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홍준철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씨 일가의 이권을 챙겨준 혐의를 받고 있는 김종 전 2차관의 아들에 대한 병역 특혜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미국에서서공부중인 김 전 차관의 아들은 서울 소재 대학의 체대 출신임에도 불구하고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복무를 했고, 근무기간도 아버지가 차관으로 있던 시기와 맞물려 복무해 특혜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우병우 전 민정수석의 아들은 ‘꽃보직’이라는 의경에 복무해 특혜 의혹을 받고있고, 김 전 차관의 아들은 한 단계 높은 ‘꿀보직’을 받은 게 아니냐며 공분을 사고고있다. 특히 두 사람은 부인과 장모가 최순실 씨와 친분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고위직에 오른 배경에도 최 씨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혹도 같이 받고 있어 자식 병역 특혜 논란까지 동병상련 처지에 빠졌다.

- 서울 소재 체대 졸업… 공공 기관에서 ‘공익’ 근무
- 아버지 차관 재직 시절 아들은 ‘꽃보직’넘어 ‘꿀보직’

‘체육계 대통령’으로 알려진 김종 전 차관의 아들 김모씨는 서울에 소재한 J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체대는 기본적으로 실기시험이 있어 신체적으로 건강한 학생들이 지원한다. 특히 J대 체대의 경우 과별로 차이가 있지만 달리기, 턱걸이,높이뛰기 등 구기종목 실기시험뿐만 아니라 멀리뛰기, 공던지기  윗몸 일으키기 등 기본적인 신체 검정을 받아야 합격이 가능하다.

하지만 김 씨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아 공공기관에서 공익근무요원(현 사회복무요원으로 개칭)으로 2013년 중순부터 2015년 중순까지(24개월) 대체 복무를 했다. 통상 군복무 신체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는 경우는 정신적, 신체적으로 정상적인 병역 의무가 힘들 경우다. 병무청과 공익근무요원에 복무한 인사들에 따르면 정신건강 테스트로는 4급 판정을 받기가 힘들다는 게 한결같은 지적이다.

체대 실기 테스트 합격 4급 공익 판정

보통은 신체검사를 통해 대다수가 4급 판정을 받을 경우,  키와 몸무계가 비정상적인 경우보다는 눈이나 귀 이상, 디스크 등 수술경력, 색맹, 습관성 탈골증, 다한증 등각종 질병이 4급 판정 사유가 된다. 이밖에도 형사 범죄기록이 있을 경우 4급 판정을 받는다. 김 씨의 경우 체대를 졸업한 것을 감안하면 신체적 이상으로 4급 판정을받았다고 추측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공익 판정 과정에 특혜를 받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특히나 김 씨가 공익근무를 할 당시 아버지 김종 교수는 한양대 글로벌스포츠산업학과 교수로 재직하다가 2013년 10월 제 40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으로 갔다.김 전 차관은 한양대 신문학 학사를 취득해  미국 웨스턴일리노이 대학원 스포츠 경영학 석사 및 뉴멕시코대학교 대학원에서 동(同) 박사 학위를 받았다. 김 전 차관 아들 역시 아버지와   비슷한 경로를 거쳐 2015년 말 미국으로 넘어가 체육관련 대학원에 들어가 공부 중이다.

김 씨에 대한 병역특혜 의혹의 근거는 단순히 신체 건강한 체대생인 데다 아버지가 차관으로 근무할 즈음 병역 근무를 했다는 것 말고도 또 있다. 김종 전 차관과 ‘비선실세’로 알려진 최 씨와 우병우 전 수석과의 관계도 한몫하고 있다. 김 전 차관이 갑작스럽게 차관직에 발탁된 배경으로 최 씨와의 친분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전차관은 고위직에 있으면서 최 씨 일가의 이권을 챙겨준 혐의로 구속된 상황이다. 그는 최 씨가 깊숙이 개입한 K-스포츠재단 설립과 운영에 개입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최 씨의 조카 장시호 씨와 함께 장 씨의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삼성이 16억 원을 후원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한 이 센터는 실적이 전무하다시피한데도 문체부에서 6억7000만 원을 지원받았다. 이어 김 전 차관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가 2014년 국가대표에 선발되는 과정에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김 전 차관은 최 씨와 관련해 “차관 취임 초기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소개를 통해 최 씨를 처음 알게 됐다”고 검찰 진술에서 밝히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전 실장은 “정신이 나간 사람”이라면서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김 전 차관이 최 씨 일가의 이권 챙기기에 앞장섰다는 것이다. 검찰에서는 차관직에 임명된 것과 관련,  김 전 차관과 최 씨의 연결고리로 김 전 차관의 부인이 역할을 한 것으로파악하고 있다.

한편 김 전 차관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과의 관계도 아들이 병역 특혜 의혹에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우 전 수석은 2014년 김 전 차관의 비위 정황을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으로부터 보고를 받았다. 당시는 민정비서관이었던 우 전 수석은 관련 비위 정황을 보고받고도 어떤 조치도 내리지 않았다. 우 전 수석이 김 전 차관의 전횡을 알고도 묵인 내지 방조했거나 아니면 최 씨가 ‘방패막이’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아들 병역 특혜 논란 우병우-김종 ‘동병상련’

한편 우 전 수석의 아들도 병역 특혜 논란에 휩싸여 있는 상황이다. 우 전 수석의의아들은 의무경찰로 복무하다가 2015년 7월3일자로 의경 2개월만에 서울지방경찰청청운전병으로 발령났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의무경찰 인사배치 규정을 위반하는 등 절차가 생략돼 특혜 논란이 제기됐다.

의경으로 군 복무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자기 개발시간이나 외출·외박 기회가 많아인기가 높은 게 현실이다. 의경들 사이에서도 선호도가 높아 ‘꿀보직’으로 불리는 운전병으로 옮겨졌기 때문이다. 당시 우 전 수석은 민정비서관에서 민정수석으로 영전된 상황이었다.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서 승승장구한 배경에도 최 씨와의 관계때문이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최순실 국정농단파문’이 터진 후에는 우 전 수석의 장모와 최 씨가 평소 친하고, 그로 인해 최 씨가 우 전 수석을 민정비서관과 민정수석에 추천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다. 심지어 우 전 수석의 장모가 최 씨와 함께 골프를 쳤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들이 골프를 친 시점은 우 전 수석이 민정비서관으로 내정된 직후인 지난 2014년 6월로 알려졌다.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과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도 함께 골프를 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박 정권하에서 ‘밤의 대통령’으로 군림한 최 씨를 기점으로 김종 전 차관과 우병우 전 민정수석이 권력 핵심에 자리 잡고, 나아가 부인에 장모까지 최 씨와 친분설이 흘러나오면서 결국 자식들까지 병역 특혜를 똑같이 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