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의 질병 원인만을 중시 했던 과거에는 사회구조 관계가 비교적 단순했기 때문에 정신질환 치료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과 두려움을 갖고 있었다. 아직까지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최근 많은 관심과 정보들로 인해 막연한 오해는 비교적 해소된 편이다. 사회가 복잡해지고 각종 정신적 스트레스가 원인이 되어 발생되는 정신질환에 대해 비로소 적극적으로 치료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특히 연예인을 통해 많이 알려진 정신질환 중에 공황장애가 있다. 공황장애는 갑작스럽게 불안감에 휩싸이면서 숨이 막히거나 심장이 두근대며 극단적인 공황발작을 반복하는 불안장애의 일종이다. 호흡장애가 주요 증상이기 때문에 대부분 폐 혹은 심장질환으로 의심하는 경우가 많다. 발작이 예기치 못한 상황에서 발생하므로, 다른 불안장애에 비해 질병에 대한 인식과 걱정이 높고 사회경제적 기능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다른 정신질환과 같이 오는 경우가 많아 공황장애 환자는 전반적인 삶에 현격한 장해를 경험한다. 공황장애 환자의 절반 이상은 직업활동 또는 가정 내 생활기능을 수행함에 있어 심각한 장해를 겪는다. 이로 인한 삶의 질 저하 및 경제적인 손실은 사회적으로 큰 부담을 초래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공황장애로 진료 받는 환자들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 의하면 공황장애로 진료 받은 환자가 2006년 3만5천 명에서 2011년 5만9천명으로 10.7%의 연평균 증가율을 보였다. 또한 공단부담 급여비는 2006년 74억 원에서 2011년 122억 원으로 증가해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며 진료비는 2006년 112억 원에서 2011년 169억 원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실제로 공황장애로 고통받은 환자들이 더 많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공황발작은 흥분 상황, 성 행위, 감정적 상처 등에 뒤따라 유발될 수 있으나 이유 없이 자발적으로 생기는 경우가  흔하다. 증상이 발생하면 보통 10분 안에 발작이 최고조에 이른다. 공황발작이 나타나기 전에 반복해서 있었던 사건이 있다면 그것이 무엇인지 면밀히 관찰해 봐야 한다. 주요한 증상은 극도의 공포와 죽음에 이를 것 같은 절박한 느낌이다. 보통 환자들은 이런 공포의 원인을 알지 못하고 혼돈스러워한다. 빈맥, 심계항진, 호흡곤란, 발한과 같은 신체 증상이 나타나는데 대개 발작은 20~30분 지속되고 1시간을 넘기는 경우는 거의 없다. 예기 불안이 또 다른 주요 증상인데 한번 발작을 경험하게 되면 다음 발작이 있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에 불안해하는 것을 말한다. 심장과 호흡 문제와 관련된 신체증상이 공황발작 시 환자가 가장 걱정하는 문제이며, 자신이 곧 죽을 것이라는 생각에 사로잡혀 응급실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

그 원인은 아직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서양의학에서는 노레피네피린, 세로토닌(Norepinephrine, Serotonin) GABA등 신경전달물질의 불균형, 말초자율신경계의 과민성 및 과활동성, 편도, 전전두엽, 해마와 같은 불안과 관련있는 뇌 구조물의 기능적 이상이 과도한 불안과 공포를 생성한다는 견해가 있다. 정신분석학에서는 불안을 야기하는 충동에 대한 방어기제의 작동 실패를 공황장애의 원인으로 인지한다. 인지이론에서는 공황장애에 대한 대부분의 인지모델들을 ‘불안에 대한 공포’개념에 바탕을 두며 특정 신체 감각이나 증상을 과대해석하거나 파국적으로 해석함으로써 공황증상이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한의학에서는 공황장애를 경계(驚悸), 정충, 공경(恐驚), 초려(焦慮)등의 범주에서 해석하고 치료하고 있다. 심담허겁(心膽虛怯), 심비양허(心脾陽虛), 심기부족(心氣不足), 간신음허(肝腎陰虛), 담음내정(痰飮內停), 혈맥어조(血脈瘀阻)등으로 파악한다. 대개 허실(虛實)을 서로 겸하지만 허(虛)가 주가 되므로 보허(補虛)를 치료의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으며 기(氣)를 더하고 혈(血)을 보충하면서 어혈과 담음을 제거하는 치료 방법을 쓴다. 현재까지 공황장애 치료에 대한 한의학계의 연구에는 한약, 침치료 등과 같은 한방치료와 더불어 ETF요법, 마음챙김명상, 추나수기이완법, 미술치료, 인지행동치료 등의 심리치료방법이 활용된 증례보고가 주를 이루고 있다. 최근 여러 연구를 통해 한의학적 치료는 신체적, 심리적 효과뿐 아니라 삶의 질적 측면에서도 효과가 있음을 알 수 있으나 한의학적 치료가 공황장애 환자들에게 더욱 보편적인 치료 방법으로 인식, 확대되기까지 더욱 많은 연구와 홍보가 이루어져야 한다. 

과거 정신질환은 역병으로 치부해 일명 ‘몹쓸 병’으로 여겨 외부에 그 사실을 알리기 꺼려하고 치료받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신체의 질병처럼 여겨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있다. 공황장애의 경우는 그 증상이 신체적 증상과 동시에 병발하는 경우가 많아 자칫 장기의 병으로 오인할 수 있으나, 이는 엄연히 정신질환이므로 정신과적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앞으로 사회가 복잡해지고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많아질수록 이환율(병에 걸릴 비율)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아 개인적, 사회적으로 생기는 손실을 예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보인 한의원 원장>

정리=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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