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법에서는 자신이나 타인의 법익에 대한 부당한 침해를 방어하기 위한 행위로 이익을 침해하려는 자에게 맞서는 행동을 처벌하지 않기로 하고 있다. 이것이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당방위다. 하지만 정당방위의 경우 상대방의 침해행위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큰 반격을 가할 경우 인정되지 않을 수 있어 그 적용 여부를 놓고 논란이 발생하곤 한다. 이와 관련해 집에 침입한 도둑을 폭행한 것을 두고 정당방위로 볼 수 있는지 여부를 놓고 분쟁이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A씨는 친구들과 술을 마신 뒤 새벽 시간에 귀가하던 중 자신의 집 서랍장을 뒤지던 도둑 B씨를 발견한 후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때려 넘어뜨렸다. 이후 A씨는 넘어진 상태에서 도망가려는 B씨의 뒤통수를 수차례 발로 찼고, 더 이상 반항을 하지 않는 B씨를 빨래건조대와 차고 있던 벨트를 이용해 계속해서 때렸다.

이로 인해 도둑 B씨는 흔히들 식물인간 상태라 말하는 의식불명에 빠졌고 결국 사망했다. A씨는 이로 인해 흉기 등 상해 및 상해치사 혐의를 받게 되었으나 자신의 행동은 폭행 정당방위였다고 주장했다. 도둑 B씨가 자신의 어머니와 누나를 해쳤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B씨를 공격했다는 것이 A씨가 폭행 정당방위를 주장하는 이유였다.

하지만 이러한 폭행 정당방위에 대한 A씨의 주장은 재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아무런 저항 없이 도망가려는 B씨의 머리를 오랜 시간 동안 수차례 심하게 공격해 의식불명에 빠지게 만든 것은 도를 넘어선 행동이라는 것이 재판부의 의견이었다.

다만 재판부는 사건의 발단의 된 원인이 도둑 B씨에게 있고 A씨가 B씨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흥분해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점 역시 고려되어야 한다고 보고 A씨에게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형법 제21조에 의하면 “정당 방위행위가 그 정도를 초과한 때에는 정황에 의하여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다. 다만 그 행위가 야간 기타 불안스러운 상태에서 공포, 경악, 흥분 또는 당황으로 인한 때에는 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되어 있다.

이 사안은 야간 기타 불안한 상태에서 흥분 또는 당황하여 벌어진 일이라 정당방위로 볼 수도 있었는데 도둑 B씨가 사망하여 피해 정도가 너무 심해 유죄가 선고된 것으로 분석된다. 만약 B씨가 사망에 이르지 않고 단순 상해에 이르렀다면 아마 정당방위로 무죄가 선고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강민구 변호사 이력>

[학력]
▲ 고려대학교 법학과 졸업
▲ 미국 노스웨스턴 로스쿨 (LL.M.) 졸업
▲ 제31회 사법시험 합격 (사법연수원 21기)
▲ 미국 뉴욕주 변호사 시험 합격

[주요경력]
▲ 법무법인(유) 태평양 기업담당 변호사
▲ 서울중앙지방검찰청 특수부 검사
▲ 법무부장관 최우수검사상 수상 (2001년)
▲ 형사소송, 부동산소송 전문변호사 등록
▲ 現) 부동산태인 경매전문 칼럼 변호사
▲ 現) TV조선 강적들 고정패널
▲ 現) SBS 생활경제 부동산법률상담
▲ 現) 법무법인(유한) 진솔 대표변호사

[저서]
▲ 형사전문변호사가 말하는 성범죄, 성매매, 성희롱 (2016년, 박영사)
▲ 부동산전문변호사가 말하는 법률필살기 핵심 부동산분쟁 (2015년 박영사)
▲ 뽕나무와 돼지똥 (아가동산 사건 수사실화 소설, 2003년 해우 출판사)

강민구 변호사  mkkpr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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