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 반품·단가 적용 공정위 제소…제재 검토
 
사 측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내용 있다” 반발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겸 성주그룹 회장이 주목 받고 있다. MCM 생산업체인 성주디앤디의 일부 하청업체들이 단가 후려치기와 반품 떠넘기기 등 불공정거래 행위 명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기 때문이다. 앞서 김 회장은 조기 대선이 가시화된 이래 조용한 행보를 이어왔다. 그는 친박 인사로 분류돼 대한적십자사 총재 임명과 동시에 ‘보은성 인사’ ‘낙하산 인사’ 등으로 불리며 논란이 된 바 있다. 일요서울은 논란을 일으켰던 총재직 만료를 앞둔 김 회장의 차후 행보와 현재 하청업체와 MCM 간의 마찰 현황, MCM 측의 입장 등을 살펴봤다.

패션브랜드 MCM 생산업체 성주디앤디와 성주디앤디 하청업체 간의 마찰이 일었다. 이는 협력업체였던 4개사가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에 성주디앤디를 하도급법 위반 혐의로 신고하면서부터다.
 
해당 하청업체들은 신문광고 등을 통해 성주디앤디가 제품 납품가를 ‘정률제’에서 ‘정액제’로 변경해 피해를 입었다며, 2005년 ‘정액제’로 마진 지불 방식을 변경한 뒤 따로 시범 시행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12년째 정액제 방식을 유지해 착취당했다고 주장했다.
 
정률제는 1차 협력회사가 당사에 납품하는 제품의 최종 납품가에 대해 일정 비율을 곱해 이를 단가로 지급하는 산정 방법이다. 동일한 관리 업무를 요하는 비슷한 모형의 제품이라도 고급 가죽 원단 사용 시 1차 협력회사에 대한 보수가 상승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은 성주디앤디가 샘플 제작비와 운송비 지급을 하지 않았고 하청업체의 귀책사유가 없음에도 반품 책임을 떠넘겼으며 원가와 제품가격, 공정비 등이 상승했지만 하청업체에 돌아가는 수익은 제자리에 머물렀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을 제기한 하청업체 4개사는 회사 운영이 어려워 지난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또 이들 업체는 지난해 7월부터 성주디앤디에 미지급된 비용 정산 및 부당한 단가 산정 철회를 요구했지만 성주그룹 측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고 있다고 했다.
 
하청업체가 공정위에 제소한 사건은 공정거래위원회인 산하기관인 공정위조정원에서의 조정을 거쳤지만 원만한 조정이 이뤄지지 않아 공정위 제조하도급과로 다시 넘어갔다. 이에 조사결과 발표까지 최소 6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공정거래위원회 관계자는 지난 7일 “이번 건은 조정이 불발됐다”며 “조정은 민사상 합의와 같은 효과가 있다. 이번 건은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다시 공정위로 오게 된 사건이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소 서류를) 검토 해봐야 한다. 만약 위법이 확실하면 시정명령이나 여러 가지 조치들이 나가게 되며 무혐의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서류가 넘어오는 단계이며 서류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했다.
 
이에 성주그룹 측은 공정위에 제소한 일부 하도급업체들이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내용을 제보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성주그룹 측은 “공정거래조정원에서의 절차와 별개로 당사의 대표이사가 이번 분쟁을 주도하고 있는 A사 대표와 여러 차례 단독 면담을 가졌으나 A사 대표가 구체적 자료의 제출을 거부하는 한편, 개인에게 특정 금액을 지급하지 않으면 언론사에게 각종 제보를 하겠다고 협박해 현재와 같은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다만 잘못된 점이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법 위반 행위를 통해 이익을 얻을 의사가 없으며, 잘못한 점이 확인될 경우 책임을 회피할 의사가 전혀 없다. 협력회사와의 원만한 조정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고 입장을 밝혔다.
 
김 회장의 버티기
 
이번 ‘갑질 논란’이 불거지며 김성주 회장의 차후 행보와 과거 의혹 등이 재조명받고 있다. 김 회장은 오는 10월 대한적십자사 총재 임기가 끝난다. 그는 각종 구설수에 오르내린 인물이다. 김 회장은 새 정부 출범 전부터 최소한의 언론 노출만을 하며 조용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김 회장은 2014년 10월 3년 임기인 적십자사 수장이 됐다. 그러나 ‘보은성 인사’라는 꼬리표가 그를 괴롭혔다. 특히 5년간 적십자 회비를 한 번도 낸 적 없는 것으로 드러나며 ‘낙하산 인사’에 불을 지폈다. 또 그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는 대한적십자사 운영이 부실하다며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김광수 국민의당 의원은 대한적십자사에서 제출받은 ‘적십자회비 모금 관련 현황’ 자료를 공개하며 2015년 적십자 회비 모금액은 479억 원으로, 목표금액 518억 대비 달성율 92.6%에 그쳤다고 밝혔다.

당시 김 의원은 “김 총재는 패션계 ‘마이더스의 손’으로 불렸지만, 적십자사 운영에 있어서는 ‘마이너스의 손’이 아니냐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적십자회비 모금액 감소와 적십자사 관련 평가의 하향화, 징계 건수 증가 등 소위 총체적 난국으로 국민의 신뢰가 필요한 적십자사를 이끌 능력이 부족하다”고 질타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친박 인사로 꼽힌 그의 대한적십자사 총재직을 두고 여러 설들이 나돌고 있다. 김 회장은 대한적십자사 임원진에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비춰볼 때 대한적십자사 총재직을 임기 끝까지 이어 나갈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관측한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어떤 행보를 할지 말씀 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하락세 면치 못해
 
MCM은 성주그룹이 2005년 인수한 독일 브랜드다. 성주그룹이 MCM을 인수할 당시 614억 원이던 매출액은 2007년 1219억 원에서 2012년 3700억 원, 2013년 4500억 원, 2014년 5899억 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그러던 MCM의 실적이 갑자기 꺾였다. 지난해 5791억 원으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하며 2014년 이후 떨어진 매출 하락세를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2014년 “6년 뒤 매출 2조가 목표”라며 “MCM을 루이비통처럼 키우겠다”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MCM은 시장경쟁력 약화와 해외사업 적자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이고 있으며, 성공신화로 꼽혀온 김성주 회장의 경영 능력에 대한 의혹과 이번 ‘갑질 논란’까지 더해져 기업 이미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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