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서울ㅣ정치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은 18일 김명수 대법원장 후보자 임명동의안 국회 처리를 위한 야당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날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문 대통령 입장문을 대독한 전후로 당청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입장문을 발표하며 야당에 낮은 자세를 취한 이후 추미애 대표는 '뗑깡' 발언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우원식 원내대표 역시 자신의 '적폐연대' 발언을 사과하며 원내 협상을 이어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입장문에서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상황이 매우 엄중하다. UN 총회장으로 향하는 제 발걸음은 한없이 무겁다"고 심경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회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노력했지만 부족했던 것 같아 발걸음이 더 무겁다"며 "유엔총회를 마치고 돌아오면 각 당 대표를 모시겠다. 국가안보와 현안 해결을 위해 논의하고 협력을 구하겠다"고 자세를 낮췄다.
 
  추미애 대표도 분주하게 움직였다. 추 대표는 국민의당이 '뗑깡' 발언에 대한 사과 없이는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에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힌 데 대해 "김이수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임명 부결 직후 입법부인 국회의 무책임을 자문하는 과정에서 제 발언으로 행여 마음 상한 분들이 계신다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사과했다.

  추 대표는 "대법원장 공백은 헌법재판소장 공백과 더불어 삼권분립을 근간으로 하는 헌정질서에 대한 중대한 위기로 기록될 것이다. 오늘이라도 대법원장 인사청문경과보고서가 채택되고 조속한 시일 내에 본회의에서 처리돼야 한다. 야당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와 협조를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
 
  박완주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오늘 유감 표명을 했고 더 노력이 필요하다면 계속해서 (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의) 유엔 방문 이전이든 이후이든 문제가 아니고 필요하다면 만날 수 있다는 열린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추 대표의 유감 표명 역시 청와대와의 조율을 거쳤다는 분석이다. 박 수석대변인은 "청와대에서도 무거운 발걸음이라고 표현했듯 이 문제를 국회가 풀어야 한다"며 "그런 측면에서 지체 없이 유감 표명을 했다"고 했다.

  추 대표는 또 전날 자신과 우원식 원내대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김동철 원내대표 간 '2+2 회동'을 제안했다. 지난주 김 원내대표와의 회동을 제안한 데 이어 거듭 국민의당을 향해 손을 내민 것이다.

  당의 한 초선의원은 "대통령이 저 정도까지 말했는데 당대표 입장에서 입장 표명을 안 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추 대표가 당대표 취임 후 공개적으로 유감 표명을 한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놀랍다는 반응도 나왔다.

  한편 '적폐연대' 발언으로 국민의당의 사과 요구를 받았던 우원식 원내대표 역시 "저도 국민의당이 불편했던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국회에서 협치를 위해 과도한 발언을 자제하고 가겠다. 불편한 관계를 잘 풀었으면 좋겠다"고 유감을 표시했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김동철 원내대표,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를 잇따라 만나는 등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민주당은 이번 주 중 김 후보자 임명동의안 가결을 목표로 현직 장관을 포함한 의원들에게 출장 금지령을 내리는 등 표 단속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이다.
저작권자 © 일요서울i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