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직후 93% → 취임시 85% → 5월 57%잦은 말실수·민주당 지지그룹 양분 등 요인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이 급락했다. 같은 기간 역대 대통령에 비해 최하위다. 그러나 노대통령 진영은 초조해하지 않는다. 지난 대선 때도 같은 현상을 겪었다. 최종승자는 노무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여유마저 있어 보인다.노무현 대통령은 작년에 민주당 대선 후보 당시 막판에 지지율이 63%까지 올라간 적이 있었다.그러나 후보확정 직후인 5월11일에는 43%로 떨어졌고, 6월1일 조사에서는 32%로 급락했으며 7월3일에는 22%, 후보당선 100여일이 지난 8월17일에는 19%, 넉달째인 9월7일에는 급기야16%에서 18%를 오르락내리락 했었다.대통령 당선된 이후에 비슷한 상황이 다시 일어나고 있다.당선직후 노 당선자 지지율이 최고 93%에 이르렀다. 취임 무렵에는 85%로 떨어지더니 3월20일에는 71.4%, 5월25일 57%, 그리고 그 이후 조사에서는 더 떨어진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2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잘하고 있다(40.2%)가 잘못하고 있다(41.3%) 보다 낮은 조사결과까지 나왔다. 재미있는 것은 지지율 하락 추이나 원인이 후보확정 후와 대통령 취임 후 상황이 너무도 비슷하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분석에 의하면 노무현 대통령 자신의 말이 파문을 일으켜 지지율 하락에 큰 영향을 줬다고 본다.야당후보와 야당의원들에 대해 거침없이 해댄 말들이 막말로 비춰지고 미국과 미군 관련 발언, 북한과 북핵에 대한 발언, 노동자와 경제에 관한 발언, 언론관련 발언들이 설화가 되었다고 분석한 것이다.민주당 내 지지그룹의 양분도 상황은 정 반대지만 지지률 하락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분석에 대해서도 이의를 달 사람은 없다.노 대통령의 지지율 변동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노 대통령의 대선후보시절 상황을 보면 답이 나온다.거의 바닥에 이르러 기대치가 완전히 사라진 노무현 후보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벼랑끝 전략을 구사했다.재경선도 좋고 후보교체도 좋다.

단일화도 좋고 자신으로 단일화가 되지 않아도 좋다.정정당당하게 문제를 풀자는 것이 지난해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전략이었다.단일화가 거론되면서 16~19%이던 지지율이 21~23%로 약간 상승했으나 여전히 만년 3위로 대선은 거의 절망상태였다.여기서 노 후보는 또 한번 승부수를 던졌다. 대부분을 양보한 단일화 협상을 수용한 것이 승부수.막판되치기 한방으로 단숨에 전세를 뒤집고 가장 필요로 할 때 50%대로 지지율을 끌어올렸고, 몇번의 큰 고비에도 불구하고 마침내 대통령직을 거머쥔 후 최후의 승자가 된다.하지만 한나라당은 사정이 정반대였다.한나라당은 노무현 후보 지지율이 천정부지일 때는 노풍의 실체를 인정하고 땅바닥을 기다가 노풍이 가라앉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다시 오만해졌다. 지난해 대선 당시 노무현 후보의 친인척과 주변 의혹에 대해 자료를 갖고 있으면서도 다 이긴 게임에서 굳이 내거티브를 할 필요 없다며 어설픈 포지티브 전략을 구사했다.

지금 한나라당은 어떤가. 내년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 왔다. 그동안 비주류나 풍찬노숙의 서러움만 겪던 계층이 득세하고 있다. 인터넷 매체와 일부 신문만이 유독 대통령과 단독 회견의 기회를 잡을 정도다.그동안 외곽에서만 지원하던 일부 진보적 개혁인사들이 노골적으로 신당 준비 모임을 갖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하루도 빼지 않고 언론에 주인공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니셔티브는 노대통령이 쥐고 있다는 것이다. 후보시절 보다 여건은 훨씬 좋다.전세는 언제 어느 때고 역전될 수 있다. 노대통령은 세대교체와 분권을 화두로 제시했다. 이는 시대적 요구와 딱 일치한다.정치개혁에 대한 국민적 바람이기도 하다. 내년 총선에서 또 노무현 대통령의 뒤집기를 얼나든지 예상할 수 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이 때문에 김대중 전대통령은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라 표현했다.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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