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재앙으로 향하는 한국”···외국 학자의 경고
지나친 수출 의존이 한국 경제의 아킬레스건

부산 동서대학교 에너지·생명공학부 교수이자 중국 상하이 후단 대학 생명과학학원 부원장인 저스틴 펜도스 박사는 최근 미국 외교안보전문지 ‘더 디플로맷’ 기고문 ‘한국이 경제 재앙을 맞을 태세를 갖추고 있다’에서 정작 한국이 관심을 기울여야 할 문제는 현재의 정치 스캔들보다 경제 쇠퇴라고 경고한다. 그는 무엇이 한국 경제를 실제로 구성하는지 살피는 것으로 논의를 시작한다. 2015년 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46%는 수출에 의한 것이었다. 이것은 한국 전체 경제의 약 절반이 수출에 의존함을 의미한다. 46%라는 수치도 그나마 2012년의 최고치 56%에서 많이 낮아진 것이다. 그런데 미국, 일본, 중국이 수출에 의존하는 비율은 각각 13%, 18%, 22%이며 이들 세 국가는 모두 강력한 내수 기반이 있다. 높은 수출의존도의 문제는 세계적 경쟁에 휘둘리기 쉽다는 것이다. 수출 상품의 외국 시장 점유율은 변하는 소비자 기호, 새 경쟁자 출현, 비슷한 제품을 더 싸게 내놓는 모방에 취약하다.

지난 20년 간 탁월한 한국 수출품은 전자, 자동차, 선박이었다. 2000년대 중반 한국은 이들 분야의 세계적 선두 국가였다. 하지만 근년 들어 한국의 탁월함은 전반적으로 퇴색되었으며 이는 중국 기업과의 경쟁이 큰 원인이다. 그 경쟁이 가장 잘 드러나는 분야로 해운업을 들 수 있다. 중국 항만과 조선회사들의 성장으로 태평양 해운업은 중국 쪽에 현저히 유리하게 재편되고 있다. 한국의 수출과 관련해 간과되는 중요한 측면 하나는 전반적인 다양성 결여다. 한국 전체 수출의 약 48%는 전자제품과 관련 부품이며, 31%는 자동차·선박 같은 운송수단과 관련 부품이다. 만약 이들 중 어떤 제품의 환경에 중대 변화가 생기면 그것은 전체 한국 경제에 느리지만 꾸준한 하방(下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수출이 10% 줄면 그것은 글자 그대로 경제를 5% 위축시킨다. 이는 수많은 실업으로 이어져 가뜩이나 높은 실업률이 더 악화된다. 화웨이와 오포 같은 중국 업체들이 삼성의 턱밑까지 치고 올라온 가운데, 차세대 아이디어와 기술의 개발을 촉진하는 데 그다지 유리하지 않은 한국 기업문화를 감안하면 잠재적인 쇠퇴는 더욱 타당해 보인다. 발전적 사고의 결여는 기술 강국이라는 세계적 명성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최신 개발 과정에서 완전히 발을 뺀 청정에너지 분야에서 가장 극명하게 드러난다.

또 다른 근심 분야는 기업부채다. 한국의 총 기업부채는 GDP의 171%다. 물론 미국(304%)과 중국(169%)도 비율이 높다. 하지만 한국은 상황 악화에 더 휘둘린다는 것이 문제다. 무엇보다 한국에는 연속 3년간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못 내는 좀비기업이 많다. 한국 기업부채의 약 25%가 좀비 기업들에 몰려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부채의 대부분이 국내 금융기관의 대출금인 상황에서 이 수치는 매년 계속해서 상승한다. 지금까지 상환불능 위험이 있는 부채의 대부분은 새 부채로 갈아타거나 채무조정을 거쳐 왔다. 하지만 이 두 가지가 영원히 지속될 수는 없는 법이다. 재벌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삼성의 부채 약 290억 달러는 연매출의 148%다. 삼성이 그토록 많이 빌릴 수 있는 것은 지속적인 미래 성장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기업들이 그러한 기대를 다소라도 잠식한다면, 삼성의 매출 대비 부채 비율은 높아져 미래의 지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고 삼성의 연구·제조·경쟁 능력이 압박 받을 수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기업들은 왜 이리 빚을 많이 지는가.

한국의 경우 첫 번째 요인은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의 경제 호황이다. 이 기간 한국에서 어딘가로 투자되기를 바라는 많은 자본이 조성됐다. 국내 투자를 촉진하기 위해 한국정부는 한국 기업들이 과도하게 빌릴 수 있게끔 대출 관련 법률을 잇달아 완화했다. 이런 완화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유발한 악성 부채를 끔찍하게 떠올리게 하는, 그토록 많은 좀비기업의 탄생을 허용한 핵심 요인들 가운데 하나다. 한국 기업문화의 핵심적인 문제는 서툰 의사결정이다.

지난 30년간 기업대출의 두드러진 수혜자는 한국의 부동산 시장이었다. 좋았던 시절에 생겨난 자본의 인기 높은 배출구였던 한국의 자산시장에 수많은 아파트, 리조트, 고급 호텔이 건설됐다. 전통적으로 부동산과 무관했던 기업들이 새 자산에 크게 투자했다. 이런 투자는 아파트 수만 채가 미분양으로 남는 등 근년 들어 심각한 주택 과잉이 빚어져 실질적인 자산 버블의 불가피성에 대한 우려를 유발했음에도 불구하고 2015년 기록적인 속도로 지속됐다.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의 대출은 기업 부문에 국한되지 않았다.

민간 대출도 대폭 완화돼 일반 한국인도 대출 열풍이라고밖에 할 수 없는 현상에 젖어들었다. 2015년 초 매킨지가 지속 가능하지 않은 가계부채를 안은 7개국을 선정했는데 한국이 이에 포함됐다. 한국의 가계부채가 2015년 1월 GDP의 84%에서 2016년 7월 90%로 계속 불어나는 가운데 안타깝게도 이 보고서에 주목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중국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41%, 일본은 66%다. 여기까지 설명한 펜도스 박사는, 현재의 정치 스캔들은 얼마나 많은 무능과 부패가 다양한 경제적 위험의 낳았는지 상상할 수 있게 해 준다면서, 이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관찰하면 누구든 전율 속에 미래를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고 경고한다. 그가 보는 한국경제의 미래는 불안하다. 일련의 도미노들이 이미 길게 줄을 섰고 무너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곽상순 언론인  ilyo@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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