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던 한국 펜싱이 막내 박상영의 깜짝 금메달로 자존심을 세웠다. 박상영은 32강전, 16강전, 8강전까지 특유의 경기력으로 안착해 결승전에서 수세에 몰렸지만 막판 대연전극을 연출하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더욱이 박상영의 깜짝 메달로 한국선수단은 리우에서 획득한 3번째 금메달이자. 한국 펜싱 역사상 2012 런던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 에페종목에서는 첫 금메달이라는 펜싱역사를 새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에서 박상영은 세계랭킹 3위인 임레를 상대로 전혀 위축되지 않고 차곡 차곡 점수를 쌓아가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 초반 0-2로 뒤진 상황에서 박상영은 차분히 경기를 풀어나가 5-5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다시 뒤쳐졌지만 9-9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놔 자신의 기량을 백분활용했다.
하지만 백전노장 임레가 노련함을 앞세워 4점을 내리 뽑으면서 박상영은 9-13까지 몰려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박상영은 이에 굴하지 않고 내리 4점을 뽑아 14-14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상대의 허점을 노린 천금같은 기습적인 찌르기를 성공해 대역전극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박상영은 인터뷰를 통해 “사실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다. 바로 왼 무릎을 다쳤을 때 수술을 하고 앉았는데 누군가 ‘이제 박상영은 끝났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렇게 잘 뛸 수 있도록 잘 버텨줬다. 내 무릎에 고맙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사실 단체전을 노리고 왔다. 개인전이 끝났으니 형들과 단체전을 잘 준비하겠다”며 2관왕에 대한 욕심과 각오를 함께 전했다.
김종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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