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넘겨진 강정호, 시즌 일정도 흔들…스프링캠프 합류부터 차질
-우여곡절 끝에 WBC에 합류한 오승환…흠집난 도덕성에 논란 재점화
강정호 선수, 오승환 선수(왼쪽부터) <뉴시스>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올 시즌을 앞두고 스프링캠프를 통해 7명의 한국인 선수가 도전장을 내민 가운데 메이저리그 진출의 한 획을 그었던 강정호와 의문으로 시작해 마무리 자리를 꿰찬 오승환은 올 시즌 역시 실력으로는 활약이 기대되는 대표주자다. 하지만 실력이라는 미명하에 이들의 도덕성까지 과대 포장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가 하면 현지 팬들의 호의적 반응도 미지근해지고 있어 올 시즌을 어떤 현답으로 극복할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올해로 3년차에 접어드는 강정호는 지난 2시즌 동안 22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73, 36홈런, 120타점을 기록했다. 이는 리그에서 손꼽히는 3루수 중 하나로 평가될 정도로 메이저리그에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에 기록전문 웹사이트인 팬그래프닷컴은 강정호에 대해 올시즌 타율 0.259 20홈런 67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지난달 30일 올 시즌 피츠버그를 전망하면서 “강정호가 주전 3루수를 맡을 것이며 데이비드 프리스가 백업 3루수다. 올해도 높은 가치를 지닌 강정호가 건강을 유지한다면 피츠버그의 포스트시즌 복귀를 이끌 키플레이어가 될 것”이라고 호평했다.

미국 CBS스포츠도 지난 3일 피츠버그 분석기사에서 강정호를 6번 타자 및 3루수로 점찍었다.
실력만 강조된 해명
공분만 샀다

이 같은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강정호의 경기 외 부분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앞서 강정호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휴식을 취하던 중 음주뺑소니 사고를 내면서 이미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다. 당시 그는 강남 인근에서 새벽에 음주운전을 하다가 가드레일을 들이받고 달아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에 대해 검찰은 벌금 1500만 원의 약식 명령을 청구했다. 당시 강정호는 “실망하신 분들에게 야구로 보답하겠다”는 어설픈 해명으로 책임을 대신했다.

이에 대해 야구팬들은 강정호가 솜방망이 처벌로 책임을 면피하고 일상으로 복귀하려 한다며 잘못을 저질렀다면 그에 걸맞은 죄값을 치러야 한다는 비난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처럼 강정호의 음주사고는 손쉽게 마무리되는 듯싶었지만 최근 법원이 강정호에 대해 “심리를 해서 양형을 다시 판단하는 게 적절하다”며 정식 재판에 넘겨 강정호로서는 곤란한 처지가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박성준 판사는 오는 22일 강정호를 정식재판에 회부했다.

이에 강정호는 스프링캠프 야수소집일인 21일에 맞춰 합류하기에는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미 모든 메이저리거들이 스프링캠프 참가를 위해 미국으로 떠난 반면 강정호만이 한국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

이에 관계자들은 강정호가 스프링캠프 소집일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내다봤다. 설령 강정호가 미국에 가게 돼도 곧바로 알코올 치료 프로그램에 참가해야 할지도 몰라 이래저래 울상을 짓고 있다.

이번 사태에 대해 구단 측은 서둘러 재판이 열리기를 바라는 눈치다. 피츠버그는 강정호의 법적 절차를 최대한 빨리 끝내야 메이저리그(MLB) 사무국의 징계 수위도 결정되고 그에 따라 전체적인 시즌 계산도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이미 죄목이 정해져 있어 빨리 죗값을 치른 뒤 이번 이슈를 털고 가기를 바라고 있다.

강정호에 비해 오승환은 한결 여유롭다. 그는 지난 시즌 불펜투수로 출발해 자신의 전매특허인 마무리 자리를 꿰차며 실력을 입증했다.

이 때문에 올 시즌을 앞두고 쏟아지는 전망에서 오승환의 성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식 홈페이지인 MLB.com은 지난 6일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판타지 프리뷰’를 통해 오승환에 대해 코리안리거 중 가장 높은 6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오승환의 올 시즌 예상 성적으로 3승 4패 41세이브 평균 자책점 2.44를 예상했다. 이닝은 70이닝을 소화할 것으로 내다봤고 WHIP(이닝 당 출루허용률) 수치는 0.97로 예측했다.

특히 MLB.com은 오승환이 40개가 넘는 세이브를 기록할 것으로 호평했다.

한 시즌에 40개가 넘는 세이브를 기록하는 것은 메이저리그에서도 특급 마무리 투수에 해당한다. 지난 시즌 40세이브 이상을 기록한 투수는 단 6명밖에 없어 오승환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반영됐다.

또 미국 스포츠전문매체 ESPN은 지난 9일 오승환을 2017 올스타 예상 명단에 올렸다.
장밋빛 전망 불구
불법도박 꼬리표 여전

이같이 치솟는 주가에도 불구하고 오승환은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전격 발탁되며 또다시 논란에 휩싸였다.

이미 도피성 미국 진출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오승환으로서는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불법해외원정도박 사건이 반가울 리 없다.

하지만 김 감독은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진행된 대표팀 예비소집이 끝난 뒤 코칭스태프 회의를 열고 오승환의 대표팀 발탁을 결정하면서 다시 논란의 불을 지폈다. 지난 시즌 성공적으로 메이저리그 적응을 마친 오승환의 실력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 다만 오승환의 도덕성이 치명타로 남았다.

앞서 오승환은 해외 불법도박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하지만 오승환은 빅리그 진출로 KBO의 징계는 유명무실화 됐다. 이 때문에 WBC 엔트리에서는 당연히 제외됐다. 오승환 역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김광현(SK 와이번스), 이용찬(두산 베어스) 등 주축 투수들이 부상으로 낙마했고 강정호는 음주 사고로 제외, 추신수, 김현수 등도 출전이 불투명해지자 김 감독이 오승환 카드라는 결단을 내린 것.

이 같은 결정은 여전히 씁쓸함을 남기고 있다. 우선 KBO의 주먹구구식 행정이 도마에 오를 것으로 보여 파장이 예상된다. 실효성 없는 징계와 오승환, 강정호에 대한 형평성도 논란거리다.

강정호는 비록 음주사고를 냈지만 아직 징계조차 받지 않았다. 결국 원칙 아닌 원칙이 적용되면서 혼란을 부추겼다는 책임을 피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 오승환 역시 구단의 동의로 태극마크를 단다고 해도 야구팬들의 차가운 시선을 외면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 단순히 실력이 아닌 진정성 있는 사과와 책임지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김종현 기자  todida@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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