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던 한국 펜싱이 막내 박상영의 깜짝 금메달로 자존심을 세웠다. 박상영은 32강전, 16강전, 8강전까지 특유의 경기력으로 안착해 결승전에서 수세에 몰렸지만 막판 대연전극을 연출하며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 <뉴시스>
세계랭킹 21위인 박상영은 10일(힌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파크 카리오카 아레나3에서 열린 남자 펜싱 에페 개인 결승전에서 헝가리 노장 게자 임레를 15-14로 누르고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더욱이 박상영의 깜짝 메달로 한국선수단은 리우에서 획득한 3번째 금메달이자. 한국 펜싱 역사상 2012 런던올림픽에 이어 2회 연속 금메달, 에페종목에서는 첫 금메달이라는 펜싱역사를 새로 장식했다.
 
이날 경기에서 박상영은 세계랭킹 3위인 임레를 상대로 전혀 위축되지 않고 차곡 차곡 점수를 쌓아가며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경기 초반 0-2로 뒤진 상황에서 박상영은 차분히 경기를 풀어나가 5-5 동점을 만들었고 이후 다시 뒤쳐졌지만 9-9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놔 자신의 기량을 백분활용했다.
 
하지만 백전노장 임레가 노련함을 앞세워 4점을 내리 뽑으면서 박상영은 9-13까지 몰려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박상영은 이에 굴하지 않고 내리 4점을 뽑아 14-14 동점을 만들었고 이어 상대의 허점을 노린 천금같은 기습적인 찌르기를 성공해 대역전극을 마무리했다.
 
경기 후 박상영은 인터뷰를 통해 “사실 선수 생활을 포기하고 싶었던 적도 있다. 바로 왼 무릎을 다쳤을 때 수술을 하고 앉았는데 누군가 ‘이제 박상영은 끝났다’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렇게 잘 뛸 수 있도록 잘 버텨줬다. 내 무릎에 고맙다”며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사실 단체전을 노리고 왔다. 개인전이 끝났으니 형들과 단체전을 잘 준비하겠다”며 2관왕에 대한 욕심과 각오를 함께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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