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의 초상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빛의 제국’ ’검은꽃’ 등의 역작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베스트셀러 작가 김영하의 장편소설 ‘퀴즈쇼’가 뮤지컬로 재탄생된다. 컴퓨터에 익숙하고 온라인상에서의 만남과 사랑이 가능하다는 것을 경험한 네트워크 세대의 성장담이자 연애담을 표방하며 각박한 도시 생활 속 젊은이의 초상을 리얼하게 그려낸 작품. 같은 세대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탁월한 심리묘사와 흥미 넘치는 전개로 젊은 관객층에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전망이다.

이 작품은 젊은이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그 ‘성장’은 단순히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 즉 사회에 안정적으로 편입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것은 청춘(靑春), 그것도 대한민국의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 작품은 청춘의 본질을 ‘퀴즈’에서 찾고 있다. 질문을 하고 답을 찾는 과정인 ‘퀴즈’를 통해, 갑자기 세상과 맞닥뜨리게 된 청춘이 어떻게 스스로의 세계를 구축하고 진정한 어른이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뮤지컬〈퀴즈쇼〉는 지난 2007년 12월 원작자인 ‘김영하’와의 라이센스 계약을 시작으로 박칼린 연출, 오미영 대본, 노선락 음악으로 크리에이터를 구성하며 새롭게 탄생됐다.

그 동안 로맨틱 코미디 뮤지컬 위주로 발전하고 사랑 받아 오던 중·소형 뮤지컬계에 창작뮤지컬로 새 바람을 일으킬 채비를 마쳤다.

실험정신이 가득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가 있으며, 복잡한 사회의 면모들을 담아낼 수 있는 뮤지컬에 목마른 이때, 바로 뮤지컬〈퀴즈쇼〉가 그런 목마름을 채워 줄 전망이다.


젊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그들의 이야기와 감성

뮤지컬〈퀴즈쇼〉는 진행 과정 중 대본의 방향성 수정으로 오미영 대신 드라마터그겸 작가 최예정이 합류하였고, 연출 박칼린과 함께 오랜 기간 동안 원작의 주제와 느낌을 충실히 살린 대본을 위해 공을 들으며, 젊은 여류 크리에이터들이 의기투합, 참신한 뮤지컬을 창조해내기 위해 노력했다.

주인공 민수와 우리가 딛고 서있는, 우리를 낳은 토대이며 동시에 앞으로 주인공과 우리가 살아갈 터전이기도 한 ‘인터넷 공간’과 젊은이들에게 도전의 또 다른 이름인 ‘퀴즈쇼’.

이 두 가지의 익숙한 배경 안에서 젊은이의 자아 찾기, 화려함과 고독이 공존하는 도시의 양면성, 취업난과 실업문제, 직장의 이상과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는 뮤지컬〈퀴즈쇼〉는 젊은 관객들의 절대적인 공감과 함께 그들의 현실을 위로한다.

뮤지컬〈퀴즈쇼〉를 통해 “군더더기 없는 간결함과 속도감, 그리고 상징적이고 위트 있는 작품”을 추구하는 박칼린 연출의 컨셉은 단순하지만 재치 있는 아이디어가 빛난다.

연회색의 큐브들로 가득 채워진 무대, 큐브 안에서 공간을 나누는 것은 오직 상징적인 영상들과 빛들이다. 이것은 수많은 아파트들로 채워진 한국 땅, 고시원의 쪽방, 도심의 빌딩과 그 안의 사무실들, 바로 육면체의 큐브들 속에서 아등바등 사회의 세포들로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형상화한 무대다.

또한 큐브를 채우는 푸른빛과 숨 가쁘고 현란하게 바뀌는 영상 또한 컴퓨터와 영상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을 반영하여 낯설진 않지만 신선하다.

상상과 파격 가득한 비현실적이고 함축적인〈퀴즈쇼〉의 무대는 “어떤 것은 으레 그 모습을 하고 있을 것이다” 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무대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뮤지컬〈퀴즈쇼〉의 가장 큰 미덕은 고급스럽고 짜임새 있는 음악이다.

김영하 작가의 팬이던 노선락 작곡가가 김영하의 소설에 대한 또 다른 형식의 감상문으로 생각하며 작곡한 음악은 그래서 인물의 심리에 대한 반영과 하고자 하는 말에 어울리는 음표를 찾아낸 능력이 탁월하다.

단순히 이지리스닝(easy listening)의 팝 스타일을 지양하면서도 등장인물의 개성과 심리를 잘 나타내주고, 드라마구조를 탄탄히 받쳐주는 뮤직넘버들은 청춘, 회사, 사랑의 테마들이 얽히고 설켜 변주되면서 장을 완성하고 막을 완성해간다.

특히 노선락의 음악은 한국 최고의 음악감독 출신 박칼린 연출이 매우 만족스러워 한 음악이기에 더욱 신뢰가 간다.

여기에 샘 비브리토와 김봉수의 드라마를 이끄는 안무, 무대 디자이너 박동우의 선 굵은 무대와 더불어 조명디자이너 민경수, 음향디자이너 김기영, 의상 디자이너 백경진 등 이미 각 분야에서 최고의 경지에 이른 디자이너들이 합류하여 뮤지컬〈퀴즈쇼〉를 최고의 작품으로 완성해 냈다.

뮤지컬〈퀴즈쇼〉의 캐스팅은 일반적으로 배우들을 선발할 때 진행하는 오디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실력으로 이미 널리 검증된, 그리고 이미지가 딱 들어맞는 맞춤 배우를 찾는 것, 그것이 뮤지컬〈퀴즈쇼〉가 오디션을 생략한 이유였다.

실력 있는 배우들로 구성된 맞춤 캐스팅

뮤지컬〈퀴즈쇼〉에 생명력을 불어넣을 주인공은〈쓰릴미〉〈김종욱 찾기〉〈파이프 코스 러브〉〈주유소 습격사건〉〈나쁜 자석〉등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오가며 연기의 진폭을 넓혀가고 있는 신예 이율이 맡았다.

이 외에도 전나혜(난아), 한성식, 성기윤, 진수현, 방정식, 김호영 등 연기력과 관객흡인력에서 최고의 배우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걸출한 배우들이 대거 참여함으로 작품을 탄탄하게 받쳐줄 예정이다.

이들을 주축으로 총 13명으로 구성된 믿음직스러운 배우들은 토월극장의 넓은 무대를 한시도 쉴 틈 없이 바쁘게 움직이며 에너지를 내뿜는다. 특히 1막의 현실세계와 2막의 퀴즈세계에서 동일한 조연 배우들이 각기 다른 주요 배역을 능수능란하게 연기하는데, 그 배우들이 어떻게 갈등구조를 이루고 1막과 2막이 서로 연관성을 갖는지 관찰하는 것 또한 뮤지컬〈퀴즈쇼〉의 색다른 재미가 될 것이다.

공연일시 2009년 12월 6일~2010년 1월 2일
공연장소 예술의전당 토월극장
공연시간 화~금 8시/ 토~일 3시, 7시 30분
(월 공연 없음)
티켓가격 R석 6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
공연문의신시컴퍼니 02) 577~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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