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일정: 12월19일~2004년1월25일 공연장소: 대학로 열린극장 문의전화: 02-912-9169

삼거리 다방의 경자에게도, 동네 양아치들인 헐랭이와 깡냉이에게도 소박하지만 지루한 나날들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동네 골목 어귀에 위치한 지순 상회. 앞은 못 보지만 심성 고운 지순과 동생 지성 역시 지루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겨울치고는 햇살이 유난히 따스하던 그 해 어느 날. 서울에서 내려온 독희, 상도 두 사내가 조용하던 동네를 서서히 들쑤신다. 몇 년전, ‘인생 한 방’이라는 과제를 달고 고향을 떠났던 독희가 안정된 삶을 한 방에 얻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조직의 돈을 가로채는 것이었다.

귀향한 독희는 설레는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지만 어머니는 치매에 걸려 자신도 알아보지 못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용히 숨을 거둔다. 그러던 중, 독희는 지순상회에서 마주친 지순에게서 우연히 어머니를 느끼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랑하게 된다. 한편, 독희를 쫓아 내려온 상도의 출현 역시 동네 양아치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치게 된다. 늘 지순의 눈을 수술시켜주고 싶어 하던 지성은 건달들과 몰려다니게 되고 상도가 찾으려는 인물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상도와 독희가 쫓고 쫓기는 중에도 이들의 사랑은 순수하고 짙어만 간다. 시간이 지나면서 지순은 늘 상처투성이인 독희가 가진 특유의 냄새로 그를 분간할 수 있게 된다. 그러던 중 우연히 가게 앞에서 독희를 마주친 지성은 기습의 기회를 노린다. 그러나 지순이 사랑하는 독희라는 사실에 망연해지고. 그해 겨울 어느 날. 각자의 소망은 물거품이 되어 사라졌지만 지순은 오늘도 평상에서 변함없이 독희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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