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변지영 기자] ‘쌈, 마이웨이’가 매회 스토리라인이 압축된 기발한 부제목으로 시청자들의 추리력을 발동시키고 있다. 오늘은 어떤 내용이 펼쳐질까 하는 기대감이 시청률로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사친 고동만(박서준)과 여사친 최애라(김지원)의 쌍방 고백으로 ‘쌈’맨틱에서 ‘썸’맨틱을 알리며 기분 좋게 반환점을 돈 KBS 2TV 월화드라마 ‘쌈, 마이웨이’(연출 이나정, 극본 임상춘, 제작 팬엔터테인먼트)에는 매회 해당 회의 내용을 예측할 수 있는 부제목이 등장한다. 가끔은 전혀 가늠할 수 없는 제목으로 허를 찌르기도 하지만, 시청자들은 어느새 부제목이 뜨는 순간만을 고대하고 있다는 반응이다.

대망의 1회 부제목은 ‘왕년엔 옹박, 왕년엔 백지연’이었다. 과거 태권도 유망주였던 동만과 누가 봐도 아나운서가 될 줄 알았던 애라, 장금이로 불리던 김주만(안재홍), 현모양처가 꿈인 백설희(송하윤)가 각각 진드기 퇴치기사, 백화점 인포데스커, 홈쇼핑 식품구매담당, 콜센터 직원으로서 현실에 순응해 사는 모습을 ‘왕년’이라는 단어로 표현했다. 2회 부제목 ‘그들이 뭐라던 우리는 우리 길을 간다’는 꿈꾸던 삶과는 달랐지만, 오랜만에 만난 동기들이 무시와 가족의 성화에도 꿋꿋이 제 현실을 걸어가는 동만, 애라의 인생을 압축하며 보는 이들에게 짠한 감정을 선사했다.
# 돈 타치 & 못 먹어도 고

등장하자마자 누가 누구에게 하는 말일지 무수한 궁금증을 일으켰던 3회 부제목 ‘돈 타치’는 별 의도 없이 자신에게 스킨십을 하려는 동만에게 애라가 날린 경고였다. 애라의 걸크러쉬 매력이 돋보인 것은 물론, 스킨십에 때문에 빨개진 두 사람의 귀와 얼굴이 시선을 강탈한 대사기도 했다. 박서준이 가장 공감했다는 4회 부제목 ‘못 먹어도 고’는 진드기 퇴치기사를 그만두고 격투기 선수가 되기로 결심한 동만이 스승 황장호(김성오)를 찾아가 외친 말이었다. 먼 길을 돌아 각각 격투기 선수, 아나운서가 되기로 마음먹은 동만과 애라를 응원하게 만든 한 회였던 것.

# 괜찮아 무직이야 & 님아, 그 뽀뽀를 하지 마오

VIP의 갑질에 무릎 꿇은 애라를 “얘 내일부터 출근 안합니다”라며 무작정 끌고 나온 동만. 서러워 우는 애라를 동만이 달래줄 때 나타난 5회의 부제목 ‘괜찮아 무직이야’는 자발적 백수와 수동적 백수가 됐고, 굴욕의 데뷔전, 방세 입금이라는 현실을 마주한 두 청춘과는 상반된 문장으로 웃픈 감성을 자극했다. 주만에게 인턴 장예진(표예진)이 기습 뽀뽀를 할 때 등장한 6회 부제목 ‘님아, 그 뽀뽀를 하지 마오’. 여자 친구가 있는 주만에게 하는 소리인가 싶었지만, 엔딩에서 애라와 박무빈(최우식)의 뽀뽀를 목격한 동만의 마음속 소리가 아닐까 하는 추측도 자아냈다.

세 사람의 복잡한 심경을 나타낸 듯한 7회 부제목 ‘넌 대체 누굴 보고 있는 거야’에 이은 8회의 부제목은 ‘그녀는 예, 예, 예뻤…’이었다. 예쁘다고 끝맺지 못한 부제는 애라가 예뻐 보이기 시작한 동만이 차마 입 밖으로 뱉지 못하는 속마음이지 않을까 예상했지만, 그가 “큰일 났다. 왜 너 우는 것도 예뻐 보이냐”라고 고백을 하며 설렘을 극대한 부제목이었다.

한편 관계자는 “‘쌈, 마이웨이’는 매회 그 날의 내용을 유추해볼 수 있는 기발한 부제목이 있다. 자신이 예측한 대로 내용이 흘러가는지, 반전이 있는지 기대하며 보는 재미가 쏠쏠한 것 같다”며 “동만과 애라의 본격적인 썸을 알린 8회에 이어 9회 제목 역시 의미심장하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귀띔, 궁금증을 자아냈다.

<사진= ‘쌈, 마이웨이’ 방송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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