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팀] 미르·K스포츠재단 불법 설립을 방조하고 문화체육관광부 인사에 개입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우병우(50)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법정에서 충분히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우 전 수석은 16일 오후 1시42분께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3부(부장판사 이영훈) 심리로 오후 2시에 열리는 자신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 등 혐의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 전 수석이 재판을 받기 위해 법원에 모습을 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두 차례의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이 의무가 아니다.

우 전 수석은 '국정농단 사건을 몰랐다는 입장이 유효하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담담한 표정으로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법정에서 충분히 제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날 동시간대 법원종합청사 417호 법정에서는 박근혜(65) 전 대통령 재판이 열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재판을 보며 어떤 심경인지 묻자, 우 전 수석은 "안타깝다"고 짧게 답했다.

우 전 수석은 현 정부 검찰 인사에 대한 생각을 묻는 질문에는 "재판을 받으러 왔기 때문에 그런 말씀을 드릴 자리는 아닌 것 같다"고 즉답을 피했다. 또 국민들에게 전하고픈 말에는 "성실히 재판을 받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우 전 수석 변호인은 지난 2일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혐의를 전부 부인하는 입장을 밝혔다.

우 전 수석 변호인은 "우 전 수석은 안종범 전 수석과 최순실씨의 비위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며 "박 전 대통령은 각 수석비서관에게 직접 지시사항을 전달하기 때문에 안 전 수석이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에 관여했다는 점도 알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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