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교원 부족하고 떠나는 교원도 많다

<뉴시스>
[일요서울 | 오두환 기자] 지방교육청들의 교사 모시기가 눈물겹다. 초등교원들의 지방 기피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하지만 각 지방교육청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피현상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방 교육청들은 초등교원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 내고 있다.
 
강원도 ‘근무 환경 열악한 벽지 학교’ 신규 교원 배치하지 않기로
총 442억 원 투입…12개 시군에 310가구 통합 관사 짓는 중

 
강원지역은 교대 출신자와 현직 교사들이 수도권으로 이탈하면서 최근 3년 연속 미달사태가 발생해 초등교사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달 25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임용시험 응시자는 2015학년도 338명 모집에 307명, 2016학년도 300명 모집에 211명, 2017학년도 242명 모집에 140명으로 3년 연속 미달인 상황이다.

그런 만큼 강원도교육청은 초등교원 지방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더욱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벽지학교 근무환경 개선 계획’의 추진 상황을 각 실과별로 점검하고 개선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신규 교사 인사·업무 배려
교직문화 개선까지

 
강원도교육청이 작년에 발표한 ‘벽지학교 근무환경 개선 계획’에 따르면, 근무 환경이 열악한 49개 벽지 학교에는 신규 교원을 배치하지 않기로 했다.

또 올해 초부터 신규교사에게 든든한 언덕 되어주기 정책을 실행해 신규교사 인사·업무 배려, 신규교사 공동체모임 및 멘토 확대, 생활교육 직무연수 시간 확대 등을 추진하고 있다.

총 442억 원을 투입해 12개 시군에 신축 중인 310가구의 통합관사는 내년 초에 모두 완공 예정이다. 관사가 완공되면 올해 신규 임용 교사들의 관사 수용률도 높아질 전망이다.

아울러 최근 교육청 정책담당자들이 총 5회에 걸쳐 도내 초등학교 교육실습생들을 찾아가 강원 교육 정책을 해설하고 교직문화 개선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는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오는 17일부터는 춘천교대 재학생들이 참여하는 토크콘서트 형식의 ‘선배 교사와 함께하는 강원 교육 이야기’ 행사를 총 7차례 진행할 예정이다.

강원도교육청은 지역과 학교별로 정책 추진에 일부 편차가 있고, 신규 교사의 적응을 어렵게 하는 교직문화도 일부 남아 있다고 판단하고, 별도의 ‘교직문화 개선 대책팀’을 구성해 보완책을 수립한다는 방침이다.
 
라이프 스타일 강조한
획기적인 광고까지 만들어

 
강원도교육청은 신입 교원을 모집하기 위해 ‘강원도 선생님만 할 수 있는 101가지’라는 지하철 광고도 만들었다.

실제 교사들을 모델로 삼아 강원도 각지에서 교사로 활동하면 다양한 취미 활동 등을 즐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멋진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강원도가 문화적 낙후 지역이라는 이미지에서 탈피하도록 만들었다.

실제 지하철에 걸려 있는 광고를 본 시민들의 반응도 좋다. 직장인 A씨는 “지방의 교원 부족 현상이 심각하기는 한 것 같다. 교육청의 노력을 칭찬하고 싶다”며 “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신입 교원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씨는 “누구나 더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고 싶고 일하고 싶은 마음은 당연하다. 하지만 교사라면 그보다 아이들과 교육을 생각하는 마음이 우선돼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예비 교원들의 인식 전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밖에 강원도교육청은 뮤직비디오까지 만들어 신입교원 홍보를 하고 있다. 최신 인기곡인 프로듀서 101의 ‘나야 나’를 개사한 것으로 도내 현직 초등학교 교사들이 직접 출연해 “강원도 선생님은 너야 너”를 노래했다.
 
3~5년 차 새내기 교사
90% 의원면직 중

 
강원도 지역의 교원 부족 문제는 신입 교원 부족만이 문제가 아니다. 강원 교단을 떠나는 교사들 대부분이 3~5년차의 새내기 교사로 이 중 약 90%가 타 시·도 임용·이직을 위한 의원면직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4년부터 올해 8월 현재까지 근무 중 교단을 떠난 초등교사는 305명이다. 연도별로는 2014년 71명, 2015년 90명, 2016년 96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며, 올해는 벌써 48명이 교단을 떠났다.

이 중 도교육청이 추산하는 타 지역 이직을 위한 의원면직 교원은 2014년 62명, 2015년 76명, 2016년 90명 등으로 올해 의원면직 초등교사 48명 중 45명(93%)이 타 시·도로 빠져나간 것으로 확인됐다.

더구나 현직 교사 유출을 막기 위한 ‘지역가산점 확대제도’가 2019학년도부터 시행되면서 2018학년도 시험이 마지막 기회라는 현직 교사들의 심리가 반영돼 타 지역 임용 응시율 역시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미 초등교사 부족이 현실화된 강원도교육청은 교원 수급에 대한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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