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내수 진작 위해 국내선 운임 동결”

업계 “이미지 쇄신 통한 흑자 전환 발판 마련”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대한항공의 자회사 진에어가 지난 1월 국내선 항공운임 인상에 나섰다. 이어 타 항공사의 국내선 항공운임 인상이 연쇄적으로 시행됐다. 올해 5월과 10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적 저비용항공사(이하 LCC, Low Cost Carrier)와 대형 항공사(이하 FSC, Full Service Carrier) 등이 국내선 항공료 인상 계획을 발표와 동시에 시행에 들어간 것. 반면 진에어의 모회사인 대한항공은 국내선 항공운임 인상 계획을 밝혀 왔지만 돌연 “국내 관광 활성화라는 대의를 위해 국내선 운임을 인상하지 않기로 했다”며 다른 행보에 나섰다.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여러 가지 해석들을 내놓고 있다. 일요서울은 대한항공이 타 항공사들과 다른 행보에 나선 이유 등을 추적했다.

LCC들이 올해 1월부터 최근까지 잇달아 국내선 항공 운임을 인상했다. 이어 FSC인 아시아나항공도 국내선 항공료를 인상했다. 이는 2012년 이후 5년 만에 줄 인상이다. 특히 이번 요금 인상 선두는 대한항공의 자회사인 진에어다.

진에어는 지난 1월 26일(출발일 기준)부터 김포~제주, 부산~제주, 청주~제주 등 3개 노선의 주말 일반·성수기·탄력할증운임을 각각 3~5%가량 올렸다. 김포~제주 노선 주말 운임은 기존 7만6000원에서 8만 원, 성수기와 탄력 할증 운임은 9만3000원에서 9만7700원으로 인상됐다. 다만 주중 가격은 인상하지 않았다. 당시 진에어 측은 항공 운임 인상에 대해 6년간 인건비와 물가 상승에 따른 여객 운영 비용 증가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제주항공,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에어부산 등이 국내선 운임료를 상향 조정했다. 저비용 운임을 앞세워 가격 경쟁력 장점을 지녔던 LCC들이 선제적 운임료 인상을 실시하자 대형 항공사들도 운임 인상 대열에 참여했다. 지난 3월 21일 아시아나항공은 4월 18일 발권부터 국내선 제주노선 운임을 평균 5% 인상한다고 밝혔다. 줄 인상이 이어지자 언론과 여론을 통해 가격 담합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국내여행 5월과 10월 성수기를 앞두고 요금 상향 시기가 맞물렸으며 수요가 높은 제주 노선에서 LCC 운임료가 비슷한 수준으로 조정됐기 때문이다. 또 조기 대선을 앞두고 행정 공백기를 틈탄 인상이라는 비판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운임 동결 이유

업계 1위인 대한항공 역시 국내선 운임 인상 방침을 세웠다. 인상 폭과 시기를 정하지는 않았지만 경쟁사인 아시아나 항공의 운임비 인상이 현실화돼 대한항공도 비슷한 가격대의 운임을 정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돌연 대한항공은 지난 14일 국내 관광 활성화를 통한 내수 진작을 위해 국내선 운임을 동결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의 국내선 운임 인상 동결 발표가 나자 이를 두고 여러 가지 해석들이 터져 나왔다. 업계에서는 일부 지자체와 관광업계를 중심으로 ‘담합 인상’이라는 비난 여론이 일자 계획을 접은 것이라고 풀이했다. 또 대한항공은 지난해 대표적 적자 노선인 김포~광주 노선 운항을 전면 중단한 바 있어 1년 만에 적자 명분으로 요금인상에 나서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라는 해석도 있다. 여기에 담합 논란에 부정적 여론이 확산되면 공정위 등이 움직일 가능성 제기돼 몸을 사리는 것으로 추측했다.

특히 제주도 등 지자체가 가격을 인상한 항공사들에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으로 한국 관광 금지령을 내리면서 제주관광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며 거센 반발에 나서 대한항공이 지자체의 의견을 일부 수용해, ‘동결’이라는 결과가 도출된 것이라고 업계 관계자들은 해석한다.

실제 제주도는 제주항공의 일정 지분을 소유한 2대주주로서 항공운임 인상금지 가처분 신청을 하며 제주항공과 법정싸움까지 벌이게 됐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저희 같은 경우는 항공 운임 자체가 물가 상승에 비해 워낙 기존에 동결된 상황이라서 특별한 상황은 없다. 우선은 저희 쪽에서 최대한 협의를 하려고 노력을 했는데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서 그냥 진행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미지 쇄신 위함?

이번 요금인상의 시발점이 대한항공 자회사인 진에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점도 유력한 이유 중 하나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수익구조 상 운임료가 인상된 진에어의 영업이익이 대한항공에게 가기 때문에 이미지 쇄신을 위한 ‘동결’이 아니냐는 의문 제기에 나섰다. 현재 조양호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의 둘째 딸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 겸 진에어 부사장으로 있다.

지난달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발표된 ‘대한항공 2016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매출 11조5028억 원, 영업이익 1조790억 원을 기록했다. 메르스 기저효과, 저유가 호재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지난해 ‘한진해운 파산’여파 탓에 당기순손실 5913억 원을 기록했다. 한진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던 한진해운은 조 회장이 자율협약을 신청하며 경영권을 포기했고, 이로 인해 발생한 손실을 반영한 값이다.

반면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에 대한항공이 중국사드 배치에 따른 타국 외국인 방한 증가, 황금연휴에 따른 항공사의 매출 증진 기대 효과 등 항공사 담합 의혹에서 벗어나 이미지 쇄신을 통해 흑자 전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외에도 한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진그룹 계열사인 한국공항(주)이 지난달 31일 제주특별자치도에 지하수 취수량을 하루 150톤으로 늘려달라는 내용의 <지하수 개발·이용 변경허가>를 신청했다. 한국공항은 취수된 제주지하수를 ‘제주퓨어워터’라는 브랜드로 대한항공과 진에어에 공급하고 있다. 이런 배경 때문에 동결 계획을 밝힌 것이라는 주장이다.

일요서울은 타 항공사에 진에어의 가격인상에 맞춰 가격을 적정선을 맞췄지만 질타를 받고 있어 억울하지 않냐는 물음에 한 업계 관계자는 “그런 상황이기는 하다”라고 답했다. 대한항공 측에 해당 사실을 문의하기 위해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아 대한항공 측의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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