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들어봤을 법한 말이 있다. ‘10곳 중 1곳, 2곳만 성공하는 게 창업이다’라는 말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창업률은 사상 최대치를 달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자영업의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라 창업률이 높지만 그만큼 제대로 준비하지 않고 창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폐업률 또한 높다. 실제 프랜차이즈 업체 중 경쟁 심화로 문을 닫는 곳이 하루 36곳에 육박한다고 한다. 또한 어렵사리 창업을 한다 해도 치솟는 물가에 원가 상승, 직원들 월급 등으로 자신의 인건비조차 챙기기 힘든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심화된 경쟁체제에도 불구하고 월 매출 1억 원을 달성하며 신화를 써내려가는 매장들이 있다. 근근이 유지만 하기도 힘든 창업 현장에서 대박 매장으로 거듭난 그들의 비결은 무엇일까.
 
웬만한 외식사업자들은 1개 매장 운영도 버거워하는 요즘, 월 매출 1억 원이 넘는 매장을 3곳이나 운영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청담이상’ 대치점, 삼성점, 삼성2호점을 운영하는 강재영 사장이다. 그는 사업을 하셨던 부모님의 영향으로 젊을 때부터 다양한 경험을 해 온 이른바 베테랑이다. 23세 때 아버지가 운영하던 레스토랑을 물려받으면서 그의 첫 사업의 단추가 끼워졌다. 하지만 3년 정도 운영했던 레스토랑의 사업 결과는 실패였다.
 
그러나 이 한 번의 실패가 강 씨에게 좋은 밑거름으로 작용했다. 다시 사업에 뛰어든 강 씨는 오래 할 수 있는 본인만의 사업아이템을 찾다가 이자카야 전문점 청담이상을 알게 됐다. 더욱이 단조로운 느낌의 기존 이자카야에 반해 청담이상은 6000원대 저렴한 가격대의 안주부터 11만 원대까지 100여 가지의 프리미엄 수제 안주를 다양하게 즐길 수 있고 누구나 와서 가볍게 한잔할 수 있다는 점이 강 씨에겐 가장 큰 경쟁 포인트로 다가왔다.
 
일하는 직원들 ‘배려’
 
강 씨는 주인 마인드가 아닌 스스로를 낮춰 허드렛일까지 마다하지 않으며 고객만족경영을 실천하고 있다. 그는 “한 번이라도 저희 매장에 방문한 사람들의 얼굴을 기억하려고 노력해요. 고객 한 명, 한 명과 눈을 마주보며 대화하며, 신발도 손수 일일이 정리하고,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곳은 항상 걸레를 가지고 다니며 닦는 등 청결하게 유지하고 있죠”라고 했다.
 
이런 작은 노력들이 강 씨가 신규고객을 단골고객으로 만드는 비결인 셈이다. 그는 덕분에 일주일에 3번 이상 매장을 찾는 손님이 있을 정도라고 말하며, 주 고객인 젊은 층의 경우 한 번 방문한 후 맛과 분위기, 서비스에 만족하고서 재방문을 한다고 했다.
 
또 외식업의 경우 보통 주 6일 근무를 기본으로 하지만, 강 씨는 하루 종일 서서 일하고 밤늦게까지 일하는 직원들을 배려해 주 5일 영업을 하고 있다. 업무 강도가 높은 만큼 충분한 휴식시간을 줘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하는 것. 그래서인지 청담이상 매장의 10명 이상의 직원들은 대부분 오픈 멤버일 정도로 근속연수가 길다. 강 씨는 이 자리에 안주하기보다 내일 한 뼘 더 성장하고 싶다고 이야기한다.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19년째 ‘비비큐’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유선호 씨는 AI파동과 비수기인 겨울철에도 평일 230만 원, 주말 320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 보문동에 2호점을 오픈하면서 매장을 넓혀가고 있다.
 
