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대국(大國)이다. 영토 면적으로는 러시아 다음으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나라이고 경제적 규모는 미국 다음이다. 역사적으로는 이집트와 함께 가장 오랜 문명을 지녔고 인구에선 최다 국가이다. 국제무역에선 이미 2013년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올랐다. 그러나 중국이 국제무대에서 드러내는 외교적 행태는 대국답게 통이 크지 못하고 졸렬하며 간사하기 짝이 없다.

중국은 국제규범을 짓밟고 몽니를 부리며 국제사회로부터 비난과 멸시의 대상이 된다. 중국이 안하무인격으로 막가기 시작한 지는 이미 오래다. 최근 볼썽사나운 작태로는 항저우(杭州) 공항에서 보여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외교적 모욕을 들 수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항저우에서 열릴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키 위해 9월 5일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을 타고 항저우 공항에 착륙했다.

그러나 그가 비행기에서 내려갈 때 중국 측은 국제관례대로 트랩에 레드카펫을 깔아주지 않았다. 중국은 G20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다른 나라 정상들에게는 빠짐없이 레드카펫을 펼쳐주었다. 서방 언론들은 중국의 오바마 박대는 “실수로 일어난 일이 아니다” “의도된 외교적 모욕” “수퍼 파워(미국)에 맞선다는 걸 보여주려는 노림수”라고 적시했다. 중국이 “수퍼 파워에 맞선다는 걸 보여주려는 노림수”로 오바마에게 “외교적 모욕”을 준 것은 치졸하며 소가지 없는 소인배 근성에 연유한다.

그동안 중국은 여러 나라들을 상대로 대국답지 못한 짓을 자행해 왔다. 우리나라에 대해서도 그런 망동을 서슴지 않는다. 우리나라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방어 수단으로 미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를 배치키로 했다.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게 아니고 오직 북한 핵·미사일 방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한국과의 무역관계를 위협하며 사드 배치를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관영 언론매체들을 동원, “중국이 한국에 보복 못할 것 같느냐”며 겁박했다. 중국 관영 환추(環球)시보는 8월 4일 사설을 통해 ‘한류 스타가 사드 배치의 희생양이 되더라도 중 국 때문이 아니다’고 경고하며 ‘중국 내 한류는 장차 반드시 심하게 훼손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환추시보의 협박대로 중국은 지난 8월 6일 베이징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KBS 2TV 드라마‘함부로 애틋하게’의 주인공 김우빈과 수지의 팬 미팅 행사를 불과 3일 앞두고 돌연 연기시켰다. 대국답지 못하고 용렬한 방법이었다.

그런가 하면 중국은 배우 유인나를 중국 ‘후난 위성TV’ 드라마‘샹아이촨쒀첸녠(相愛穿梭千 年)2: 달빛 아래의 교환’촬영에서 중도하차 시켰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사드와 관련, 한국인들과 인터뷰하고는 반대 의견만 싣고 찬성 주장은 삭제해 버리곤 했다.

간교하고 유치한 짓거리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은 대국답지 못한 소행으로 불신과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중국은 개발도상국가들을 상대로 철도·에너지 등 기간산업에 거액을 투자하지만, 해당 국가들은 중국을 믿을 수 없다며 계약을 취소한다.

나이지리아의 라미도 시누 시 중앙은행 총재는 2013년 3월 12일 중국을 “자원만 빼먹는 착취자”라며 “새로운 형태의 식민주의”라고 몰아세웠다. 중국은 최강국으로 “굴기(堀起:우뚝서기)” 하겠다면서도 국제사회에서 “착취자” “식민주의”등 불신과 혐오에 휩싸여 있다.

사드 배치 보복으로 한류스타의 공연을 취소하는가 하면, “수퍼 파워”에 맞선다는 걸 연출하기 위해 레드카펫을 걷어낸다. 중국은 미국처럼 대국답게 국제관례와 규범을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 중국은 국제적으로“착취자” “신식민주의” 또는 21세기의 “악의 축”으로 배척당할 수밖에 없다. 대국은 대국다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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