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은 올거예요 > <그날 그리고 오늘의 기록> 외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매년 4월이 되면 온국민이 그날의 아픔에 침통해 한다. 세월호 참사 2주기. 그동안 많은 것이 달라지며 위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었지만 여전히 그날의 시간에 멈춰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러한 사람들을 위로하고 그날을 기억하기 위한 책이 출간됐다. <다시 봄은 올거예요><그날 그리고 오늘의 기록><우리 아이들, 어떻게 잊나요>외 다수의 책이다. 이 주에는 이러한 책을 통해 세월호 유가족들의 목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고자 한다.

신간 <다시 봄은 올거예요>는 <금요일엔 돌아오렴>에 이은 ‘또다른 참사’의 기록인 생존학생과 형제자매들의 최초 인터뷰집이다. 세월호 참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10대들의 이야기가 최초로 공개된다. 참사 당시 생존한 단원고 학생 11명과 형제자매를 잃고 어린 나이에 유가족이 된 15명이 털어놓은 2년여간 삶의 구술이자, 그들이 어디에도 털어놓지 못한 속내를 담은 최초의 육성기록집이다. 4·16 세월호참사 작가단은 서울과 안산을 수십차례 오가며 세월호 가족과 형제자매, 단원고 생존학생을 만나 그들과의 인터뷰를 수백분 분량의 녹음파일로 담아냈다.

이 책에 실린 스물여섯 편의 인터뷰는 참사 당일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사건 당사자’의 구술이자 진상규명활동에서 조연으로만 등장해온 ‘어린 유가족’의 또다른 선언이다. 개인의 살아 있는 증언으로서도 소중하지만, 생생한 육성과 날것의 감정을 오롯이 담아냈다는 점에서 <금요일엔 돌아오렴>을 잇는 “품격을 갖춘 집체적 르포르타주”이자 기록문학의 또 하나의 성취다.

무엇보다 이 구술자들이 ‘세월호세대’ 즉 10대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아이들아 미안하다”라는 표현은 지난 2년여간 전국에서 외쳐진 구호였다. 작가단은 생존학생·형제자매 인터뷰를 거치며 이 구호를 외치는 기성세대가 그럼에도 왜 여전히 어린 존재들의 의견을 묵살하는지 의문을 품은 데에서 집필을 시작했다.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은 “지켜줄 권한을 가진 어른들에게만 허용된 특권의 감정”일 수도 있지 않을까 되묻기를 반복했다. 우리가 건네는 위로의 말이 당사자들에게 어떻게 다가갈지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게 된다.

2014년 4월 16일, 그날 그 바다 그 배 안에서는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4·16광장’이라는 새 이름을 얻게 된 서울 광화문광장에는 오늘도 그날의 진실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참사 2주기를 한 달 앞두고 출간된 <세월호, 그날의 기록>이 독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이 책은 2014년 4월 15일 저녁 세월호가 인천항을 출항한 순간부터 4월 16일 오전 10시 30분 침몰할 때까지 세월호 안팎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파헤친 ‘세월호 백서’다.

법정 기록을 통해 세월호 참사를 재구성한 <세월호를 기록하다>역시 저자의 집념이 눈에 띄는 기록이다. 4·16세월호참사 시민기록위원회 작가기록단 소속인 저자 오준호는 5개월간 33차례 열린 세월호 공판을 방청하면서, 수만 쪽의 증언과 증거 자료 등을 바탕으로 사고의 원인을 쫓았다.

앞선 책이 ‘그날’의 진실을 파헤치는 데 초점을 뒀다면 <다시 봄이 올 거예요>는 참사의 고통을 고스란히 간직한 ‘남은 이’들의 목소리에 초점을 둔 기록이다.

한날한시에 ‘유가족’이 된 이웃들. 그들이 겪은 슬픔의 크기는, 함부로 이해한다 말할 수도 없을 만큼 너무 크다. 끝나지 않는 비극의 당사자로 매일을 하루같이 ‘4월 16일’에 살고 있는 가족들이 그들의 이야기를 스스로 풀어놓은 책들도 있다. 그들의 아픔을 읽고 함께 느끼는 것은 이 참사를 기억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
<잊지 않겠습니다>에는 참사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얼굴 그림과 가족들이 쓴 편지글이 담겨 있다.

학생 114명과 선생님 2명의 이야기를 모아서 만든 책. 박재동 화백이 2014년 6월 15일부터, 희생된 학생들의 얼굴 그림을 한겨레 신문에 연재한 것이 이 책의 바탕이 됐다. 부모들은 ‘자식들이 잊히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과 함께 애끊는 마음을 담아 편지글을 보내왔다.

그 밖에 <인연>과 <못난 아빠>는 세월호 참사로 자식을 잃은 아버지들이 살아온 ‘죽음보다 못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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