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한 변화들이 산업 전반에서 진행되고 있다. 자칫 신경을 다른 곳에 두면 그 변화의 추이를 놓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라 일컬어지는 일반산업과 IT와의 결합은 이미 골목상권까지 파고들고 있다. 워낙 경쟁이 치열한 외식산업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주문, 배달앱은 물론 모바일 홍보까지 33㎡(10평)짜리 점포에서도 최첨단의 기능을 갖추지 않으면 아무리 훌륭한 메뉴와 가격경쟁력을 갖추고 있더라도 고객은 애써 찾아가지 않는다. 이번 호에서는 외식산업에서의 변화와 예비창업자들이 고려해야 할 것들을 점검해 보기로 하자.

최적의 상권과 입지, 훌륭한 매장 인테리어, 최고의 레시피, 합리적인 가격, 고용인력의 안정화. 이미 성공을 위한 모든 요소들을 갖춘 듯하다. 마치 가게를 오픈하면 모든 것들이 성공을 향해 나갈 것 같은 환상에 빠진다. 하지만 그것을 알릴 수 있는 준비가 화룡정점이라 할 수 있다.

과연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기본적인 것부터 생각해 보자. 가게를 홍보하기 위한 오픈행사와 전단지, 시식행사는 당연한 것이다. 여기에 온라인과 모바일 홍보를 병행해야 한다. 블로그마케팅은 물론이고 O2O서비스(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하는 현상)까지 고려해야 한다. 비용을 아까워 하면 안된다. 특히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오픈할 경우, 가급적 가맹본부가 요구하는 모든 홍보 수단을 의심없이 받아들여야 한다. 고객과의 접점을 확산할 수 있는 방법은 요즘 너무나 많은 수단과 비용을 요구한다. 물론 그 중에 필요 이상의 것들도 있을 수 있겠지만, 내가 공부하지 않고 실행하지 않으면 돈으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것에 익숙해 져야 한다.

특히 요즘은 SNS마케팅에 주목해야 한다. 전달력이나 파급력이 기존 온라인 방식에 비해 날로 확산돼 가는 추세이다. 적어도 페이스북에 점포의 동영상, 레시피 등은 필수적으로 올리도록 하자. 비쥬얼마케팅은 매우 중요한 요소로 인스타그램 같은 매체를 활용한다면, 매니아들을 사로잡을 길이 열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2017년 외식사업을 준비하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고려해볼 사항을 언급해 보겠다. 필자가 지난 몇 년간 상담했던 예비창업자 모두의 소망은 대박의 꿈은 물론이고, 사업을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운영하고 싶은 욕구가 매우 강했다. 그래서 사업 아이템을 결정할 때, 특히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선택할 때 상품의 시장성에 주목해야 함을 강조했었다.

아울러 상품 시장성에 이어 확장성에 대해 논해 보려 한다. 세계경제의 장기불황과 더불어 내년도 예측 또한 그리 밝지 않기에 소비자들은 더욱 더 선택의 폭을 좁게 가져갈 것이며, 이러한 좁은 선택의 폭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상품의 확장성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신종어 중에 ‘모디슈머(Modisumer)’라는 말이 있다. 영어 ‘Modify(수정하다)’와 ‘Consumer(소비자)’의 합성어다. 외식사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한번쯤은 생각해볼 단어이며, 어쩌면 향후 시장을 크게 흔들 수 있는 소비패턴이 될 수 있다. 기성의 제품들에 본인만의 레시피, 가령 토핑 또는 부가적인 소스와 재료를 활용하여 메뉴를 재탄생시키는 소비자들이다. 이들은 좀 더 다르고, 개성적인 맛을 추구하며, 오히려 기성제품을 뛰어넘는 유행을 창조하는 경우도 있다.

예를 들어보자. 2016년은 개성 강한 매운 맛이 시장을 지배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치킨의 경우, 매운 양념의 경쟁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시장이었다. 그런데 A사의 경우를 들여다 보면 모디슈머에 의한 부가적인 이득을 보고 있음을 증명한다. 사연은 이렇다. 대개의 경우 치킨을 한 마리 시키면 한 두 조각이 남을 수 있다. 이렇게 남은 한두 조각을 시간이 지나면 버리는 경우도 발생한다. 어느 모디슈머가 먹다 남은 치킨 몇조각의 살만 잘게 찢어 남은 양념에 밥과 야채를 섞어 볶음밥을 만들었고 본인의 블로그에 레시피 동영상을 올린다. 매운 닭고기 야채 볶음밥, 이 레시피는 공전의 히트를 쳤고, 더불어 A사 및 A사 가맹점들은 부가적인 매출 향상을 얻을 수 있었다. 모디슈머 레시피의 위력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하지만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이를 예측하고 준비한 A사의 상품 확장성 전략이 적중했던 것이다. A사는 자사 제품에 더 강한 매운 맛을 원하는 매니아들을 위해 일률적으로 추가의 매운 맛 소스 작은 팩을 별도로 넣어줬다. 당연히 덜 매운 맛을 원하는 사람들은 이 소스를 뜯지 않았고, 더 매운 맛을 원하는 사람들은 이 소스를 뜯어 활용했다. 어쨌든 소스의 양은 충분히 준비된 상태였고 이로 인해 볶음밥 등 부가적인 레시피가 가능하게끔 만든 것이다.

만일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트렌드에 적합한지도 따져봐야 한다. 내가 취급할 상품이 이러한 모디슈머들에게 활용될 수 있는지, 아니면 가맹본부가 이러한 모디슈머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지, 더불어 모디슈머들에게 각광받을 수 있는 상품을 보유 또는 개발하고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더불어 한동안 열풍이었던 저가형 상품에 대해서는 한 번쯤 고민해 봐야 한다. 박리다매(薄利多賣)라는 경제원리에 입각한 상품들로 음료, 식사류 등의 시장에서 2년 정도 폭발적인 신장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다른 측면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저가형 상품의 시장성은 아직 탄탄하다 할 수 있지만 이제 소비자들은 최근 몇 년간 이어온 ‘가성비’에서 업그레이드 돼 지불 가능 가격 내에서 소위 ‘프리미엄’을 추구하고 있다. 트렌드코리아 2017에서 김난도 교수는 이를 ‘프리미엄B+’라고 명칭했다. 과거 매스티지라는 말과 같은 듯하지만, 외식업에서는 프리미엄B+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것 같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발빠른 프랜차이즈 업체들 중에 내년도를 겨냥한 상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누군가는 한번쯤 ‘이 가격에 이게 가능해?’라는 의문이 들 정도의 상품 구성에 골몰하는 듯한 모습들이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부재료 중 한 가지는 최상의 것들로 준비하는 것이다. 그래서 매니아들의 관심을 증폭시키고 자연스레 구매로 이어지게끔 하는 것이다.

좀 더 고민해 보자. 만일 내년에 외식창업의 준비를 서두르는 분들이라면, 공부를 먼저 할 것을 권하고 싶다. 외식사업은 철학이 있어야 한다. 음식에 대한 철학, 서비스에 대한 철학, 인테리어에 대한 철학. 하지만 이제는 철학만 갖고는 성공하기 힘들다. 센스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나를 알리고 사람들의 시선을 모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센스다. 답은 없다. 공부해야 하고, 주위를 많이 둘러 봐야 한다. 그리고 서두르지 말자. 출발선상에 선다면, 그 전에 충분히 연습하자. 오랜 지속성을 가져야 하기 때문이다.

박정수 (주)한솥 개발사업본부장 <injju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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