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1월에 치뤄질 수능시험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그동안 수험생들은 밤낮없이 열심히 공부를 해왔으며, 지금도 불안한 마음에 손에서 책을 놓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무리한 공부보다는 수능 당일 컨디션을 위한 체력 안배와 건강 관리가 중요한 때다. 

특히 무엇보다 척추관절통증 관리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수험생은 아무래도 서 있는 것보다 앉아서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 척추관절통증에 노출돼 갑작스런 통증을 호소한다. 만약 수능 당일 허리통증이 생긴다면 정말로 아찔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제 실력 발휘는커녕 컨디션 난조에 정신력까지 흔들릴 수 있는 노릇이니 말이다.  

또한 시험을 앞둔 극도의 스트레스도 척추질환을 유발하는 주요 요소다. 인체가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교감신경이 항진되면서 혈관과 근육, 점막 등이 경직되고 체온도 떨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척추나 추간판에 신경학적 손상이 없더라도 목과 허리 등 주변 근육에 강한 근위축이 일어나면서 긴장성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이럴 때는 잠시 펜을 내려놓고 심호흡을 반복해가면서 긴장감을 이완시키면 도움이 된다. 이때는 시간을 뺏긴다고 생각하지도 말자. 마음이 급해지면 긴장감은 풀리지 않기 마련이다. 
그 다음에는 다른 수험생들에게 방해가 되지 않을 수준에서 마사지와 스트레칭으로 통증을 덜어내야 한다. 작은 동작을 취할 때에도 컨닝 의심을 받지 않으려면 눈을 감고 해야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수능 당일 요긴하게 써먹을 수 있는 응급처방들은 다음과 같다. 가장 대표적인 수능 당일 통증은 목과 어깨에서 발생한다. 목 디스크가 아닌 경우에는 보통 ‘근막동통증후군’일 가능성이 높은데, ‘흔히 담이 걸렸다’거나 ‘근육이 뭉쳤다’는 상태를 말한다. 
크게 걱정할 상태는 아니지만 방치하고 시험 내내 정신력으로만 버티려고 하면 두통이 유발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때는 목과 어깨를 잇는 부근에 위치한 흉쇄유돌근을 중심으로 마사지를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 부위가 경결될 경우 뇌와 귀로 가는 혈류작용을 방해해 통증을 유발하고 집중력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더불어 한 손을 머리 위로 올려서 반대쪽 머리 부분을 손이 위치한 방향 쪽으로 당겨주는 동작과 어깨로 원을 그리며 천천히 돌려주는 동작을 함께하면 더 좋다. 
목과 어깨보다 덜하지만 ‘요통’도 흔히 발생하는 수능후유증 중 하나다. 평상시 인간이 서 있을 때 요추 3번과 4번에 받는 척추내압은 100정도에 해당하는데 앉아 있을 때는 140, 앉아서 상체를 20도 정도만 숙여도 압력이 180까지 상승한다. 다행히 수험생들에게 주로 발생하는 요통은 허리뼈 이상보다는 주변 인대나 근육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 
이때 가장 좋은 방법은 양손바닥 혹은 주먹 쥔 손을 허리로 가져가서 살짝 압박을 한 상태에서 위아래로 비벼주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된 압력과 열감이 경결된 근육을 풀어줘 통증을 줄여준다. 또한 엉덩이를 고정한 상태에서 좌우로 상체만 움직여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수험생처럼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은 목과 허리에만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아니다. 엉덩이 쪽에 위치한 좌골 주위 조직인 점액낭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는데, 이를 좌골점액낭염이라고 한다. 이 질환이 생기면 우선 앉을 때마다 엉덩이에 찌릿찌릿한 통증을 느낀다. 점액낭에 생긴 염증이 골반 하부를 지나는 좌골신경을 자극해서다. 이로 인해 허리디스크의 방사통이나 하지불안증후군과 유사한 다리 저림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럴 때를 대비해 특히 엉덩이 살집이 부족한 수험생이라면 푹신푹신한 쿠션을 준비해가는 것이 최선이다. 미처 쿠션을 준비하지 못했다면 외투를 깔고 앉아 엉덩이에 가해지는 마찰을 줄일 수 있다.
극도의 긴장감 속에서 시간을 보내야 하는 수험생의 척추관절통증은 언제든 찾아올 수 있다. 급성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시험 전 꼼꼼한 스트레칭은 필수다. 스트레칭은 척추 주변의 혈액순환을 도와 뭉친 근육 속의 피로물질을 빠르게 제거하고 근육 경직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의자에 앉는 자세도 중요하다. 무릎이 고관절보다 약간 높게 하고 의자에 깊숙이 앉아 허리를 등받이에 기대야 한다. 의자는 등받이가 13도 정도 뒤로 기울어 허리를 지탱해주는 것이 좋다. 책상은 무릎 높이보다 약 5㎝ 정도 높고 제도 책상처럼 몸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것이 좋다. 장시간 앉아 있을 때는 같은 자세를 오래 취하는 것을 피해야 한다.
한편 추운 날씨도 수험생의 척추관절 통증을 유발하는 원인이다. 척추관절을 둘러싼 근육이나 인대가 뻣뻣하게 경직되는 과정에서 뼈와 신경조직이 압박을 받아 척추·관절에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체온보호에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등하교 시 반드시 외투를  챙기고, 공부를 할 때도 무릎담요 등을 활용해 기온변화에 대응하는 것이 좋다. 아울러 부족한 수면을 늘리고 반신욕과 명상 등 자신만의 방법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부천하이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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