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모든 오래된 것이 머지않아 새로운 것으로 탄생할 것이다.” 작가 스티븐 킹은 머지않은 미래에 아날로그의 감성이 디지털 일상에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예견했다. 스마트폰과 모니터 화면 안에 정지돼 있는 디지털 시대에 텐테이블의 바늘이 빛나는 레코드판과 눈과 손으로 만져지는 폴라로이드 사진이나 긁적이며 써내려갔던 오감의 만족이 주는 정감 어린 정서를 다시 한번 기억해 볼 필요가 있다.

캐나다의 비즈니스 및 문화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논픽션 작가인 데이비드 색스의 신간 ‘아날로그의 반격’에서는 포스트디지털 시대의 핵심 키워드가 된 아날로그는 디지털 일상을 반격하고 열어젖힌 강렬하고 새로운 우주를 제시한다. 책에서는 로봇과 인공지능, 데이터 알고리즘 등 디지털의 혜택과 도구를 더 잘 활용하기 위해 우리가 활용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그리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 되짚어준다.

예를 들면 밀라노 디자인 위크 트렌드세터들의 필수 아이템이 된 몰스킨 노트의 이야기, 뉴욕 한복판 서점 북컬처에서 일어난 독서붐이라는 문화충격, 음반 매장에서 LP레코드를 찾는 밀레니엄 세대의 목소리가 소개된다.

저가가 발견한 또 다른 아날로그의 장점은 이윤이다. 승자 독식, 소득 격차라는 문제를 야기한 디지털 경제와 달리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된 경제 모델은 기업들 간 이익의 균형을 맞춰 준다. 저자는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이 하나 더 생기는 것보다 작은 레코드점이나 시계 공장이 들어서는 것이 지역 경제에 더욱 넓고 크고 분배적인 이윤과 활력을 발생시키는 것이다" 고 강조한다.

1부 ‘아날로그 사물의 반격’에서는 레코드판, 종이 제품, 필름 사진, 보드게임의 새로운 시장을 살펴봄으로써 과거의 아날로그 제품을 제조·판매하는 기업이 어떻게 소비자의 근본적 욕망을 활용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그 과정에서 성공을 이끌어냈는지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2부 ‘아날로그 아이디어의 반격’에서는 출판, 유통, 제조, 교육은 물론 실리콘밸리로에서도 교훈을 이끌어냄으로써 오늘날의 디지털 중심의 경제에서 아날로그적 아이디어가 가진 혁신적이고 파괴적인 잠재력, 그리고 그것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사람들에게 누릴 이점들이 소개된다.

또 책에서는 기존의 비즈니스 세계가 디지털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에, 아날로그 기술을 새롭고 참신한 방법으로 활용하는 기업이나 개인이 돋보이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한다. 적은 숫자의 가치 있는 독자들을 대상으로 소량 생산한 고품질 잡지가 등장하고 중쇄를 거듭하면서 대형 출판 기업이 독립 잡지 모델을 흉내 내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 하나의 예로 소개되기도 한다.

또한 아날로그는 때때로 더 나은 결과물을 내놓는 최고의 솔루션이라고 말한다.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흐름을 기록할 때는 키보드나 터치스크린이 펜을 이기지 못한는 이치로 설명할 수있다. 책을 통해 디지털 트렌드의 가장 선두에 서 있는 애플 오프라인 스토어의 성공이, 오바마가 사랑하는 디트로이트산 시계 ‘시놀라’의 부활 스토리, 어도비와 구글, 유튜브의 디지털 프리존과 아날로그 디자인 코스가 불러온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만날 수 있다.

김정아 기자  jakk3645@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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