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가 일상에 자리 잡으면서 카페가 전성시대를 맞이했다. ‘자고 일어나면 커피전문점이 새로 생긴다’는 말처럼 도심은 물론이고 주택가 골목도 한 집 건너 한 집이 카페다. 분위기를 반영하듯 카페가 5만6000개(통계청)를 넘어섰다. 5년 전보다 2배가 늘어난 수효다.

단순히 커피만 판매하는 커피전문점은 이제 설 곳을 잃었다. 한 잔에 3000~4000원 하는 커피와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는 중대형 커피전문점은 유동인구가 많은 역세권이나 대로변이 아니면 매장 운영비도 건지기 힘든 상황이다. 한 잔에 1000원대의 저가 커피전문점이 곳곳에 생겨나고 편의점까지 일제히 원두커피를 1000원에 판매하기 때문이다. 점심이나 저녁에 커피를 습관적으로 마시는 사람들이나 주머니 얇은 학생, 직장인들은 저가 커피로 몰린다. 커피 애호가들은 한 잔에 6000원 이상 하는 스페셜티커피나 로스터리 카페로 발길을 돌린다.

강병오 중앙대 산업창업경영대학원 겸임교수(창업학 박사)는 “이미 포화된 커피 시장에서의 창업은 특화된 아이템과 경쟁력이 확보되지 않으면 점포  운영비를 감당하는 것조차 힘들다”며 “점포 콘셉트와 경쟁력, 메뉴 구성, 본사 지원 등을 꼼꼼히 따지고, 커피 외에 다양한 판매처를 갖춰 수익성을 높이는 것도 필수”라고 조언한다.

브런치디저트로 수익성 높여라

중대형 매장은 커피 외에 음료나 식사, 디저트 등 보조메뉴를 갖추는 것이 좋다. 식사나 디저트 고객까지 잡음으로써 객단가 향상→매출 증대→생산성 향상→수익성 증대 등으로 이어진다. 커피전문점들이 수익 증대 수요와 과거 생소하게 여겨졌던 브런치의 선호도 증대가 맞물려 브런치카페가 창업시장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카페마마스’가 20대를 공략한 브랜드라면, ‘더브라운’ 등은 주부를 공략했다. 브런치카페 ‘더브라운’은 맛과 품질, 가격까지 꼼꼼히 따지는 주부들이 정작 갈 곳이 없다는 틈새를 파고들어 성공한 사례다. 중산층이 많은 아파트나 주거단지, 역세권과 조금 떨어진 지역에서 인기를 얻으며 조용히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더브라운’은 커피와 식사, 후식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다. 샌드위치와 오믈렛, 샐러드, 파스타 등 간단한 식사메뉴와 베이커리까지 갖췄다. 1년 넘게 전통 한방찻집을 운영하다 작년 말에 서울 방이동에 ‘더브라운’ 올림픽공원점을 개점한 김선영 사장은 “커피와 차만으로 경쟁력이 없어 특색 있는 브런치 카페로 매장을 새로 오픈했다”며 “이곳은 아이들 학교 보낸 주부모임이 많은 동네다. 브런치와 베이커리 메뉴를 강화하고 모임이 가능하도록 별도의 룸을 만든 것이 통했다”고 말했다.

올림픽공원점은 매출의 50% 정도가 브런치와 베이커리다. 기존 커피전문점이 전체 매출의 90%가량을 커피 등 음료에서 올리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편이다. 단체주문을 하는 주부모임이나 외식을 하는 가족 고객층들의 프라이빗 룸 예약도 많아 객단가도 높은 편이다.

또 가격 거품은 뺐다. 브런치가 1만 원 안팎이다. 과거 브런치카페의 식사메뉴가 2만 원 안팎으로 책정된 점과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본사가 생산과 물류를 일원화해 생산 및 유통마진을 낮추고, 아파트 밀집지역이나 이면도로 상권 전략으로 임대료와 운영비 부담을 덜었기 때문이다. 정기적인 신메뉴 개발과 수퍼바이저의 밀착 지원, 상권별 로컬 마케팅 제안 등 매출을 높이려는 본사의 적극적인 지원도 특징이다.

맥주로 저녁매출 잡아라

최근 커피전문점에서 맥주를 판매하는 일이 흔해졌다. 특히 저녁시간에 인적이 뜸해지는 골목가에 위치한 커피전문점을 중심으로 이러한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다. 커피 판매가 줄어드는 저녁에 손님들의 발길을 붙잡아 매출을 올리려는 전략이다.

카페에서 책도 읽고 맥주나 와인도 한잔할 수 있는 ‘책맥’도 성행하고 있다. ‘폴바셋’은 현재 8개 매장에서 생맥주를 판매하고 있다. 서울 반포동 논현역 근처에 위치한 커피전문점 ‘타다’와 합정동에 있는 ‘카페비닷’는 커피와 함께 맥주 등 주류를 판매한다. 특히 ‘카페비닷’은 맥주, 와인, 칵테일 등 다양한 술을 선보이며 젊은 층의 인기를 끌고 있다. 맥주를 마시면서 자유롭게 여유로운 분위기에 책을 볼 수 있어 인기다.

일본에서는 퇴근길에 가볍게 한잔 한다는 의미의 ‘조이노미(ちょい飮み)’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커피전문점에서 주류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커피에 와인과 맥주 등을 판매하는 ‘스타벅스 이브닝스’ 1호점이 도쿄역 건너편에 위치한 마루노우치 오피스가에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스타벅스 이브닝매장은 미국과 영국에 이어 일본이 세 번째다. 일본 점포의 주 타깃층은 30~40대 직장 여성이다. 이들이 일을 끝내고 혼자 가볍게 술을 마시고 싶어도 바(Bar)나 선술집(이자카야)에 들르기가 쉽지 않은 점을 고려했다. 마루노우치는 오피스가 몰려 있는 곳이다.

카페에 매출 시너지 효과를 낼 메뉴를 추가하면 20~30% 이상의 매출 상승효과를 낼 수 있다. 하지만 무작정 식사메뉴나 디저트 등을 추가할 수는 없다. 특히 식사메뉴는 조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주방 설비나 집기, 주방 인원 등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식사 메뉴를 과도하게 넣을 경우 오히려 카페의 콘셉트를 흐릴 수도 있다. 그러므로 주요 소비층의 특징과 선호도를 철저하게 분석한 후 메뉴 결합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보는 작업을 선행해야 한다.

커피 외에 디저트, 베이글, 베이커리 등 보조메뉴를 메인으로 판매한다면, 지속적인 메뉴 개발과 물류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전문 베이커리가 필요한 경우 인건비가 높아질 수 있으므로 베이킹이 간편하도록 프랜차이즈 본사가 완제품이나 반제품을 공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 재고가 늘어날 수 있으니 짜임새 있는 상품 구색 및 재고 관리에도 신경 써야 한다. 브런치카페의 경우 여유 있는 공간이 필요하지만 대로변에 위치해야 하는 대형 커피전문점과 달리 아파트 밀집지역의 이면도로나 중심상권의 외곽이 더 나을 수 있다.

FC창업코리아 강병오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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