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강휘호 기자]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수주 전쟁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대형 건설사들은 강남권 재건축 물건을 수주하기 위해 사활을 걸었다. 9월과 10월 두 달간 강남권에서 시공사를 선정하는 재건축·재개발 사업은 모두 약 7조 원 규모다. 10대 건설사가 올해 상반기 수주한 도시정비사업 총 규모가 6조4500억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강남 재건축·재개발은 절대 놓칠 수 없는 초대형 사업장이다.

현대건설·GS건설·롯데건설 등 “명품으로 모십니다”
출혈 경쟁으로 저가 수주 악몽 ‘이전투구’ 우려 목소리도


다음 달까지 시공사가 선정되는 강남권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은 반포주공1단지(1, 2, 4주구), 잠실 미성·크로바, 한신4지구, 방배 5구역 등이다. 현대건설이 단독으로 입찰한 방배 5구역 정도를 제외하면 모두 수주 혈전이다.

그 가운데서도 반포주공1단지(1, 2, 4주구)는 공사 예정비만 2조 6000억 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강남 재건축·재개발 사업장의 최대 밥그릇이다. 또 잠원동 한신 4지구, 잠실 미성·크로바 등 역시 알짜배기 시공권이다.

강남 재건축·재개발의 경우 단순히 수주량을 늘리는 것이 아닌 건설사들의 미래를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라는 견해가 많다. 강남 전쟁의 승자는 단숨에 소비자 인지도 및 신뢰도를 높일 수 있고, 향후 다른 지역 수주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반포주공1단지(1, 2, 4주구)를 수주전은 현대건설과 GS건설 2파전이다. 예상 공사비는 2조6411억 원으로 올해 하반기 공사비 중 최대다. 2120가구 규모의 반포 1·2·4주구는 재건축 사업을 통해 지상 최고 35층 5388가구(전용면적 59∼212㎡)로 변신한다.

현재 현대건설과 GS건설은 한강 조망권, 후분양제 실시, 이사비 지원, 대여비 조건 등을 놓고 각각 파격적인 제시안을 내놓으면서 경쟁을 하고 있다.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은 오는 28일 총회를 개최하고,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재건축 조합 관계자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제시한 조건들을 가지고 비교표를 만들고 있다.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두세 차례 설명회를 가진 뒤, 시공사가 선정이 될 것”이라고 일정을 전했다.

결전의 두 달

시공사 선정을 두고 반포주공1단지 주변에서는 다양한 관측이 나온다. 현대건설이냐, GS건설이냐를 두고 구반포역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단 GS건설이 반포자이 등과 반포주공단지를 통합해 자이 타운 지역을 건설할 수 있으냐, 현대건설이 수주해 새롭게 지역을 재편하냐의 싸움으로 보고 있다”고 전한다.

잠원동 한신4지구에서는 대우건설과 롯데건설이 각축을 벌인다. 기존 2898가구를 헐고 새로 3685가구를 지을 한신4구역은 오는 18일 시공사 입찰 마감이다. 현재 후보군은 대우건설, 롯데건설, GS건설 등이 거론된다.

잠원동 한신4지구는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공동사업시행 방식을 택했다. 공동사업시행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하면 사업시행인가가 아니라 건축심의 이후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특히 해당 구역은 롯데건설이 총력을 쏟고 있다는 후문이다. 롯데건설은 한신4지구를 비롯해 신반포13차·신반포14차·신반포15차·미성크로바 등 재건축 단지에 하이엔드(high end)를 적용할 계획이다.

송파구지만, 강남권으로 분류되는 신천동 미성·크로바, 진주아파트 등도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정해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잠실미성크로바 조합은 오는 22일까지 입찰을 마감하고 입찰이 성사될 경우 10월 11일 조합원 총회를 개최해 최종 시공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그 외에도 재건축·재개발 지역별로 현대건설, 효성, 동부건설, 대우건설, 롯데건설, 대림산업, GS건설 등 내로라하는 대형건설사들이 참전해 각자의 수주전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도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지역이 제한적이고, 부동산 활황인 지금 강남 재건축 수주가 최대 핵심 사업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시장 선점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보고, 무조건 성공해야만 한다”고도 했다.

다만 과열되는 수주 대전으로 출혈 경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실제 미분양 발생 시 건설사가 대물로 인수하는 것은 물론 수천만 원에 달하는 이사비 지원, 분양가 상한제 적용 시 일반분양 손실분을 보전하겠다는 공약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부작용 주의보

분양가상한제의 부작용에 대한 걱정도 마찬가지다. 서울에서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높은 지역은 모두 12곳에 이르는데, 3.3제곱미터당 평균 분양가가 4000만 원이 넘는 강남 재건축단지가 예상 적용 대상 1순위다.

강남 재건축 단지의 경우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평당 분양가가 3000만 원대로 떨어지게 되는데, 입주 후 가격이 주변 시세만큼 오른다면 청약 당첨만으로 단숨에 수억 원을 버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른바 ‘로또 분양’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몰리면 실거주를 원하는 청약자들이 피해를 볼 위험성이 생기는 것이다. 분양가상한제가 부실시공이나 주택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도 같은 맥락이다.

또 다른 부동산 관계자는 “시공사들이 시공권을 따내기 위해 과다 경쟁을 해 손해를 보거나 재정적 부담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은 투자자나 부동산 중개업자 입장에서 대신 걱정해 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치열하게 경쟁하는 것은 좋지만 예를 들어 건설사들이 조합원들 앞에서 이 공약 저 공약 다 내놓고 뒤에서 지출을 줄이려고 부실 공사를 실시하는 일만큼은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휘호 기자  hwihols@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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