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박정민 기자] 경기 침체가 계속되면서 중견‧소기업들의 줄도산도 이어지고 있다. 12월 6일 금융감독원은 채권은행들이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 원 미만 기업(중소기업)에 대한 정기 신용위험 평가를 완료하고 176개사를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했다. 2009년 이후 최대 규모다. 그러나 어려운 국내 경제 상황 속에서도 성공하는 중견‧소기업인들이 있다. 그들은 발로 뛰며 자신만의 사업 영역을 넓혀 나가고 있다. 일요서울은 한국의 대표 중견‧소기업인들을 발굴해 그들의 인생스토리와 경영노하우 등에 대해 들어본다. 이번 호는 어썸월드 손정환 대표다.

- 초창기 어려움 많았지만 극복…현재도 꾸준히 노력
- 어린이 안전에 만전…다치지 않도록 책 모서리 둥글게

지난 7일 오후 경기도 일산에 위치한 출판사 어썸월드를 찾았다. 사무실은 책을 만드는 출판사답게 조용하고 차분했다. 안내 직원의 소개로 처음 만난 손정환 대표의 인상은 훤칠하고 반듯한 느낌이었다. 일부러 웃지는 않는 스타일이라 오히려 무표정에 가까운데도 밝고 친절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손정환 대표가 경영하고 있는 어썸월드는 어썸키즈(동화책), 어썸미디어(성인도서), 외국어 프로그램인 CLE 등 3종류의 책을 제작하는 출판사다. 어썸은 ‘언어의 섬’의 줄임말의 의미와 ‘어섬’ 즉 영어로 awesome ‘멋진’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갖는다. 어썸월드는 ‘좋은’, ‘훌륭한’ 책을 만들자는 손 대표의 의지를 담고 있다. 어썸월드의 모토는 ‘우리는 멋진 세상을 만든다(We are making an awesome world)’다.

유아책, 인체 무해한 인쇄용지 사용

어썸키즈에서는 국내 최초로 ‘책 읽어주는 책’을 보급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에게 다양한 방법을 통해 읽어주는 동화책을 제공하고 있다. 동화책에 QR 코드가 있어서 네이버나 다음 등의 포털 사이트 검색창 옆 마이크 버튼을 누른 뒤, QR 코드 버튼을 선택하면 카메라가 활성화 된다. 이 때 QR 코드를 찍으면 스트리밍으로 음원을 제공해 전문 성우가 동화책을 읽어준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어린 아이들이 접하는 만큼 안전성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는 것. 다치지 않도록 책의 모서리를 둥글게 처리했고, 인체 무해한 르네상스 인쇄용지를 사용한다. 책표지는 99.9% 항균 처리했다.

최근에는 CLE영어 학습 책을 시작했다. CLE는 캠브리지 대학에서 출간한 유아영어 프로그램으로 어썸월드가 국내 판권을 소유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ORT(옥스퍼드 대학에서 출간한 유아영어 프로그램)라는 교재가 많이 사용되었는데 CLE는 ORT의 저자인 허버트 커처 박사가 쓴 최신작이다. 현재 대치동 어학원이나 유치원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또 어썸월드는 현재 전국 지사를 통해 유치원과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책을 접할 수 있게 하는 B2B(기업과 기업 간 거래) 시장을 더 활발하게 넓혀가고 있다.

앞으로는 서점에서 독자들과 직접 만나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시장으로도 확장할 계획이다. 또 학습지 등으로도 분야를 넓혀 웅진이나 교원, 대교와 같은 교육서비스 시장의 대표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손 대표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기부를 한다. 홀트아동복지회나 선덕원(보육원) 아이들에게 필요한 동화책을 기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강남드림빌 보육시설에 동화책을 기부했다. 일을 하다 보면 기부할 기회가 오는데 그럴 때마다 놓치지 않고 기부를 한다. 회사 규모가 성장하면 더 많은 아이들에게 책을 기부 하는 등 더 좋은 일을 많이 할 수 있을 거라 굳게 믿고 있다.

막연한 책 사랑 ‘인생 길라잡이’

손 대표가 출판사를 경영하게 된 계기는 막연하게 책이 좋아서였다. 책을 읽는 것도 좋지만 그냥 책과 함께 하는 것 자체가 좋았다. 사람마다 힐링의 공간이 다른데 손 대표의 힐링 공간은 서점이었던 것이다. 책이 좋아 출판사에 취직을 했고 나중에는 본인이 만들고 싶은 책을 만들고자 직접 출판사를 내게 됐다.

손 대표는 “처음에는 어학 관련 분야의 출판을 하려고 했는데 지인이 어린이 책을 추천해 줬다”며 “지금 생각하면 어린이 책은 작지만 그림도 훌륭하고 가슴을 울리는 글들이 많은 것을 생각할 때 어린이 분야에 뛰어들게 된 것은 행운이었다”고 말했다.

시련도 있었다. 그는 “처음 1~2년은 이루 말할 수 정도로 힘들었다. 자금이 부족해 결제가 지연되는 바람에 마치 빚쟁이처럼 독촉에 시달렸다”며 “직원들이 갑자기 한번에 다 빠져나가는 사태도 있었다. 괴로운 시간이 오랫동안 지속됐었다. 3년차가 되니까 점차 안정이 되었으나 아직도 갖가지 어려움은 계속적으로 있다. 아마 끝이 없을 거라 생각은 하고 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기업가들이 자칫 실패를 하거나 부도를 내거나 심할 경우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도 있는 그러한 어려운 시기가 사업 1~2년 차에 찾아온 것이다. 회사의 위기는 사업의 실패와 성공의 갈림길이다. 그 갈림길에서 끝내 포기하지 않으니 점차 주변에서 도움의 손길이 조금씩 뻗쳐 와 결국은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손 대표가 삶에 있어서나 사업에 있어서 좌우명으로 삶는 마인드는 ‘선자립, 후협력’이다. 자신이 바로 서야 남들과 협력하거나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이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서는 것이 먼저’라는 것이 삶의 모토다.

그는 “영국에 펭귄 출판사라는 곳이 있는데 그곳의 CEO가 갖고 있는 마인드는 ‘양질의 책을 값싸게 만들어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제공하자’는 것이다”며 “출판사 CEO로서 이러한 마인드를 따라가는 것이 목표이고 바람이다”고 말했다.

박정민 기자  vitamin@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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