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점 많으면 뭐해” 어찌할꼬 ‘치명적 단점’

스마트폰 외 전자제품에서도 문제 계속

신제품에서도 번인현상 진통 계속되나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프리미엄 스마트폰에서 번인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 삼성전자와 LG전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한목소리로 피해를 호소하고 있다. 번인현상은 아몰레드와 퀀텀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스마트폰에서 발생하고 있다. 선명한 화질 등을 구현한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지만 그에 따르는 번인현상이 단점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 문제는 고질적인 결함에 대해 스마트폰 제조사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지만 소비자 불편 사항 해결에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이다. 맞대결을 앞둔 두 제조사의 신형 스마트폰에도 같은 디스플레이를 장착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소비자들이 번인현상(고정된 화면을 장시간 켜놓거나 동일한 이미지가 반복될 경우 해당 이미지가 사라지지 않고 화면상에 남는 현상)을 호소하고 있다.

주요 포털사이트와 커뮤니티 사이트를 통해 번인현상을 호소하는 소비자들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선명한 화면을 위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구입했지만 번인현상이 발생될 위험 때문에 제대로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고충을 털어놨다.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임에도 불구하고 치명적 결함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 A씨는 제보를 통해 번인현상과 관련한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액정 상하 색상(밝기)이 다르고, 상하 사이에 줄이 하나 나타나 있었으며 해당 줄을 기준으로 위로는 밝고 아래는 어두웠다고 말했다. A씨는 “하단이 흐릿하면서 자세히 보면 아이콘 같은 잔상이 심했다. 개통 1년 전에 나타나서 무상으로 교체 받았다”는 것이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갤럭시 S7을 사용하다 5개월 만에 번인 현상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그는 화면에 ‘메시지를 입력하세요’라는 글자가 배경화면에 남아 A/S센터에 수리를 받으러 갔다. A/S센터에서는  무상수리를 해줬다. 그러나 2개월 뒤 똑같은 부위에 같은 잔상이 남았다. 소비자는 다시 A/S센터에 방문했지만 A/S센터에서는 1년 1회 AS가 제공된다고 했다. 또 잔상 문제는 아몰레드 방식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기능상의 문제가 아니니 무상교체가 힘들다는 답변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잔상문제에 대해 1년에 1회만 A/S를 제공하고 있다.

일요서울은 지난달 28일 종로에 위치한 삼성서비스센터에 방문해 번인현상에 대해 문의했다. 서비스센터 직원은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사용 기기에서는 모두 발생하는 일이라며 실제 현상이 일어난 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갤럭시 시리즈 S7 엣지 전 제품에서도 발생하는 일이라며 1년 이내 무상수리가 가능하다고 했다. 또 상단바에 생긴 번인현상은 무상수리 제외 사유다.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2014년부터 무상수리가 이뤄지고 있다”며 “그 전에는 유상 수리로 진행하다 워낙 불만 고객이 많아 이런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대략적으로 번인현상은 핸드폰 사용 일 년 이상이 지나야 발생한다”고 말해 의문점을 남겼다.

문제 해결에 머리 맞대

번인현상은 디스플레이의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력으로 밀고 있는 아몰레드(AMOLED) 디스플레이는 OLED(유기 발광 다이오드)의 한 종류로 LCD를 대체할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주목받았다. 아몰레드는 백라이트 없이 자체 발광이 가능해 더 얇은 디스플레이를 만들 수 있으며, 넓은 시야각, 빠른 반응속도 등의 장점을 지니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몰레드 이후 아몰레드 플러스, 슈퍼 아몰레드 등 반사율과 화질 등을 개선한 신제품을 개발해 스마트폰에 탑재하고 있다. 그러나 아몰레드의 짧은 수명으로 인해 번인현상이 발생되고 있다. 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해결책은 단순 교체 외 방법이 없다.

삼성전자는 짧은 아몰레드의 수명을 늘리기 위해 색 배치를 변경하는 펜타일 방식 등을 도입하며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디스플레이의 선명도를 떨어뜨리는 등의 문제점이 속출해 문제 해결에 머리를 맞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에서 제조하는 스마트폰은 IPS 퀀텀디스플레이를 탑재하고 있다. G4부터 적용된 퀀텀 디스플레이는 V10, G5에 적용되면서 잔상 문제를 낳고 있다. 퀀텀디스플레이는 안정성 부분에서 큰 장점을 지니고 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제품에 탑재된 아몰레드처럼 잔상이 영구히 남진 않는다. 다만 잔상이 사라져도 나중에 다시 나타날 확률이 높다. 이로 인해 LG 서비스센터에서 수리가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며, 오랜 시간 지나도 잔상이 남아 있으면 기간과 횟수 제한 없이 액정을 교체해 주고 있다.

소비자 C씨는 “G5를 쓰고 있지만, 집 근처에 있는 서비스센터는 잔상이 발생해도 고쳐주지도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스마트폰 외 TV 등에도 해당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제품이 많다. 스마트폰 외 제품에서도 이런 번인 현상 문제에서 자유롭지 않다.

강제력 없어 내부 규정대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한 스마트폰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살펴보면 정상적인 사용상태에서 발생한 성능 기능상의 하자로 중요한 수리를 요하는 사항을 구입 후 1개월 이내에 문제 제기할 경우 제품 교환 또는 무상수리를 받을 수 있다.

또 정상적인 사용상태에서 발생한 성능 기능상의 하자에 대해 구입 1개월이 경과한 이후부터 품질보증기간 이내에 문제 제기할 경우 하자 발생 시 무상수리가 가능하며 수리 불가능 시 제품 교환 또는 구입가 환급, 교환 불가능 시 구입가 환급, 교환된 신제품이 교환 후 1개월 이내에 중요한 수리를 요할 때 구입가 환급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법적인 강제력이 없어 제조사가 정한 내부 규정대로 A/S 및 처리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삼성과 LG가 사활을 걸고 만든 스마트폰이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다만 갤럭시 S8에는 슈퍼아몰레드가 LG G6에는 퀀텀디스플레이가 탑재돼 번인현상의 진통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