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잡고 윈윈…‘정치9단’ 체제서 반등 노린다!

▲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오른쪽)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사진=정대웅 기자>

최근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가 당대표로 등극하면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에 이어 1·15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돼 ‘박지원 체제’의 국민의당이 새롭게 출발했다. 전당대회 전 뜨겁게 일었던 ‘자강론이냐, 연대론이냐’를 두고 자강론으로 정리하는 과정에서 쐐기를 박은 것도 사실상 박 대표라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지지율 부진 속 '박지원 딜레마'를 겪고 있는 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정책승부'라는 정면돌파로 윈윈전략을 이끌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박 대표는 전대에서 당대표에 선출된 직후 “자강론이 있어야 연대론이 성립된다”고 강조했다. 연대를 하기 위해선 자강이 있어야 하고 자강을 해야만 연대가 되는 ‘동전의 양면’인 셈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최근 당 안팎에서는 정치적 내공이 강한 박 대표가 당의 간판 격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반응이 나온다. 박 대표는 과거 ‘3김시대’ 때 활동한 인물인 만큼, 4당체제의 현 상황에서 박 대표만 한 정치력을 가진 인물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김대중 정부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정치판에서 ‘정치고수, 정치9단’으로도 불린다.


앞서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일부 의원들은 박 대표를 헤비급 선수로 비유하며 ‘플라이급 대회에 헤비급 선수를 어떻게 이기겠느냐’며 관전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정치9단 박지원
당 간판 부상

현재 국민의당은 ‘확장성’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만큼 대선 후보 영입의 문이 활짝 열려 있는 상태다. 다행히 박 대표는 아직까지 안 전 대표를 당내 유일한 대권주자로 인정하는 듯 보인다.


박 대표는 최근 MBC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미래에 대한 준비와 실력, 비전을 갖춘 인물은 감히 김대중 전 대통령과 안 전 대표밖에 없었다”고 강조했다. 실제 국민의당은 전대 이후 안 전 대표 중심의 대선체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아직 당내 대선후보 경선도 치르지 않은 상태에서 특정 후보만을 내세우는 건 당의 강점인 확장성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란 주장도 나온다. 물론 이는 박 대표가 안 전 대표를 당내 유력 대선주자로 계속 인정할 때다. 박 대표가 새로 입당한 인물에게 비전과 가능성을 발견한다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여야 뿐 아니라 박 대표에 반대하는 일부 세력도 정치력만큼은 박 대표를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없다”면서 “여기에 연륜과 임기응변 등이 더해졌기 때문에 대선이 다가올수록 그의 영향력은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는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이다. 그는 대선에서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겨루게 된다면 이길 자신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공들이고 있는 2030세대 끌어안기에서 두 의원의 격차는 상당하다.

지난 24일 문화일보 여론조사에서 20~30대(19세 포함)의 문 전 대표 선호도는 각각 40.5%, 46.7%를 기록했다. 안 전 대표는 각각 7.0%, 6.9%에 머물렀다.

두 사람의 가상대결에서는 문 전 대표가 각각 71.2%와 74.3%를, 안 전 대표는 21.1%, 15.7%를 차지했다(없음·모름/무응답 각각 2.9%·4.8%, 6.1%·4.0%).

아직까진 큰 차이를 보이고 있지만 대선까지 시간은 충분한 데다 박 대표의 지원사격이 계속된다면 반전의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는 평도 많다. 하지만 앞서 지적대로 당내 대선후보 경선에서 박 대표가 누구의 편에 서느냐가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유력 대권주자인 문 전 대표의 당선을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반드시 승리할 수 있는 인물에게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손학규 대안론 부상
모두 웃을 수 있을까

박 대표는 지난 24일 손학규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과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2일 국민주권 개혁회의 창립행사에 참석한 박 대표는 축사에서 손 의장에게 국민의당 합류를 권유했다.


박 대표는 “손학규는 박지원과 함께할 때 행복했고, 박지원과 헤어졌을 때 불행했다”면서 “여러분이 국민의당의 대선드림팀이 돼주면 우리는 반드시 정권교체, 국가대개혁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안 전 대표와 박 대표, 손 의장 모두에게 윈윈 전략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앞서의 인사는 “손 의장이 국민의당에 입당하거나 연합해 안 전 대표와 경선을 펼친다면 언론의 주목은 물론 당과 대선주자의 주가도 오를 것”이라면서 “안 전 대표에게는 경선을 통해 침체된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대로 진행된다면 손 전 대표는 존재감을 부각할 수 있는 기회를, 박 대표는 제3지대의 주도권을 쥐고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는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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