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정말 좋았다”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 <뉴시스>
[일요서울 | 조택영 기자] 지난 2014년 한 일본 잡지는 표지에 ‘한국을 싫어하는 것이 옳은 50가지 이유’라는 제목을 달며 한국에 대해 원색적 비난을 했다. 이후 원활하지 않았던 ‘위안부 합의’ 등의 한‧일 외교 관계 문제로 인해 일본에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 피해가 급증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이 같은 일본의 ‘우경화’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어 국내 여론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라는 제목의 혐한 서적을 내 사회적 파장이 커질 것으로 관망된다.

일본의 ‘우경화’ 갈수록 심각···日 온라인 댓글, 혐한‧혐중 의식 강해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 연행한 증거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지난 4월 28일 아사히신문(이하 아사히)에 의하면 일본의 인터넷상의 뉴스 댓글 중 한국에 대한 배척 의식이 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본 릿쿄 대학의 네트워크 사회론 기무라 다다마사 교수와 야후 재팬이 인터넷상 뉴스 댓글을 분석한 결과, 한국에 관련한 댓글이 가장 많아 전체의 20% 가까이 차지했다. 중국 관련 댓글까지 합치면 25%정도였다. 댓글 내용은 혐한 및 혐중 의식이 강하게 반영된 것으로 조사됐다.

댓글에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 등 역사 인식에 관한 단어도 자주 등장했으며 비하성 댓글의 80%가 한국과 관련된 것이었다.

조사 대상은 지난 2015년 4월 한 주간의 정치와 사회 등을 주제로 한 뉴스 약 1만 건에 달린 수십만 개의 댓글이었다. 야후 재팬은 일본 최대 포털 사이트로 일본의 각 언론사들은 이 곳에 월 12만 건의 기사를 전송한다. 독자들은 뉴스에 월 평균 660만 건의 댓글을 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댓글의 출현 빈도가 높은 상위 3개 단어는 ‘일본’, ‘한국’, ‘중국’으로 조사됐으며 뒤를 이어 일본인, 한국 및 북한에 관련한 단어가 상위 10위권 안에 포함됐다.

아사히는 일본에서 10여 년 전부터 혐한과 혐중 관련 서적 출판이 시작됐으며 서점에는 이와 관련한 코너가 생기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2015년경에는 이런 경향이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인터넷상에서 한국과 중국 등에 대한 배척의식은 고조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사히는 인터넷 배척주의가 고조되는 것은 일본에 국한된 움직임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유럽에서도 반이민을 내건 극우 정당이 인터넷을 이용해 세력을 확대하고 있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대선 기간 중 트위터를 이용해 백인 우월주의 및 반이민을 주장했다고 진단했다.

이런 조사를 이끈 기무라 교수는 “일본이 더욱 우경화할지 여부는 인터넷과 함께 성장하고 인터넷의 영향을 받기 쉬운 젊은 세대의 의식에 달려 있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文, 노골적인
반일 정책 주장할 것“

 
지난 1일 무토 마사토시 전 주한 일본대사가 혐한에 가까운 발언을 표지에 담은 책을 출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신문은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일본 고쿠출판사는 홈페이지를 통해 논란이 된 책에 대해 설명했다.

무토 대사는 책에서 “북한 위기 시기에 한국인은 친북반일 대통령을 선출했다”며 “내가 과거 만났을 때 그(문재인 대통령)는 북한 문제만 머리에 있었다”고 밝혔다.

또 그는 “경제정책을 잘 모르는 포퓰리스트인 그는 선심성 정책으로 지지를 얻으려 하겠지만 실패할 것이며 노골적인 반일 정책을 주장할 것”이라며“그때 일본은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미·일의 틈새로 부는 바람이 한국을 더 궁지(고립)로 몰 것”이라고 전했다.
 
무토 전 대사 논란
처음 아니다

 
무토 전 대사는 지난 2010년 8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2년 2개월가량 주한 일본 대사로 지냈다. 그는 2013년에는 양국 관계에 기여한 공으로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 훈장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한국에서 12년간 근무한 무토 전 대사에 대해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외교관이라 말한다.

지한파란 한국 사람이 아니면서 국내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등의 각 분야에 대한 지식과 경험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칭하며 친한파(親韓派)와는 차별된다.

친한파는 한국에 대한 긍정적인 사고방식을 가지며 한국 사회를 위해 노력 및 협조를 해 주는 인물을 가리킨다.

하지만 무토 전 대사는 여러 논란 전 이명박 전 대통령 정부 당시 한일관계가 최악의 상황까지 치달아 일본 정부가 소환 조치해 귀임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친한 보다는 지한 성향을 띠고 있다고 분석된다. 또 그의 혐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무토 전 대사는 지난 2월 한 주간지 인터넷 판에 이번 책과 같은 제목의 기고를 내고 “대학 입학, 취업난, 노후 불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가장 높은 자살률” 등을 거론하며 “한국은 가혹한 경쟁사회로,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정말 좋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2월경에는 한국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일본이 위안부를 강제 연행한 증거가 없다”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번 그의 혐한 논란 서적 출간에 대해 네티즌들은 “저러고도 외교관을 했다니. 다른 나라 외교관은 멀쩡한 것이냐” “문재인 (대통령) 시대에 거칠게 반응하는 일본의 모습이다” “대통령을 탄핵시키는 나라에서 반박할 여지가 없다” 등의 여러 반응들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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