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웅 기자>
2018년부터 부활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하기 위해 강남권 재건축 사업장들이 공동사업시행방식에 몰리고 있다.

공동사업시행방식을 추진 중인 곳은 대략 4곳 정도다. 먼저 방배14구역(460가구예정)은 지난 6월 롯데건설을 선정했다. 그 외 방배13구역(2296가구예정), 신반포14차(279가구예정),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5388가구예정)가 공동사업시행방식을 추진 중이다.
이들 사업장들은 재건축 사업 기간이 단축되는 공동사업시행방식을 도입해 올해 연말까지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마쳐 2018년 부활되는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해 보겠다는 계산이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진행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공공지원제(구 공공관리제)’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당초 도입 취지와 달리 조합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오히려 사업이 늦어지는 등의 문제점이 나타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시행된 것이 ‘공동사업시행방식’이다. 공동사업시행방식은 시공사와 조합이 함께 공동주체로 재건축 사업을 추진한다. 조합은 토지 제공과 의사결정을 하고, 시공사는 자금조달과 분양을 책임지는 형태여서 시공사의 역할과 책임이 큰 사업이다.

그렇다면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 ‘공동사업시행방식’ 바람이 부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재건축 수익성을 결정하는 사업기간을 3~4개월 줄일 수 있다. 공공지원제는 시공사 선정 단계를 사업시행인가 이후부터 가능하지만 공동사업시행방식에서는 ‘건축심의’ 이후로 앞당길 수 있다.

둘째, 조합은 사업 자금을 마련하기 수월해진다. 공동사업시행방식은 조합과의 공동사업자인 시공사 보증으로 금융기관 대출을 받게 된다.

또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경우 미분양 발생 시 건설사가 부담하기 때문에 조합은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반면 공공지원제는 사업 운영비, 공사비 등의 자금을 조합이 직접 조달해야 하므로 은행 대출을 받기가 어렵고, 금리가 높은 제2금융권으로 밀려나게 된다.

조합 입장에서 불리한 점은 조합이 가져가는 분양 수입이 줄어들게 된다. 공동사업시행방식은 시공사가 미분양 위험을 떠맡으면서 일반분양에 대한 이익을 나눠 갖는 구조다. 부동산 시장이 호황일 때에는 고분양가 책정에 따른 이익이 커질 경우 조합은 불리해진다.

강남권 재건축 조합들이 분양 수익이 줄어드는 데도 불구하고 공동사업시행방식을 도입하는 것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부담이 더 크다고 계산하기 때문이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는 재건축으로 조합이 얻은 이익이 한 가구당 평균 3000만 원 넘을 경우 초과금액의 최고 50%를 세금으로 내야 한다. 시세차익이 큰 강남권 재건축 시장에서는 최고 세율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 이를 피하기 위한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공동사업시행방식에서는 재건축 건립 세대수가 많을수록 시공사의 자금 조달 능력이 더욱 중요하다. 강남권은 500가구 이상 세대수가 많고, 커뮤니티시설·조경·고급 마감재 등 설계로 건축비 규모가 큰 곳이다.

이번 시공사 수주를 앞둔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는 현재 2120가구 규모로 앞으로 재건축이 진행되면 지하 4층~지상 최고 35층 5388가구의 대단지로 건설된다.

이 사업장은 조합이 시공사에 자금을 지불하는 순서를 차입금, 건설사 대여금, 마지막에 공사비 순으로 정해 놓았다. 건설사는 조합으로부터 착공 1년 6개월이 지난 17개월부터 공사비를 받을 수 있게 된다. 17개월 동안 건설비를 받지 못하고 건설사 자기자본금으로 공사를 진행해야 하는 것이다. 현금 흐름이 좋지 못한 시공사는 흑자 도산 우려를 갖고 있다.

실제 반포주공1단지는 한강변의 탁월한 위치로 10대 대형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관심을 가졌지만 조합이 제시한 자금 조달 조건으로 현대건설과 GS건설 두 곳에서만 입찰을 준비 중이다. 삼성물산도 입찰 참여를 포기했다.

건설사들이 무리하게 공동사업시행방식으로 강남권 재건축을 수주할 경우 과거와 같은 계약 해지 사례들이 반복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시공사가 위험 부담을 떠맡는 지분제 방식으로 진행했던 강동구 재건축 단지들이 자금 문제로 기존 시공사와 계약을 해지하거나 도급제 방식으로 변경하는 사례들이 발생했다. 예를 들어 강동구 상일동 고덕주공6단지는 높은 무상지분율을 제시했던 두산건설과의 가계약을 2014년 해지하고 새로운 시공사를 선정했다.

최근에도 재건축 사업비 PF자금 조달 문제로 시공권이 해지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3월 서초구 방배5구역(2557가구예정)은 시공사가 대여해주기로 약정한 조합 운영비와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금에 대한 건설사 보증이 차질을 빚자 당초 계약하려는 건설사와 계약을 해지하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현대건설이 단독 참여한 상황이다.

8.2부동산 대책 이후 분양시장이 침체되고, 분양가상한제가 부활되면 재건축 사업 수익성 악화로 건설사들의 자금구조가 어려워질 수 있어 시공사의 신용등급과 재무구조에 따라 사업 진행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무상지분율이란 시공사가 대지지분을 기준으로 추가 부담금 없이 조합원들에게 부여하는 면적을 나타내는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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