시켜 총선을 앞두고 우회적으로 야당을 압박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박 대통령이 약4시간 동안 대구에서 머물며 3곳을 연이어 방문하는 강행군을 소화한 것도 이례적이다. 무엇보다 지난 8일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구 방문 이틀 뒤여서 다가올 총선 지형에 미칠 영향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린다. 특히 여당 내 진박 논쟁에 대한 정치적 관심이 가장 고조된 지역 또한 대구여서 당내 경선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대통령이 찾은 곳이 동구갑, 북구갑, 수성갑 등 대구 지역 주요 지역구들이 총선에서 여야 또는 여당내 빅 매치가 예고되는 지역구들이어서 정치권에서는 박대통령의 방문 자체 만으로 선거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 정가에서는 박 대통령의 방문이 여당 후보들, 특히 친박계 후보들한테는 '진박 마케팅'에 '천군만마'를 얻는 효과를 보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반면 당내 비박계 진영은 경선 공천을 의식해 공개적으로는 말을 삼가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대통령의 대구행에 대해 불만 섞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하지만 청와대는 정치적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해 대구 방문 당시 불거졌던 지역국회의원들 배제 논란, 이어 터진 ‘TK전략공천설’, 최근 청와대의 ‘공천 개입설‘ 까지 선거를 앞두고 청와대로 ‘불똥’이 튀는 것을 차단하려는 움직임이 강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구동성으로 "총선을 앞두고 있어 그렇게(정치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것 같은 데 오늘 일정은 순수한 경제 행사로 대통령도 정치 얘기는 한 마디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대구 행사에 국회의원들은 '단 한 명’도 초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날 박 대통령의 대구 창조경제혁신센터 방문 행사에는 대구 동구갑의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등 장관을 비롯한 대구지역 예비후보들이 총집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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