유 씨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서 1998년 8000만 원의 창업비용을 들여 26.4㎡(8평) 규모의 매장을 오픈, 배달전문점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매장 오픈 후 직접 신문배달까지 하며 매장을 알렸다. 아파트나 주택의 문에 전단지를 붙이면 대부분 보지도 않고 그냥 버린다는 것을 안 그는 새벽에 신문을 직접 배달하고 그 위에 전단지를 올려놓는 전략을 펼친 것이다. 그리고 그가 타고 다니던 차에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치킨, BBQ!’라는 문구를 랩핑해 운전하고 다닐 정도로 열혈 창업가였다.
 
그렇게 몇 달을 홍보하자 그 동네에선 비비큐 창신점을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다고 한다. 그렇게 입소문이 나자 동네 주민들의 배달이 쇄도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서서히 동네에서 입맛 까다로운 주부들과 학생들의 간식으로 비비큐 올리브치킨이 인기를 누리면서 매장도 자리를 잡아갔다.
 
고객 만족 가장 중요
 
배달 전문 매장이었지만 매장에 방문하는 고객들이 점차 늘어나자 그는 2006년 49.5㎡(15평)으로 매장을 늘려 내점 고객을 확보했다. 퇴근 시간대인 오후 6시 이후엔 매장에 있는 8개의 테이블이 모두 만석을 이룰 정도로 손님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배달은 하루 100건, 주말 150~180건 정도로 비비큐 창신점이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분당 서현에서 222평 규모의 대형매장인 흑돼지 삼겹살 전문점인 ‘제주도야지판’을 운영하며 월 1억5000만 원 가량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 강대중 사장은 처음부터 성공한 장사꾼은 아니었다. 2번의 창업에 실패했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재도전한 그의 끈질김이 그를 성공으로 이끈 것이다. 매장을 오픈한 지는 채 1년이 되지 않았지만, 준비기간만 몇 개월이 될 만큼 강 씨는 입지 선정부터 철저하게 오픈 준비를 했다고 한다.

특히 그는 분당 서현은 먹자골목이 발달돼 있지만 가족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넓은 공간의 가족 외식형 식당이 없는 점으로 봐 가족 외식형에서만 1등을 할 수 있다면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다.
 
강 씨는 제주도야지판의 강점으로 질 좋은 제주도 흑돼지를 꼽는다. 수입산을 쓰지 않고 제주도 흑돼지를 먹을 수 있는 매장이 많지 않다고 강조한다. 덕분에 질 좋은 고기를 먹으러 꾸준히 찾는 손님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업계에서 오랫동안 매장을 운영하며 쌓은 이바돔만의 운영 노하우가 성공 포인트였다며 꼬집어 말한다. 강 씨는 “매장 내부에 놀이방을 만들고 아이들을 보살펴주는 것도 20년간 운영해온 이바돔만의 강점이에요, 손님이 많은 시간에는 별도로 아르바이트도 쓰고 있어요. 식사를 하는 시간만큼은 아이들에게서 신경을 떼고 편하게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보니까 엄마들이 많이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일부러 매장을 찾아주시는 분들도 많이 있다”고 했다.
 
강 씨는 단골 고객을 만드는 특별한 노하우는 없지만 진정성 있게 손님들을 대하면 그 손님들이 저절로 단골이 된다고 말하며 “손님들에게 신선한 고기와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해요. 가격 할인 같은 이벤트도 좋지만 직접 일일이 고기를 구워주면서 우리가 어떤 고기를 사용하는지, 식재료의 원산지는 어디인지 설명만 해드려도 많이 좋아들 해주신다”고 했다.
 
또 ‘직원들을 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하며 “직원들이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친구들에게 막대하고 화를 내면 그 표정이 고스란히 손님들에게 드러나요. 오히려 직원들에게 친절하게 대하면 직원들도 손님들에게 서비스를 잘하게 되고 그게 선순환이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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