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위례 신도시 상가 전경.
최고 상권, 월세 높아도 임대 수요자 많아
서울 신도시들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수도


[일요서울 | 남동희 기자] 경기 회복 조짐이 보이며 상가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하지만 이도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서울 내 격차는 극심했다. 홍대 이태원 등 상권이 발달한 곳은 임대료 가격이 꾸준히 상승했다. 돈이 있어도 임대가 어려울 정도로 호조를 띠고 있다. 반면 위례신도시 등은 임대 가격이 반 토막 났는데도 수요자가 없어 몇 달째 비어 있는 곳도 있다. 일요서울은 서울시내 상가 시장의 부익부 빈익부 현상을 살펴보고 그 원인을 알아봤다.

지난 16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를 방문했다. 초여름 같은 봄 날씨 때문인지 실내 혹은 야외에서 식사를 즐기는 사람들로 식당들은 붐볐다. 몇몇 식당, 커피숍 등은 손님들이 대기하는 곳도 있었다.

인근 상가에서 소규모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A씨는 상가 임대 월세가 꾸준히 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곳에서 장사한 지 2년이 넘었다”며 “올해 재계약을 하면서 상가 주인이 월세를 올려 부담이 됐다”라고 심경을 토로했다.

그는 “올해 초 경기불황에 월세는 올라가니 버티기가 힘들었지만 지난 3월부터 매출이 올라 그나마 다행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A씨는 그동안 상가 주인과 관계가 좋다 보니 다른 곳에 비해 적게 월세를 올리고 재계약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서울 마포구 홍익대학교 인근도 인파로 북적였다. 크고 작은 음식점, 주점이 평일인데도 손님들로 메워졌다. 인근에서 공인중개소를 운영하는 B씨는 이 일대 연남동 경의선 숲길 인근이 새롭게 부상하며 올해 초부터 상가 거래에 호조가 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골목 안쪽 후미진 곳까지 매매가, 월세, 권리금 등이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주변 개발 호조 수혜

실제 한국감정원이 조사한 1분기 전국 상업용 부동산 중 상가 동향을 살펴보면 지난 1분기 중대형 상가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각각 9.5%와 3.9%로 각각 전 분기 대비 1.1%포인트와 1.3%포인트 하락했다. 임대 가격지수도 전체적으로 0.1% 상승했다.

저금리 기조 유지로 인한 늘어난 유동자산이 소비심리 회복세를 타고 투자로 연결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지역별로 상반된 분위기를 나타냈다. 특히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내 지역별 격차가 컸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상권은 경기불황에도 경리단길을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지속적으로 있는 편이다.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3분기 연속 상가 임대료는 상승했다. 홍대 상권은 지난해 경의선 숲길 인근이 개발되며 연남·연희 골목까지 상권이 형성됐다. 이에 대로변과 이면을 가리지 않고 임대료 호가가 올랐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경리단길, 해방촌 일대 대부분의 상가 권리금은 최소 5000만 원(10평~15평 기준), 월세는 평균 200만 원이다. 이는 지난해보다 월세는 30만 원 정도 권리금도 1000만 원 정도 오른 가격이다.

홍대 상권은 이보다 조금 더 높은 가격으로 월세가 평균 3.3㎡당 15만 원을 웃도는 것으로 집계됐다. 그럼에도 이 지역들의 상가는 매물이 나오면 바로 나갈 정도로 회전율이 빠른 편이다. 상권이 좋아 꾸준히 임대 수요자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투자 호조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있는 곳도 있다. ‘강남 대체 도시’라 불리며 발전의 기대를 받았던 위례 신도시다. 위례 신도시는 서울 지하철 강남역에서 직선거리 10여㎞ 떨어진 곳에 위치해 10평 기준 상가가 지난해 권리금 5000만 원에 월세 180만 원이 넘어가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이곳 상가 공실률이 상승하며 임대료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그럼에도 공급 상가 절반 이상이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에 베드타운으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베드타운은 대도시 인근에 위치해 거주민들의 주거생활만 이뤄지는 곳을 말한다.

실제로 지난 17일 방문한 위례 신도시 중심상권인 35단지 인근 상가는 1층 대로변은 각종 점포들이 들어섰지만 2층 상가는 거의 비어 있었다.

인근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 C씨는 “지난해부터 입주민들이 늘어났는데 상가들은 반년이 넘게 비어 있다”며 “외식, 쇼핑은 모두 강남에서 해결한다”라고 말했다.
중심 상권을 벗어나니 비어있는 상가는 더 많았다. 위례 부영 55단지 인근으로는 상가 대부분이 비어 있다.

이곳 부동산 관계자 D씨는 “지난해에 비해 권리금도 거의 절반 가까이 떨어지고 월세도 50만 원이 넘게 하락했다”라고 말했다. D씨가 진행한 위례 신도시 내 상가 임대 계약은 4개월 전을 마지막으로 최근까지 없다.

절반 넘게 비어 있어

전문가들에 따르면 서울 상가 임대 시장에 양극화 현상은 더욱 고착화될 예정이다. 특히 서울 인근 신도시에서는 이런 현상이 더욱 극명히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 학과 교수는 상가 양극화 현상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신도시 버블 하락 등으로 극심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관망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는 상가 공급 과잉을 꼽았다. 심 교수는 “상가는 개발자 입장에서 투자 대비 수익성이 높다. 국내 상가가 우후죽순 들어서면서 양극화 현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심 교수는 이럴 때일수록 높은 수익률이나 시세차익을 노린 투자보다는 안전성에 초점을 맞추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남동희 기자  donghee070@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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