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Ⅰ오두환 기자] 드디어 시원한 바람이 분다. 뜨거운 더위로 휴가를 미룬 직장인들에게 최고의 휴가시즌이 다가오고 있다. 휴가철 해외에 나가는 것은 이제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니다. 지친 일상을 벗어나 시원한 백사장과 투명한 에메랄드빛 바다에서 달콤한 휴가를 즐기는 것은 많은 직장인들의 로망이다.

기다렸던 여름 휴가, 올해는 어디로 떠나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 수 있을까. 일요서울에서는 남태평양의 섬 사모아를 추천한다. 사모아 여행의 최적기는 9월부터 12월까지다.

사모아는 2015년 론리 플래닛에서 ‘남태평양에서 가장 가성비 좋은 여행지’ 선정됐다. 현지물가가 저렴해 자유여행자와 추위를 피해 따뜻한 곳에서 롱스테이를 꿈꾸는 사람들에게는 환경과 비용 모두 ‘착한’ 나라다.

호주와 뉴질랜드인들은 겨울을 피해 몰려드는 7~8월에 사모아를 찾는다. 이들이 떠나고 난 9월은 비수기로 접어드는 시즌이다. 하지만 한국인들에게는 최고의 휴가시즌이다. 비가 주로 1~2월에 내려 기후도 적당하다. 건기는 5월에서 10월 사이 이지만, 그 후에도 비가 잠깐 쏟아지다 금방 그치는 식이다. 무엇보다 9월부터 12월에는 각종 축제가 몰려있어 전국적으로 흥이 넘치기도 한다.

9월에는 사모아의 가장 큰 축제인 테우일라 축제와 미스 사모아 선발대회가, 10월과 11월에는 사모아와 하와이에서만 발견되는 값 비싼 ‘희귀 보양식’ 팔롤로가 물 위로 떠오르는 팔롤로 축제, 11월에는 걸출한 재즈아티스트가 모여 신명난 공연을 벌이는 사모아나 재즈페스티벌이 열린다. 그리고 12월에는 ‘세상에서 가장 먼저 뜨는 해’를 볼 수 있고, ‘새해를 두 번 맞을 수 있는’ 신기한 경험을 할 수 있다.

이는 거리상으로 가장 가깝고, 한 때는 한 나라였던 두 개의 사모아가 날짜 변경선을 경계로 마주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의 독립국 사모아와 아메리칸 사모아는 1889년 영국, 미국, 독일의 협정으로 분할됐고, 각각 뉴질랜드와 미국의 지배를 받다가 1962년 폴리네시아 민족 최초로 사모아가 뉴질랜드로 부터 독립했다. 독립국 사모아가 경제적 이유로 2011년에 12월 30일 하루를 버리고 날짜변경선 안 쪽에 편입됨에 따라 두 섬 간의 시차는 24시간으로 벌어진다. 비행시간은 고작 30분이지만 말이다.

독립국 사모아에서 12월 31일을 보낸 후 30분 만 비행기를 타고 미국령 사모아로 가면 또 한 번 12월 31일이 시작된다. 비단 새해 뿐 아니라, 사모아에서는 생일, 결혼기념일 등 모든 소중한 날을 두 번 맞이할 수 있는 셈이다.

사모아의 가장 큰 축제인 테우일라 페스티벌은 올해 9월 4일 부터 9월 10일까지 펼쳐진다. 올해로 24번 째를 맞는 테우일라 축제는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더욱 풍성해 졌다. ‘피아피아’라 불리는 으리으리하고 화려한 불 쇼, ‘시바 아피’라 불리는 칼과 불, 전통무기를 이용한 화려한 춤사위, 사모아의 최고 미인을 뽑는 ‘미스 사모아’ 대회도 펼쳐진다.

올해 신설된 ‘컬러런’은 먹을 수 있는 재료로 만든 컬러 파우더를 몸에 뿌리고 달리는 행사다. 5킬로 미터 구간을 온통 총 천연색으로 물들인다. 또한 화려하게 꾸민 패들링 보트 경주인 ‘알로 파오파오’는 가장 인기있는 볼거리 중 하나다. 철인삼종경기, 바다수영 대회, 폴리네시안 다이빙 축제 등 해양 스포츠 경기도 빼 놓을 수 없다.

새벽에 갓 잡아 올린 참치와 나무에서 바로 따 낸 신선한 코코넛, 코코넛 크랩 등 몸에 좋고 맛도 좋은 음식이 즐비한 푸드 마켓도 열려 오감을 자극한다. 이 밖에도 전통방식으로 문신을 새기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맨손으로 코코넛 까기, 밑그림 없이도 통 나무로 멋진 조각을 만드는 모습 등 사모아 사람들의 손재주와 전통문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도 있다. 컬러런 참가를 제외하고 이 모든 것이 무료다. 자세한 일정은 홈페이지(www.teuilafestival.com)를 참고하면 된다.

10월과 11월 사이 보름달이 뜨는 날 만날 수 있는 ‘천연 보양식’ 팔롤로는 청록의 가늘고 긴 모양을 한 벌레처럼 보이지만 산호의 짝 짓기를 도와주는 바다 곤충이다. 보름달 이후 일곱 번째 날 자정이 지나 물위로 떠오른다.

이 현상을 ‘팔롤로 라이즈’로 부르는데, 모양은 다소 징그럽지만 맛이 좋고 영양이 무려 소고기의 6배 이상으로 풍부해 미식가들은 이 팔롤로를 건져 먹기 위해 이 축제 기간에 사모아로 대거 모여든다. 축제기간 동안 직접 잡은 팔롤로는 모두 무료로 가져갈 수 있고, 이 기간이 지나면 사모아 인들은 얼린 팔롤로를 아주 비싼 값에 판매한다.

사모아는 피지나 뉴질랜드를 경유해서 갈 수 있다. 대한항공 직항 편을 타고 피지에서 피지에어웨이즈를 갈아타면 된다. 피지와 사모아 사이의 비행시간은 약 1시간 40분, 뉴질랜드에서 사모아까지는 약 3시간 30분 소요된다.

사모아관광청 추천 숙소로는 쉐라톤 사모아 애기 그레이즈 리조트, 코코넛 비치 클럽 리조트&스파, 비치 팔레 등이 있다.

odh@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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