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입은 말이야…” 마마보이부터 주먹대장까지

겉모습 멀쩡한 직원, 뒤에서는 폭언·폭행
직원 인성 평가 점차 중요시 되는 추세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국내 근로자는 연간 평균 직장에서 2000시간을 넘게 보낸다.

국내 대기업의 직원 수가 적게는 300명부터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의 경우 25만여 명에 이르는 것을 감안할 때 많은 이들이 회사에서 일 년 중 4분의 1에 해당하는 시간을 보내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기업 내에서는 각종 사건사고가 끊이질 않는다.

이로 인해 일부 기업들은 남 모를 고충을 겪고 있다. 일요서울은 기업 내부에서 발생하는 각종 사건사고를 들여다봤다. 이번 호는 별난 신입사원으로 인한 해프닝을 다뤘다.

기업들의 상반기 공개채용 시즌이 시작됐다. 중소중견기업들부터 대기업까지 채용정보를 온·오프라인으로 공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업무 적성시험을 보는 기업부터 이력서만 제출하면 되는 기업까지 저마다 채용방식은 다르지만 면접에서 신입사원에 대한 인성평가는 점차 중요시되는 추세다. 사람 한번 잘못 뽑았다가 회사 전체 분위기가 뒤숭숭해지기 때문이다.

중견 무역회사에 다니는 권모씨는 최근 자신의 후임으로 들어온 ‘마마보이’ A 신입사원 때문에 힘들다.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입사한 A씨는 업무에서는 서투른 부분이 많았다. 그러다보니 입사 3일차가 되던 날 권 씨는 A씨에게 업무 관련 내용을 가르치다 언성을 높였다.

다음날 A씨는 출근하지 않았고 A씨의 어머니로부터 권 씨에게 전화가 왔다. A씨의 어머니는 A씨가 권 씨 때문에 회사에 가기 싫어한다며 큰소리 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다.

권 씨는 부모가 성인인 자녀의 회사에 전화하는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부서장이 좋은 말로 잘 타이를 것을 부탁해 참고 넘어갔다. 하지만 그 후 A씨의 어머니는 회식, 야근 때마다 권 씨에게 전화해 ‘빨리 퇴근시켜 달라’ ‘술을 너무 많이 먹인 것이 아니냐’ 등의 항의를 했다.

결국 항의 전화에 지친 권 씨가 A씨의 편의만 봐주다 보니 다른 신입사원들의 불만도 나오기 시작했다. 권 씨는 과장에게 후임 교육을 포기하겠다고 말했고 회사는 다음 하반기 신입사원 면접에서 부모에 대한 의존도도 평가 항목에 추가할 예정이다.

한 의류 기업은 최근 신입사원의 주먹질로 분위기가 삭막하다. 학창시절 주먹깨나 썼다는 신입사원이 동기 사원 2명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 신입사원이 동기 사원들에게 폭언과 폭행을 한 이유는 과음 후 ‘말을 기분 나쁘게 해서’ ‘생긴 게 마음에 안 들어서’ 등이었다.

폭언과 폭행을 당한 동기 사원들은 회사에서 문제를 일으키기 싫어 이 사실을 2개월간 함구했다. 하지만 폭행을 당한 사원 중 한 명이 회식자리에서 상사에게 이 사실을 말해 논란이 됐다. 하지만 폭행을 휘두른 신입사원은 그 후에도 버젓이 회사를 다녔다.

결국 상사와 말다툼 끝에 다소 과격한 행동을 보여 지난달 퇴사했다. 문제가 됐던 이 신입 사원은 말끔한 외모에 학벌도 좋아 직원들에게 더 충격이 됐다고 한다. 

한 기업 인사팀 관계자는 “인적성검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면접에서도 따로 인성을 평가하는 항목 향상에 주력하고 있다”며 “아무리 뛰어난 인재라 해도 사내 문화에 적응하지 못하거나 구성원과 문제를 일으킨다면 전체적인 회사 분위기를 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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