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고정현 기자] 남경필 경기지사와 김용태 의원이 22일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당의 운명이 분당(分黨) 쪽으로 한걸음 더 다가선 모양새다. 다만 비주류 투톱인 김무성 전 대표와 유승민 의원이 탈당 문제에 의견 합치를 보지 못한 상황이라 추가적인 탈당 움직임은 나오지 않고 있다.

남 지사와 김 의원은 추가 탈당을 고민하는 새누리당 의원들과 함께 교섭단체를 구성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남 의원은 이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당히 많은 (새누리당 의원) 분들이 고민하고 계신 것으로 확인했다. 탈당 고민을 하는 의원이 20명 이상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남 지사의 한 측근도 “내년 2월 정도면 교섭단체 구성을 마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23일에는 정두언·정태근·정문헌·이성권·김정권·김동성·박준선·김상민 전 의원 등 원외 당협위원장 8명이 탈당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현역 의원들 가운데는 정병국·나경원·김영우·하태경 의원 등의 이름이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오르내리고 있다.

비박계의 추가 탈당이 이뤄져 새 교섭단체가 생길 경우 1년여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겨냥한 ‘정계개편 회오리’로 이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남 지사도 “새로운 분들과 현재 정치권 안에서 새로운 정치를 꿈꾸는 분들 누구하고도 대화할 수 있다”며 “이제 보수와 진보를 가리는 게 별 의미가 없다. 건전한 중도세력과 힘을 합치는 게 맞다”며 정계개편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탈당파가 국회 내에서 발언권을 갖는 원내교섭단체(20명) 이상에 이르지 못하면 ‘소리 없는 아우성’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누리당 비주류의 핵심인 김무성 전 대표는 이날 이들의 탈당을 두고 “새로운 당으로 만들 수 없다는 좌절감을 갖고 탈당하는 것 같아 너무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자신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말을 아꼈다. 유승민 의원도 “일단 당에 남아 (내부) 개혁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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