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대선은 ‘당당한 안보’와 ‘종북안보’ 중 선택하는 것”

사진 = 정대웅 기자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확 돌리겠다. 1년만 돌리겠다”라는 발언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에게 ‘청산’이라는 단어는 맞춤정장만큼 잘 어울린다는 의견이 많다. 그는 검사 시절 조폭들을 수사하고 정치권력의 비리를 파헤쳐 드라마 모래시계의 여러 모델 중 한 명으로 알려졌다. 또 경남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은 일을 안 해서 폐업했다. 맨날 스트라이크(파업)만 하고 일을 안 해서 폐업했다” “기업이 국내 투자를 안하는 이유는 우리나라 3%도 안 되는 강성귀족 노조 때문” 등의 강경 발언으로 보수 지지자들에게 ‘청산’의 아이콘으로 거듭났다. 최근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을 상왕으로 모실 홍준표만이 서민 정부를 세운다”고 적기도 했다. 일요서울은 보수층의 민심을 얻고 있는 홍 후보의 인기 요인을 알아봤다.

‘칼빈슨호서 트럼프와 정상회담’ ‘전교조·강성 귀족노조 타파’ 등 화제
보수대결집 깃발 꽂아 “국민을 상왕으로 모시겠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는 “좌파 정권이 들어오면 사드 배치 돈 요구하고, 안 주면 사드 빼가고, 그 다음 한국을 ‘코리아패싱’ 하겠다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안보 위기의 돌파구가 ‘좌파 청산’이라 주장한다. ‘코리아패싱’은 한반도 안보 현안에 대해 당사국인 한국을 배제한다는 뜻이다.

그는 현재 한반도에서 큰 문제로 직면해 있는 한·미관계와 사드 비용 논란 등에 대해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칼빈슨호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할 정도로 외교·안보문제 해결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 밖에 그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겨냥해 “안보 위기에 과연 주적을 주적이라 말하지 않고 당선되면 북한부터 간다고 하는 그런 후보를 선출해서 대한민국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겠냐”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그만큼 홍 후보는 안보관을 자신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다.
 
“강성 귀족노조인
민노총 손볼 것”

 
홍준표 후보는 ‘종북세력’ ‘전교조(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성 귀족노조’를 1년 안에 없애버리겠다고 호언했다.

그는 지난 2일 국회 본관 앞에서 열린 대한민국 안보단체 총연합 홍준표 후보 합동 지지선언에서 “(제가) 집권하면 첫째 종북세력을 대한민국에서 척결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두 번째 젊은 학생, 우리 자라나는 어린아이들한테 좌파이념 교육을 심어주고 종북 이념교육을 심어주고 있는 전교조를 반드시 손보겠다”고 덧붙였다.

홍 후보는 “세 번째로 이 나라 3%도 안 되는 그런 사람들이 강성 귀족노조가 이 나라 경제를 짓밟고 젊은 청년들의 일자리를 빼앗는 강성 귀족노조인 민노총(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반드시 손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척결을) 1년 내에 완수할 것을 약속드린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홍준표는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지난 2013년 2월 경남도지사던 홍 후보는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을 내렸고 같은 해 5월 29일 의료원을 폐쇄시켰다.

그는 당시 ‘경남도민에게 드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통해 “진주의료원은 공공의료기관이 아니라, 강성귀족노조의 해방구”라며 “진주의료원의 단체협약은 노조에 무소불위의 특권과 인사·경영권 침해를 보장해주고 있다. 노조가 갑이 되어 도민 위에 군림하는 노조 해방구가 진주의료원의 실상”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국회, 정부, 보건의료노조, 진주시민 등이 공공의료 중요성을 강조하며 재개원을 요청했으나 홍 후보는 “진주의료원 강성귀족 노조의 해방구로, 암 덩어리인 존재”임을 강조하며 폐쇄 결정을 굽히지 않았다.

그간 꾸준히 진주의료원 재개원을 강조해왔던 보건의료노조 측은 “공공의료 파괴자인 홍준표 후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공공의료의 상징 진주의료원을 재개원하는 것은 의료 분야 적폐 청산 1호이자, 보건의료 공공성 회복을 위한 길”이라고 밝혔다.

이 때문에 최근 대선 TV토론회와 홍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 등에서 진주의료원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됐다.

이에 홍 후보는 최근 대선 TV토론회에서 “진주의료원은 고용세습 조항은 없었다. 하지만 세금만 축내고 일을 안 하길래 폐업했다”라며 과거와 일관된 입장을 보였다.

TV 토론 이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이유 보고 가라…난세에 영웅이 나온다 했던가 대한민국은 기회를 저버리지 마라” 등의 긍정적 반응과 “이런 후보에게 보수대결집이라니요” 등의 부정적 반응이 올라오기도 했다.
 
洪, 북한 강경 대응 예고
문재인·안철수 안보관 지적

 
홍준표 후보는 무장평화정책으로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을 예고해 자신만의 독특한 안보관을 드러냈다.

그는 2일 대선 TV토론회에서 “이번 대선은 우리가 주도하는 강하고 당당한 안보를 선택할 것이냐, 또 다시 북한에 끌려다니는 종북 안보를 선택할 것이냐의 문제”라고 발언했다.

이어 “제가 대통령이 되면 힘으로 북한을 제압하겠다. 힘의 우위를 통한 무장평화정책으로 국방정책을 완전히 바꾸고 핵은 핵으로 대응하겠다. 전술핵을 재배치해서 한반도 핵 균형을 이루겠다”고 전술핵 배치에 대해 강조했다.

또 그는 “전투복을 입고 군부대 가서 사진 찍고 퇴역 군인들을 억지 배경으로 세워 입으로는 안보대통령 외치면서 정작 사드배치는 반대하는 사람, 대통령 되면 북한 가서 김정은부터 만나겠다는 문재인 후보한테 어떻게 우리의 안보와 국민의 생명을 맡길 수 있겠냐”며 “자기가 속한 정당의 사드 반대 당론 하나 바꾸지 못하는 안철수 후보의 유약한 리더십으로 트럼프, 시진핑, 푸틴, 아베 등 우리를 둘러싼 열강들의 강력한 지도자에 맞서서 안보와 국익을 지켜낼 수 있겠냐”고 경쟁 후보의 안보관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 밖에도 “한강의 기적을 만들고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어낸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든 우리의 아버지, 어머니가 대한민국의 보수이고 우파”라며 “좌파들은 끊임없이 책동한다. 침묵하는 대다수 선의의 국민을 청산해야할 적폐라고 선동하고 보수는 무조건 부패하고 진보는 무조건 정의라고 선동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 후보의 거침없는 발언과 보수 제일주의는 지지층들을 하나로 결집시키는 데 큰 효과를 보고 있다. 실제 보수 커뮤니티에서는 “박정희 대통령이 환생했다” “좌파 눈치 보느라 누구도 말 못한 걸 (홍 후보가) 당당히 말하고 공론화 시켜버렸다” “분단된 우파들을 봉합시키고 있다” 등 지지 반응이 많다. 선거 막판 양강 구도에서 사실상 배제됐던 홍 후보가 급부상함에 따라 실제 ‘골든크로스’가 일어날지 여론이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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