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현 감독, 배우 지창욱, 심은경, 오정세, 김상호, 안재홍(왼족부터)<사진=송승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지난해 tvN 드라마 ‘더 K2’를 통해 미소년이 아닌 화끈한 상남자로 돌아왔던 지창욱이 첫 스크린 데뷔작으로 액션을 듬뿍 담아낸 영화 ‘조작된 도시’로 관객들을 찾아온다. 특히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추격신, 격투 장면 등 다양한 액션 연기를 원 없이 선보임과 동시에 특유의 감성 연기까지 더하며 여심을 흔들 준비를 마쳤다.
 
‘웰컴 투 동막골’로 두각을 나타냈던 박광현 감독은 10년여 만에 ‘조작된 도시’로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영화 ‘조작된 도시’는 지난달 31일 서울 성동구 CGV 왕십리점에서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를 열고 첫 선을 보였다.
 
영화는 제작단계부터 10년 만에 복귀하는 박 감독에 대한 기대와 브라운관을 통해 대세로 자리잡은 배우 지창욱의 조합만으로도 관심을 끌었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배우 심은경을 비롯해 안재홍, 오정세, 김상호 등 연기파 배우들이 가세하며 지창욱이 억울한 누명을 벗기까지 혼자 짊어져야 하는 무게를 분산하며 다양한 재미를 만들어 냈다.
 
영화는 게임 세계 속에서 완벽한 리더지만 현실에서는 평범한 백수인 ‘권유(지창욱 분)’가 PC방에서 유연히 누군가 잃어버린 휴대폰을 찾게 되고 곧이어 울리는 찾아달라는 전화를 받으면서 시작된다.
 
하지만 '권유'는 영문도 모른 채 살인자의 누명을 뒤집어쓰게 되고 억울하게 감옥에 수감되며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세상에 대한 배신감에 몸서리친다.
 
더욱이 아들을 구하겠다며 고군분투하던 자신의 어머니마저 세상을 등지면서 진실을 찾기 위해 위험한 도박을 시작한다.
 
다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에서 그의 결백을 믿는 게임 팀 멤버이자 초보 해커인 ‘여울(심은경 분)’이 권유가 기억하지 못하는 단 3분 16초동안 누군가에 의해 완벽하게 조작됐을 알게 되고 권유와 게임 멤버가 모두 모여 자신들의 방식으로 사건의 실체를 추적해 나가는 이야기를 담아냈다.
 
‘조작된 도시’는 게임분야에서 일각을 보이는 국내 특성을 반영해 게임 속 세상과 현실이 교묘히 교차되며 독특한 소재를 사용한 점이 눈에 띈다.
 
특히 극 초반 게임인 듯 현실인 듯한 전투 장면은 게임을 접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도 묘한 흥분을 불러일으킨다.
 
여기에 박 감독은 단지 게임 속 세상에 멈추지 않았다. 이들이 해결해야 할 현실에서는 추격과 격투장면, 첨단 IT기술이 등장하며 극의 긴장감을 높였다.
 
더욱이 극중 권유를 돕는 게임 멤버들은 일명 사회 속 ‘잉여인간’과도 같은 인물들을 설정해 탁월한 원톱 해결사가 아닌 협동과 서로의 신뢰를 통한 함께 문제를 풀어가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 지창욱 특유의 감성 연기와 액션은 더할 나위 없이 부족함을 찾기 힘들다. 극중 내내 쫓고 쫓기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은 탁월했다. 마치 한국판 미션 임파서블을 연상시킬 정도로 화려한 액션신을 자랑한다. 최근 개봉한 ‘공조’나 ‘레지던트 이블’에 견주어 볼만한 볼거리를 만들어 냈다.
 
지창욱은 이번 작품에 대해 “나름 고생하면서 재미있게 촬영한 기억 뿐”이라며 “교도서 안 장면이 힘들었다. 훨씬 더 많은 분량을 맞았고 뛰었고 그런 기억이 있다”고 소감을 전할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특히 이번 작품에서 홍일점으로 등장하는 심은경의 변신도 새롭다. 마냥 밝고 귀엽기만 했던 이미지에서 벗어나 음산하고 소극적이면서도 강단 있는 캐릭터 연기는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겠다는 그의 의지가 담겨 있다.
 
이와 더불어 극 초반 정체를 알 수없는 국선변호인 역을 맡은 오정세가 선보이는 악당의 모습은 그간 선보였던 코믹과는 거리가 멀다.
 
그의 대한 편견이 남아 있다면 초반 웃음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가 선보이는 치밀한 범죄는 섬뜩하기만 하다. 마치 미치광이가 숨어있는 듯 하다.
 
이처럼 박 감독은 다양한 캐릭터와 역학관계를 설정하며 지루할 틈을 없앴다. 더욱이 심각해 질 수 있는 절대 권력을 상징하는 부분도 때로는 심각하게 또 때로는 유머러스하게 조작해 내며 자신의 연출법을 완성했다.
 
특히 박 감독은 대중성을 표방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는 의미 있는 장치들을 남겨놔 여운도 만들었다.
 
국선 변호사 ‘민천상(오정세 분}’의 사무장 이하늬의 깜짝 등장과 극 후반 불멸의 의미인 사무장의 모습은 오늘 날의 현실을 꼬집었다.
 
악당을 움직이는 사람을 고민한 박 감독은 “연결책을 고민하다가 사무장을 주목했다. 사실 사무장은 실제 존재하는 인물이 아니고 판타지”라며 “나중에 놓아준 것은 영화가 황당하고 말도 안 돼는 오락 영화 같이 악당이 쉽게 죽지 않는 데서 시작해 놓아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진제공=CJ엔터테인먼트>

다만 박 감독은 이번 작품의 소재가 심각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누구나 보기 편한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전해 현실적인 답답함을 강조하기보다 관객들에게 시원하게 막힌 하수가 뻥 뚫리는 듯한 쾌감을 선사하고 싶은 의지를 전했다.
 
영화 ‘조작된 도시’는 다소 황당한 소제로 약간의 우려도 있었지만 다양한 이야기와 볼거리로 채워가며 단단한 이야기를 엮어냈다.
 
물론 아쉬움도 있다 주인공 ‘권유’가 탈출하는 과정이나 진실을 파헤쳐 가는 과정 속에서 다소 빈구석이 보인다. 치밀함 보다는 다양성에 무게가 더 실리는 지점이다.
 
또 극이 결말에 다다를수록 손쉽게 예상되는 결말과 캐릭터들의 반전 없는 일관성은 보기에는 편하지만 다소 지루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될 수 있다는 점은 약이 될수도 독이될 수 있는 양면성이 남아 있다.

한편 박 감독은 “이 영화는 심각한 영화는 아니다"라며 "우리민족이 힘겨울 때 뭔가 흥으로 극복했던 민족 아닌가, 가벼워서가 아니라 밝게 가려는 젊은 기운으로 이겨내기를 바란다”고 당부를 남겼다.

배우들도 관객들이 재미있고 유쾌하고 통쾌한 기분을 만끽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영화 ‘조작된 도시’는 오는 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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