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김정아 기자] 수줍고 소심한 한 아이에게 부모는 매직북을 선물한다. 그 매직북은 ‘다른 건 틀리다’고 믿었던 아이에게 ‘다른건 특별할 수 있다’고 일러준다. 그 특별함이 선사한 따뜻한 웃음과 희망은 일루셔니스트 이은결이 20년 동안 한결같이 외길을 걷게해 주는 힘이 되었다.

사춘기 시절부터 지금까지 한 곳만을 바라보며 달려온 이은결의 경험과 노하우가 집약된 <더 일루션(The Illusion)>이 지난 4일부터 오는 4월 2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펼쳐진다.

특히 이번 무대는 속임수와 사기·눈요기로 인식됐던 마술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철학과 테마를 담은 무대로 탈바꿈해 콘서트의 열기와 즉흥성을 담았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독창적인 연출과 예술적 상상력이 드로잉과 마임으로 펼쳐지는 미디어 아트로 정착한 <더 일루션>은 그의 마술 내공이 집약된 장기 흥행작이다. 총 900회 이상의 단독 공연으로 누적 관객 90만 명이 인정한 무대는 마술를 뛰어넘어 ‘일루션 아트’라는 장르를 개척했다.

따뜻한 유년의 추억과 상상력을 일으키는 이번 공연의 또 다른 묘미는 테크닉컬한 화려함뿐만이 아니라 손가락과 빔프로젝트만으로 아프리카의 대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섀도 일루션’을 시도했다는 점이다. ‘핑거 발레’로 상상과 현실의 경계를 무너뜨려 다이나믹한 퍼포먼스로 무대를 채웠다. 관객을 무대로 불러 대화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상상 동화’ 일루션 장면에서는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창의력을 심어준다.

한편 엔딩무대를 장식하는 ‘상상의 나무’에선 휴머니티와 순수로의 회귀라는 작품의 주제에 부합한 환상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인다. 15년 동안 무대에서 함께 동고동락한 앵무새의 등장은 작품에서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기존의 마술이라는 장르가 가지는 한계점을 극복하고 예술의 한 장르가 된 ‘더 일루션’은 20년 동안 외길을 걸어온 이은결의 열정과 패기를 확인할 수 있는 감동의 무대가 될 예정이다.

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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