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대의 침수차량이 견인된 임시견인장은 한마디로 무법천지였지. 태풍피해가 확인되면서 모두들 구호와 복구에 정신없었으니까 이곳까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거지. 그 때문에 침수차량의 고가장비를 떼 가려는 절도범들이 바글바글 했지. 지금은 이미 ‘싹쓸이’를 한 후 ‘철수’단계라고나 할까.” 마땅히 있어야할 바퀴 4개가 사라진 침수차량을 크레인으로 들어 폐차장으로 견인하던 한 견인업자의 말이다. 22일 마산시 한국철강 공터에 마련된 침수차량 임시견인장에는 여전히 수해차량 수백대가 처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곳곳에서 타이어나 휠·전조등·오디오 등 가격대를 가리지 않고 쓸만한 물건이면 모두 떼간 침수차량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었다. 차량 전·후면 헤드라이트가 없거나 바퀴, 오디오 등 한 두게 장비가 없어진 차량은 그나마 다행이었다. 심지어 한 코란도 차량은 바퀴는 말할 것도 없고 앞좌석과 오디오, 핸드기어 덮게 등을 털려 말 그대로 ‘완전히’ 해체 상태였다. 폐차장 견인업체 기사들은 경황이 없을 때 절도범들이 극성을 부려 심지어 차량 자체를 끌고 간 경우도 여러 대가 된다고 전했다. 임시견인장에서 자신의 차량점검을 하던 한 차주는 “도대체 말이 되느냐. 태풍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또 한번 고통을 주는 이런 절도범들까지 극성을 부리다니. 정말 사람이 사람같이 보이지 않는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남도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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